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갈라 쇼 현장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1회 2013년 8월 29일 오후 8시다섯 줄 요약
제1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막이 올랐다. ‘부산바다 웃음바다’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이번 페스티벌은 29일 개막해 내달 1일까지 4일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국내 신구 코미디언들과 해외 유명 코미디언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다. 개막식 갈라 쇼에는 한국, 일본, 중국, 호주, 필리핀, 헝가리를 대표하는 13팀이 참여해 개성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리뷰
전 세계에 통용되는 유일한 언어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웃음이 아닐까. 29일 화려하게 막을 올린 제1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페스티벌을 꾸민 코미디언들과 그 모습을 지켜보는 관객들 모두가 웃음으로 하나가 되는 소통의 장이었다.
“안녕하세요. 샌드 애니메이션 아티스트 임혁필입니다.” 개그맨 임혁필은 제1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갈라 쇼 첫 무대에 올라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모래알이 수놓은 화면에는 웃음이라는 작은 씨앗이 활짝 꽃피우는 이야기가 담겼고, 마지막에 ‘세상 모두가 웃는 그날까지’라는 메시지가 화면에 나오자 관객들의 표정에도 훈훈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헝가리에서 온 미녀 라니 후사르는 묘기에 가까운 무대를 선보여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다음 무대는 헝가리에서 온 서커스 단원출신의 라니 후사르 차례였다. 그녀는 테니스 라켓 두 개를 이용해 ‘통 아저씨’를 떠올리게 하는 묘기에 가까운 무대를 선보였다. 중국에서 온 연길시 조선족 예술단은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며 MBC ‘코미디쇼 웃으면 복이 와요’(2005)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신명 나는 무대를 꾸몄다.일본 개그맨 모리야스 방방 비가로는 사과 저글링과 거대한 풍선을 몸에 뒤집어 쓰는 독특한 무대를 꾸몄다.
일본은 코미디 선진국다운 면모를 보였다. 모리야스 방방 비가로는 세 개의 사과를 저글링하며 베어 먹는 신기에 가까운 기술로 탄성을 자아냈고, 하브+모리야스SHOW는 쫄쫄이를 입고 물건으로 변신하는 기이한 무대를 선보였다. 3가가헷즈는 빨간 쫄쫄이 입은 남자와 검은 쫄쫄이를 입은 남자 둘이 다양한 형상을 만들어내며 마치 3D효과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며 쫄쫄이 개그의 클래스를 보여줬다. 무언 마임 무대를 지켜보는 개그맨들의 표정에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듯 호기심으로 반짝였다.세계 코미디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옹알스(왼쪽)과 싸이, 노홍철, 지드래곤, 아사다 마오 코스프래 무대를 선보인 한·일 코스프래 팀
한국 팀의 선전도 돋보였다. KBS2 ‘개그콘서트’ 속 코너 ‘황해’ 팀이 개그드림콘서트라는 타이틀로 무대에 올라 유행어를 쏟아내며 관객들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무언 퍼포먼스로 한국 코미디를 세계에 알리고 있는 옹알스가 무대에 올랐다. 옹알스는 비트박스와 저글링을 접목한 무대를 선보여 한국 코미디의 저력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한·일 코스프레 팀도 갈라쇼에 깨알 같은 재미를 더했다. 특히 일본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 아사다 마오로 분한 일본 개그맨 마스야 키톤은 트리플악셀을 느린 그림으로 재현하며 공연 중 최고의 호응을 얻었다.무언 마임 퍼포먼스를 선보인 호주·필리핀 연합팀 언더래즈, 호주의 다니앨 오대커, 독일의 하키 앤 뫼피(왼쪽부터)
언어의 장벽을 넘는 무언 마임 무대도 관심을 끌었다. 호주·필리핀 연합팀 언더래즈는 특별한 소품 없이 음악과 표정만으로 상황극을 연출하며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무대를 꾸몄고, 호주의 다니앨 오대커는 무대뿐만 이아니라 객석까지 휘저으며 개성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독일에서 온 ‘아버지와 아들’ 하키 앤 뫼피는 말 한마디 없이 리듬체조를 방불케 하는 훌라후프 묘기를 선보이며 관객을 박수를 이끌어 냈다.제1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갈라 쇼는 한국 코미디의 수준과 세계 코미디 추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코미디 박람회’였다. 물론 처음으로 개최하는 페스티벌은 생각만큼 매끄럽지 못했고 미숙한 부분도 더러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런 시행착오의 과정이 허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는 한국 코미디를 세계에 알리고, 페스티벌을 통해 코미디와 대중의 소통을 이루려던 노력의 흔적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코미디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의 진정성 있는 노력은 이제 첫걸음을 땠다.
수다 포인트
- 하브+모리야스SHOW부터 3가가헷즈, 모리야스 방방비가로까지. 일본에는 쫄쫄이 개그 학원이라도 있는 건가요?
- 웃찾사 팀의 ‘강남엄마’와 아사다 마오 코스프래 무대를 보니 코미디에서 언어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듯합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와이트리미디어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