그룹 비투비(BTOB)

뱀파이어(빅스), 지킬 앤 하이드(빅스), 늑대인간(엑소)에 이어서 이제는 좀비가 가요계에 나타났다. 그룹 비투비는 신곡 ‘스릴러(Thriller)’를 통해 강렬한 좀비돌로 변신을 꾀했다. 그동안 비투비는 댄스와 발라드를 넘나들며 다양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공동묘지에서 금방이라도 뛰쳐나온 듯한 서늘함을 뿜어낸다. ‘스릴러’에서 비투비는 여심을 녹이는 미소를 짓거나 애간장을 태우는 멋있는 표정을 짓지 않는다. 대신 철저하게 좀비로 변신한 안무와 표정으로 가요계에 확실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좀비’라는 콘셉트에 걸맞은 퍼포먼스는 필수다. 어떤 음악방송이 비투비의 음산함을 가장 잘 살렸을까?
(* 2013년 9월 둘째 주 케이블채널 Mnet ‘엠카운트다운’은 비투비가 출연하지 않았으며, KBS2 ‘뮤직뱅크’는 터키 공연이 방송돼 비교에서 생략했다.)

# 총평) 음악중심 > 인기가요 > 쇼챔피언

케이블채널 MBC뮤직 ‘쇼챔피언’과 MBC ‘음악중심’과 SBS ‘인기가요’ 모두 ‘스릴러’의 음산한 좀비를 강조하기 위한 효과를 사용했다. ‘쇼챔피언’은 무대 배경으로 공동묘지 이미지, ‘음악중심’은 번개가 내리치는 구름 이미지, ‘인기가요’는 폐허가 된 신전 이미지를 사용했다. 특히 ‘음악중심’은 조명을 활용해 눈빛이 진짜 좀비처럼 변하는 효과를 줬고, ‘인기가요’는 스모그 효과를 줬다. 카메라워크의 측면만 본다면 ‘쇼챔피언’이 가장 무난한 모습을 보였으나, ‘쇼챔피언’은 육성재의 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AR만 들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멤버가 7명인 비투비는 중간에 파트를 담당하는 멤버 한 명을 중심으로 3:3으로 나눠 안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기가요’는 대체적으로 3명씩 클로즈업을 하는 방법으로 카메라워크를 선보이고, ‘음악중심’은 양쪽에서 한 번씩 풀샷을 비춰주는 것으로 카메라를 잡았다. 텐카메라맨은 조금 더 정리된 느낌을 선보인 ‘음악중심’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p.s. ‘인기가요’에서는 유독 육성재 클로즈업이 많았다.)

# 포인트 1) 임현식의 2절 시작 : 음악중심 > 쇼챔피언 > 인기가요
정일훈의 랩이 끝나고, 임현식이 2절을 시작한다. 이때 임현식의 제스처에 따라 나머지 6명의 멤버가 모였다가 흩어진다. 흩어지는 멤버들은 저마다 곧 쓰러질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보름달의 정기를 받은 임현식이 자신의 고개를 꺾어버리는 동작을 취할 때, 다른 멤버들도 고개를 꺾으며 쓰러진다. 이때 고개를 꺾는 동작과 함께 쓰러지는 멤버들을 한 번에 담아야 한다. (1절에도 거의 비슷한 안무가 있지만, 2절이 더 드라마틱하다.) ‘쇼챔피언’은 육성재와 이창섭이 임현식의 귓가에 다가가는 것을 가까이서 잡은 뒤, 세 명이 나뉘어 옆으로 물러서고 함께 쓰러지는 것까지 풀샷으로 잡아 포인트를 모두 드러냈다. 보름달을 향해 뻗는 손동작도 클로즈업했다. ‘음악중심’도 비슷한 카메라워크를 선보였다. 귓가의 두 명, 보름달에 뻗는 손 모두 ‘쇼챔피언’과 똑같았으며 세 명으로 나뉘는 부분에서 조명을 바꿔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쇼챔피언’이 흠 잡을 데 없는 카메라워크라면, ‘음악중심’은 맛깔 나는 조미료를 더한 카메라워크였다. ‘음악중심’은 마지막 목을 꺾는 부분에서는 임현식의 클로즈업에서 급격하게 멀어지는 풀샷을 활용해 긴박감을 높이면서 포인트도 살리려고 노력했다. ‘인기가요’는 귓가의 두 명은 잘 살렸지만, 옆에 나뉘는 멤버들을 위에서 비춰 애매하게 살렸다. 목을 꺾는 것도 임현식만 클로즈업해 아쉬움을 남겼다.# 포인트 2) 이창섭에서 서은광으로 이어지는 2절 후렴구 : 인기가요 > 음악중심 > 쇼챔피언
2절 후렴구에서 이창섭이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옆구리 쪽으로 손을 뻗어 네모난 액자를 만드는 동작을 취한다. 그 순간, 서은광의 얼굴이 나타나며 자신의 파트를 시작한다. 이 부분은 이창섭의 정면 전신샷만 제대로 잡아도 포인트를 살릴 수 있다. 세 음악방송 모두 포인트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았지만, 대처 방법이 달랐다. ‘쇼챔피언’은 비스듬한 위치에서 카메라를 비춰 오히려 이창섭의 팔에 서은광의 얼굴이 가려져 나타나 아쉬움을 남겼다. ‘음악중심’은 이창섭을 완전히 클로즈업한 상태에서 앵글을 그대로 서은광으로 옮겼는데, 그 과정에서 잘리는 부분이 생겼다. 하지만 서은광이 등장할 때 눈빛이 바뀌는 조명을 사용해 효과를 줬다. ‘인기가요’는 정석대로 정면에서 제대로 드러냈다.

# 포인트 3) 이민혁의 랩 : 쇼챔피언 = 음악중심 > 인기가요
2절이 끝나고, 이민혁이 랩을 시작하면 나머지 멤버들이 저마다 좀비처럼 다른 포즈를 취한다. 개개인의 포즈를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 대형을 드러내며 저마다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나타내야 한다. ‘쇼챔피언’은 풀샷과 이민혁의 클로즈업을 적절히 섞어가며 카메라워크를 살렸다. 특히 랩 후반부에 이민혁이 폭발적으로 랩을 몰아치는데 그때 카메라가 떨리면서 랩을 살렸다. ‘음악중심’도 ‘쇼챔피언’과 마찬가지로 풀샷을 위주로 한 카메라워크를 선보였다. 사선 앵글에 대한 집착은 여전했다. ‘인기가요’는 풀샷 없이 멤버별 클로즈업이 연속됐다. 이는 전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멤버마다 다른 안무를 클로즈업으로만 비춰 오히려 혼란을 줬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MBC뮤직, MBC, SBS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