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 47회, 48회 9월 14일, 15일 오후 8시 45분
다섯 줄 요약
현수(연정훈)의 차가 추락하는 것을 막은 현준(이태성)은 크게 다치고 의식을 잃지만 이후 무사히 깨어난다. 덕희(이혜숙)는 비로소 자신이 잘못해 왔던 일들을 뉘우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청담동을 떠난다. 집에 들어온 민정(김예원)을 받아들일 수 없는 심덕(최명길)은 집을 나갔다 돌아오지만 여전히 민정을 냉랭하게 대한다. 현수는 유나(한지혜)에게 다시 프로포즈를 한다. 성은(이수경)을 대신해 디자인 팀을 이끌게 된 몽희(한지혜)는 성산백화점에 제안할 디자인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리뷰
여느 드라마가 그러하듯 ‘금 나와라 뚝딱!’ 역시 종영을 앞두고 하나 둘 씩 인물들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 시간들의 폭풍 같던(?) 일들은 마치 안중에도 없다는 듯 모두가 그렇게 가장 평온한 방식으로 자신의 자리를 아무렇지 않게 찾아가고 있다. 어떠한 상황에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의 캐릭터를 지켜가던, 그야말로 ‘악녀 끝판왕’ 같았던 덕희를 변화 시키기 위해 역시나 가장 부담스러운 방법이 동원됐지만 어찌됐건 해피엔딩을 향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덕희는 개과천선했다.‘우리 덕희가 달라졌어요’라는 부제라도 붙어야 할 것 같은 이야기가 흘러가는 동안 인물들은 정말 놀랍게도 자신의 감정을 산뜻하게 정리해냈다. 몽희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았던 현수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유나에게 새로 시작하자는 프로포즈를 하고, 반대로 한 때 결혼까지도 꿈꿨던 현수를 몽희는 형부로 산뜻하게 인정한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은 ‘어른스럽게 극복’한 것으로 곱게 포장됐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치졸한 인물에서 가장 성숙한 인물이 되어 아내가 혼전에 낳은 자식까지 딸로 받아들인 현준은 성인 군자로 포장이 됐고, 청담동 날라리의 본분은 잊지 않았지만 소리 소문 없이 미나(한보름)를 정리한 현태(박서준)는 아내와 아들 밖에 모르는 공처가가 됐다. 이처럼 모든 사람들이 그럴 듯한 모습으로 변화했지만 결국은 드라마가 시작하는 그 시점으로 되돌아왔다. 현수와 유나는 논현동 집으로 되돌아갔고, 예고에서 덕희는 다시금 청담동으로 들어오게 될 것을 보여줬다. 몽희는 다시 심덕의 집으로 되돌아간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일인 양, 평화롭게.
다만 이 드라마에서 가장 큰 폭력으로 작용했던 ‘사랑’과 ‘혈연’이 용서를 앞둔 극의 마지막까지 짙게 드리워져 있는 것은 여전히 안타까운 부분이다. 인물들 대부분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상대에게 상처를 줬다. 심덕은 아들을 사랑해서 민정에게 상처를 줬고, 유나 역시 사랑한다면서 현수에게 상처를 입혔다. 덕희는 순상(한진희)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진숙(이경진)을 모함했고, 순상 역시 사랑을 빌미로 자식들과 자신을 사랑했던 여자들에게 상처를 입혔다. 뿐만 아니라 그로 시작된 모든 ‘혈연’ 관계는 여전히 사람을 용서하게 하거나 받아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된다. 심덕이 민정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이 없어서’이고, 자신의 온전한 딸이 아닌 몽희에게는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순상은 그래도 ‘혈연’이라는 이유로 현수에게 동생들을 챙길 것을 부탁하고, 이는 진숙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의 용서와 화해, 그리고 상처의 봉합은 유나가 말하듯 ‘어른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은 이유들까지도 ‘어른스러운 것’이지는 못했다. 이들은 무사히 평화를 되찾겠지만, 그 평화의 이면까지 조금 더 어른스러운 용서이기를 바라는 것은 다소 과한 욕심인 것이었을까. ‘금 나와라 뚝딱!’의 지난했던 6개월도, 이제 그 끝을 바라보고 있다.
수다 포인트
- 이 드라마에선 외도로 버렸던 전처에게 프로포즈 하는 게 유행인가요?
- 알고보니 시월드 끝판왕은 덕희 여사가 아니라 심덕. 덕희 보다 더 무섭…
- 덕희 vs. 심덕 vs. 정숙(결혼의 여신) vs. 방회장(백년의 유산). ‘시월드 끝판왕 K’ 서바이벌이라도 한 번…
글. 민경진(TV리뷰어)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