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ive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2′의 최석원 도전자
정말 솔직하다. 물어보는 질문마다 거침없이 답변을 쏟아낸다. 지난주 O’live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2’(이하 마셰코) 준결승에서 아쉽게 탈락한 최석원은 물 만난 고기처럼 ‘마셰코’의 뒷이야기들을 털어냈다. 큰 키와 다부진 체격을 가진 그는 ‘딸바보 격투가’라는 특이한 별명을 가졌지만, 사실 서양화를 전공하고 디자인회사를 운영 중인 섬세한 남자. 요리하고 있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손끝까지 섬세하게 힘을 주는 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마셰코’에서도 기본적인 요리 실력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화려하면서도 깔끔한 플레이팅 실력을 발휘했다.지난달 9일 텐아시아는 연재코너 ‘텐PD의 먹거리X파일’에서 최석원이 ‘마셰코’에서 선보였던 ‘소고기 라이스페이퍼 말이’를 따라 했다. 우연히 기사를 접한 최석원이 틀린 요리법을 바로 잡는 댓글을 직접 남겨 화제를 모았고, 그 계기로 텐아시아와 최석원이 직접 만나 요리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달 31일 오후, CJ 백설요리원에서 본격적인 요리를 배우기에 앞서 2일 ‘마셰코’의 결승전 최종회 방송을 앞두고 탈락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Q. ‘마셰코’ 촬영은 잘 끝냈나?
최석원 : 이미 한 달 반 전에 촬영은 끝났다. 지금은 일상으로 복귀해서 그동안 신경 쓰지 못한 일을 수습하느라 바쁘다. 너무 회사를 비워놨더니 아이 참…빨리 떨어지면 한 달 만에 회사에 복귀할 수 있었는데 어쩌다 오래 붙어있어서… (웃음) 일상에 복귀하니 달라진 것은 없다. 똑같다.
Q. ‘마셰코’를 촬영하는 동안 바깥일은 전혀 하지 못했나?
최석원 : 전혀. 숙소에서 다 같이 생활했는데 휴대폰, 텔레비전, 인터넷 일체 못했다. 3개월 정도. 일찍 떨어진 친구들은 한 달 반 정도 숙소에 있었다.
Q. 딸이 보고 싶었겠다. ‘딸바보’라는 타이틀이 붙었는데?
최석원 : 우리 딸 때문에 ‘마셰코’에 나갔다. 원래 딸이 ‘마스터 셰프 셀러브리티’를 정말 좋아했다. 어느 날 그걸 보면서 “우리 아빠가 저기 나갔으면 좋겠다”, “우리 아빠도 저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그걸 듣고 우리 집사람이 나를 ‘마셰코’에 신청했다. 처음에 붙고, 계속 위로 올라가다 보니깐 욕심이 생겼다. 3회전부터 칼을 갈아서 본격적으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너희도 하는데 나도 못 하겠냐.Q. 딸에게 ‘마셰코’에서 했던 요리를 해줬나?
최석원 : 항상 파스타는 잘 해주는데, 한식요리는 안 한다. 임자수탕?(‘마셰코’ 11회 탈락미션에서 우승했던 최석원의 요리, 닭으로 만드는 궁중 보신 냉국) 밖에서 삼계탕 사 먹었다. (웃음) 딸이 공군미션에서 했던 ‘고추장 닭다리 구이’를 해달라고 해서 해준 적은 있다.
Q. 인터뷰에서 솔직한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최석원 : 미션이 끝나는 당일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너무 힘드니까. 그래서 보통 그 다음 날에 인터뷰를 하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라 다섯 시간 동안 할 때도 있다.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제작진이 딱 임팩트 있는 말만 골라서 썼다. 예를 들어 내가 “태형이 참 착하고 좋은 아인데, 아 그 XX 참”이라고 하면 딱 ‘아 그 XX 참’만 쓴다. 내가 공인이었으면 ‘아 태형씨는 참 좋은 사람인데 그때 왜 그랬을까요?’이랬겠지만, 일반인이기도 하고 ‘아 그 XX 참’, 이게 더 와 닿지 않나?
Q. 방송을 보면 마치 요리를 하는 도중에 인터뷰하는 것처럼 생동감이 있다.
최석원 : 우리가 요리를 시작하면 우리에게 각각 작가와 PD가 한 명씩 배정된다. 그들이 우리가 하는 행동을 모두 기록한다. 그리고는 정말 많은 문항을 만들어서, “몇 시 몇 분에 뭘 했는데 왜 했느냐?”, “그때 놀라는 표정이었는데 왜?”이런 식으로 질문한다. 그렇게 하면 다시 그때의 상황과 감정이 생각나서 실시간으로 인터뷰하는 것처럼 된다. 제작진들이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Q. ‘마셰코’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언제였나?
최석원 : 마지막 준결승. 사실은 내가 준결승 때까지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그전에 임자수탕 하면서 계속 1등을 했는데, 준결승 미스터리 박스에서 너무 생각이 많았다. 너무 아쉬웠다. 차라리 내가 잘하는 파스타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Q. 준결승 미스터리 박스 미션의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준결승 미스터리박스 미션은 ‘영화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의 음식 만들기’였다.)
최석원 : 영화 ‘스카페이스’를 보겠다고 이야기하고, 내가 잘하는 이탈리아 음식을 만들 것이다. 원래 내가 이탈리아 요리를 많이 한다고 비판을 들었는데, 사실은 최강록도 맨날 일식 요리를 하고, 왕옥방 어머니도 항상 중식을 선보인다. 내가 이탈리아 음식을 한다고 혼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게 혼이 날까 봐 겁이 났다. 그래서 한식으로 가자고 생각했는데, 너무 생각이 많았다. 진짜 다시 하면, 이탈리아 요리 중에서 이탈리아 파이나 가지에 싼 팬네 구이 등을 만들고 싶다. 사실 임자수탕 못 만들어요. (웃음)
Q. 그렇다면 11회에서 왜 임자수탕을 만들었나?
최석원 : 그러니깐 나도 잘 모르겠다. 뭐할까 고민했다. 한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있어서 ‘임자수탕’으로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다. 한 시간 동안 못한다고 하는데 해보자고 생각했다.Q. ‘마셰코’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언제였나?
최석원 : 임자수탕을 만들었을 때. 거의 한 40분 동안 칭찬을 받았다. 극찬을 받았다.
O’live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2′의 최석원 도전자
Q. 미션이 끝나고 심사위원들의 시식이 시작할 때까지 어떤 일이 벌어지나?최석원 : ‘미션이 끝났습니다’라고 하는 순간, 모든 것을 놔두고 밖으로 나온다. 그 안에서 푸드스타일리스트, 심사위원 등 음식 관련 종사자 분들이 들어가서 우리 조리대 위에 있는 것을 다 먹어본다. 완성된 것은 절대 건드리지 않고. 그러면서 대충 맛을 유추한다. 쓰레기통에 버렸던 것도 다시 꺼내 재료를 어떻게 썼는지 볼 정도로 철저히 살펴본다.Q. 그러면 시식할 때까지 시간이 걸리겠다. 음식이 식어서 맛이 떨어질 것 같은데.
최석원 : 그래서 11회 때 일부러 임자수탕을 만들었다. 임자수탕은 냉국이니까 음식이 식는 시간을 노렸다. 김소희 셰프님이 “최석원씨, 머리 좋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뜨거운 요리의 경우, 심사위원분들이 다 고려하시고 드신다.
Q. 다른 도전자의 요리는 먹어봤나?
최석원 : 못 먹어 본다. 게다가 잘 보이지도 않고, 내 요리를 만든다고 정신이 없다.
Q. 다른 도전자의 요리 중에서 가장 탐나거나 맛있어 보였던 것은?
최석원 : 최강록의 계란찜. 심사위원분들이 극찬하셔서 먹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우리집 와서 계란찜 해달라고 했는데 빼더라.
Q. 결승진출자 최강록과 김태형의 장점을 꼽는다면?
최석원 : 강록이는 계속 요리를 했던 친구다. 거기서 나오는 안정감이 있다. 요리하면서 항상 정리한다. 식당을 했던 경험인지 요리할 때 무조건 계량기부터 챙긴다. 그래서 팀미션에서 도움이 많이 됐다. 태형이는…절대미각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웃음) 태형이는 착한 친구? 되게 착하고 형들을 잘 따른다. 태형이는 얄미운 캐릭터잖아요? 얼굴도 잘생겼지, 노래도 잘 부르고, 요리도 잘하지. 그런데 절대 얄밉지 않고 착하다. 요리에 대해서는 뭐 하하.
Q. 최강록에 대해서도 요리 말고 인간적인 이야기를 해달라.
최석원 : 강록이는 인간적인 면이 없어요. (웃음) 말이 없어요. (웃음) 강록이는 방송에 나오는 모습 그대로다. 멍하다. 거절 잘 못하고, 착하고.
Q. 심사위원은 어떤가? 심사할 때처럼 무섭나?
최석원 : 김소희 셰프님은 우리와 같이 식당에서 밥도 드시고. “야, 너 간 좀 잘 맞춰”라며 말도 잘 해주신다. 마지막에는 누나라고 불렀다. 강레오 셰프님도 좋다. 편하고. 미션에서 우리가 막 혼내고 나면 나중에 쫓아와 “잘했어요”라고 말한다.
Q. 마셰코가 앞으로 인생의 어떤 영향을 끼칠까?
최석원 : 그러게요.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말해주세요. 사람들이 알아보는 거 말고. 요리는 취미가 될 수 있고, 직업이 될 수도 있다.
Q.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최석원 : 최석원을 만나봤더니 ‘착한 사람이다’라고 말해주세요. (웃음)
* 최석원 도전자와 텐아시아가 함께 만든 요리는 7일 공개됩니다.
글,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