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타’에서 여러 음악신을 소화한 배우들
명작은 시공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울림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변화된 시대 속에서도 새로운 깨우침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명작의 미덕이다.시대가 바뀌면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긴다. 그렇게 변화된 전달방식은 결국 재해석으로 이어지고, 재해석 속에서 비로소 새로운 깨우침이 탄생된다. 따라서 명작을 복원하는 이들에게는 재해석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전달방식을 고민해야하는 책무가 주어진다.‘몬스타’에는 과거의 빛나는 명곡들이 여럿 등장했는데, 2013 북촌고등학교의 올망졸망한 아이들이 부르는 ‘바람이 분다’나 ‘나의 절망을 바라는 당신에게’ 등은 확연히 다르면서 새로운 색감으로 다가왔다. 원곡가수들이 부르는 느낌과는 다른, 북촌고 아이들의 이야기가 얹혀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원곡 그 자체도 훌륭했지만, 교실이라는 새로운 공간이 덧입혀지면서 다른 각도로도 바라볼 수 있었던 8~90년대의 명곡들. 과거의 노래를 새롭게 들려주려 했던 제작진의 편곡에 있어서의 기울인 노력들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2. 편곡
2013 북촌고 아이들의 입에서 과거의 명곡들을 부르게 했는데, 편곡에 있어서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작업을 했나.김원석 PD : 편곡에 있어 두 분의 프로듀서들에게 요구한 것은 음악을 한 적이 없는, 혹은 한 지 얼마 안 되는 칼라바 아이들이 연주하기에 무리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연주력이 별로 좋지 않은 것을 감안해서 편곡해달라는 것이었는데 이건 마치 육상선수에게 쇠고랑을 차고 달리게 하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연주하기는 비교적 어렵지 않지만 곡의 느낌은 더 살려야한다는 거의 불가능한 과제를 두 분 프로듀서가 너무나 잘 해주었다.
편곡이 심플해야 한다는 원칙의 다른 이유는 노래에 집중하고 싶어서였다. 심지어 현장에서 녹음한 노래 소리에 리버브(소리의 잔향)를 넣는 것조차 못하게 했다. 누군가 바로 옆에서 기타 한 대, 혹은 피아노 한 대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러주는 느낌이 났으면 했다. 물론 이렇게만 가면 단조롭고 재미없으니 설찬의 미디실력으로 전자음이 사용된 재미있는 편곡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동현 프로듀서 : 사실 기존의 곡들을 댄스나 락 재즈 등 단순히 다른 장르로 편곡하는 시도는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물론 그런 시도도 포함하겠지만,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선에서 무언가 색다른 접근을 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야상곡’ 이나 ‘바람이 분다’ 가 그런 시도에 잘 부합했다고 생각한다. 첼로와 기타의 듀오라는 생소한 조합이나 감성적이고 스케일이 커지는 편곡이 풀밴드와 오케스트라가 아닌 멜로디언등 소박한 악기들로 잔잔하게 받쳐주는 좀 신선한 접근이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포스티노 : 보통 리메이크하면 떠오르는 말들이 원곡보다 못 하면 어쩌나, 원곡이 낫다 등의 의견을 신경 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몬스타’에서는 단지 음악적으로만 바라보고 이점이 바뀌어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것 보다는 얼마나 이 드라마에 잘 녹아 들어 장면이 가지고 있는 감정들을 잘 표현하고 극대화 해줄 수 있는지가 편곡의 주안점이었다. 또 배우들 각자가 상당히 개성있는 음색과 여러 음역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것들을 체크해 가며 노래를 부르게 될 배우들에 케릭터를 살릴수 있는 사운드로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한 포인트였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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