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방송의 적’

Mnet ‘방송의 적’ 12회, 2013년 8월 14일 오후 11시다섯줄 요약
이적은 ‘이적쇼’에 대한 중대발표가 있다며 ‘이적쇼’ 출연진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한다. 발표를 머뭇거리는 이적을 대신해 김진표가 나타나 ‘이적쇼’는 망했다”며 쇼의 끝을 알린다. 대신 다른 예능프로그램의 출연과 광고 등에 섭외를 받게 된 이적은 제안들이 자신의 이미지와 맞지 않아 고사한다. 연습실을 나간 응구를 찾기 위해 이적은 우선 장호일의 집을 찾지만 그곳에서 응구를 찾지 못한다. 하지만 우연히 응구를 유희열의 작업실에서 봤다는 제보를 얻게 되고, 그곳에서 결국 응구를 찾지만 이 모든 게 다 한낮 꿈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리뷰
살신성인의 불꽃이 타올랐다. 그 불꽃이 타오른 자리에 남은 건 무엇인가. 김진표가 지적하는 것처럼 존박은 덜덜이 캐릭터로 ‘프로그램 최대의 수혜자’가 되었고, 이적은 시트콤과 예능을 거쳐 페이크리얼리티쇼(?)로까지 활동영역을 넓혔다. 한편에서는 ‘음악의 신’에 대한 향수가 짙었지만, ‘이게 뭐하는 방송이야?’라는 반응을 얻으며 ‘방송의 적’은 나름대로의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결국 ‘적 같은 방송’을 만드는 게 본래의 취지였으므로.

여민정이 인터뷰 도중 ‘이 옷은 잘 안 내려가네’라고 이야기한 부분은 문득 ‘방송의 적’을 스쳐간 이들을 떠올리게 했다. 유명인에 대한 리얼리티와 허상. 실은 그 사이의 경계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고, 대중들이 유명인에 열광하는 것도 모두 그 경계가 선명해졌다가도 희미해지는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을 자기풍자라고 하든 아니든 대중은 유명인의 비춰지는 모습 속에 일말의 진실(!)이 숨어있다고 믿고, ‘방송의 적’은 이를 영리하게 이용한 것이다.때로는 현실과 허구를 오가고자 하는 욕심이 유희열의 가학적 성적 취향을 드러내는 방식과 같이 무리한 결말로 치닫게 되면서 유명인의 현실-허구의 경계가 ‘은은하게’ 남아있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는 다시 처음의 질문과 연결되기도 한다. 살신성인의 불꽃이 타오른 자리에 남은 건 무엇인가. 그것이 유행어든 짤방이든 입지든 그를 얻은 유명인도 그를 유희하는 우리도 모두 ‘리얼리티’가 가진 여러 얼굴에 놀아났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수다포인트
-김진표의 순간발언, “또 재혼하면 되지”? 저희는 빵 터졌지만, 괜찮으세요?
-장호일의 솔직발언, “가면 바로바로 치워.” 역시 연륜의 유머네요.
-컬투의 ‘치킨 오디션 프로’의 콘셉트, “1등한 닭을 튀기는 거야” 지지진짜요?

글. 톨리(TV 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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