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연애를 기대해’의 두 주인공 최다니엘(위쪽), 보아
KBS2 ‘연애를 기대해’ 1, 2회 2013년 9월 11, 12일 오후 10시다섯 줄 요약
남자는 끊이지 않았으나 항상 사랑만 퍼주다 버림받았던 주연애(보아)는 모태 솔로지만, 속은 꽉 찬 순정파 정진국(임시완)을 만나 픽업아티스트 차기대(최다니엘)의 SNS 연애코치 하에 평범한 연애를 꿈꾼다. 치·의대를 졸업한 고학력 백수 차기대는 계산적인 실용 연애를 꿈꾸는 여자친구 최새롬(김지원)과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사랑과 현실에 치여 새롬에 대한 확신을 잃어간다. 서로 다른 연애스타일을 가진 네 남녀는 자신이 꿈꾸던 연애를 할 수 있을까.리뷰
연애 처음 하는 남자, 연애에 집착하는 여자, 연애 앞에 쿨한 척하는 남자, 어쩌면 진심일지도 모르는 여자. ‘연애를 기대해’는 사랑에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서로 다른 연애 스타일, 취향, 성격 등 가진 캐릭터들이 각자 사랑의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결국 드라마의 핵심을 관통하는 주제는 진정성 있는 마음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 네 남녀의 연애 이야기는 ‘2013년식 청춘 연애 풍속도’를 보여주듯 빠르게 스케치 된다. ‘파워 게임’이란 현혹문구가 의미하는 사랑의 확신에 대한 불안과 갈망은 네 남녀에게 상처로 남아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게 했다. 얼굴 예쁘고 몸매 좋은 퀸카 연애가 옛 남자친구를 쫓아가 산 낙지를 던지는 것도, 조건만 따져가며 연애하는 새롬이 확신을 달라며 여행을 떠나자고 했을 때 기대가 계산기부터 두드리는 모습도 사랑으로 포장된 가식이 난립하는 오늘날의 슬픈 자화상을 보여준다.
네 남녀의 이야기가 2부작이라는 짧은 분량 속에 설득력 있게 표현될 수 있었던 데는 SNS 등으로 대변되는 요즘 젊은 세대의 트렌드가 극에 잘 반영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 나이 때에만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잘 포착해낸 배우들의 공이 컸다. 드라마 속 상황전개와 동시에 주연과 기대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속마음을 주고받는 장면은 극에 속도감을 더했다. 첫 연기도전에도 극 속 캐릭터에 잘 녹아든 보아에게서는 가수이자 심사위원의 흔적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또 연기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친 최다니엘과 연기에 감을 잡은 듯 어리바리함과 분노, 오열, 절절함을 자유롭게 오간 임시완은 극에 무게감을 더하며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4년 뒤 맞선 상대로 만나게 된 기대와 연애를 보여주며 열린 결말로 끝맺은 ‘연애를 기대해’는 2회분 방송만으로 충분히 시추에이션 드라마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애를 기대해’가 들려준 공감 가득한 2013년식 청춘들의 연애 이야기는 사랑의 가치와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는 효과를 거뒀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연애 이야기’가 시추에이션 드라마의 첫 번째 시도였다니, 벌써부터 우리를 찾을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수다 포인트
- 2부작 파일럿 드라마에 특별출연한 오정세 씨와 우정출연한 주상욱, 인교진 씨에게 박수, 짝짝짝.
- “우리 두 사람, 서로의 쉴 곳이 되어주리” 드라마 속에서 잔잔히 울려 퍼지던 성시경 씨의 4집 ‘다시 꿈꾸고 싶다’의 수록곡 ‘두 사람’이 아직도 귓가를 맴도네요.
- 기대와 연애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것은 저뿐인가요. 4년 뒤 이야기가 제작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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