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2015년 상반기의 드라마들은 유독 비범한 주인공들이 많았다. 다중인격, 뱀파이어, 초능력자 등 일상에선 찾아 볼 수 없는 인물들이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됐다. 엉뚱하고 생뚱맞은 설정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지겨운 일상을 벗어나 환상 속 인물들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1. 홀로 다수의 캐릭터를 소화해야 했던 다중인격

다중인격을 연기한 남배우들의 활약에 이어 여배우들의 1인 2역 열연이 펼쳐졌다. 수애는 SBS ‘가면’에서 밝고 긍정적이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변지숙과 국회의원의 딸 서은하 역을 동시에 소화했다. 전작 SBS ‘야왕’ 속 주다해 역을 연기한 수애의 악녀 이미지가 꽤나 파급력이 컸기에 연기 변신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그런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수애는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해며 또 한 번 연기력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이화 함께 ‘가면’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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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언제나 매력적인 주인공, 뱀파이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것은 안재현, 구혜선, 지진희 주연의 KBS2 ‘블러드’. ‘블러드’는 뱀파이어 의사라는 신선한 설정으로 판타지 의학드라마를 표방했다. 방송 전부터 뱀파이어와 싱크로율이 높은 모델 출신 신인 연기자 안재현이 주연으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방송 전 기대에 비해 주연인 안재현과 구혜선이 연기력 논란에 휩쓸리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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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방송된 뱀파이어 드라마들은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하지만 미국 드라마나 케이블채널에서만 다뤄졌던 뱀파이어 소재가 공중파 진출을 꾀했다는 점에서 대중에게 다가가는 시도를 했다는 의미가 있다. 올 하반기에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뱀파이어 소재 사극 MBC ‘밤을 걷는 선비’가 대기하고 있다. 배우 이준기와 이유비가 주연을 맡은 가운데, 상반기 드라마와는 다른 결과를 얻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3. 각양각색의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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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라고 하면 영웅이라 생각하기 쉽다. 보편적인 영웅은 진중하고 멋진 모습을 하고 있지만 케이블채널 tvN ‘초인시대’가 보여준 초능력자 영웅은 그렇지 않다. 말도 안되는 우연으로 주인공 유병재는 초능력자가 됐고, 그는 세상을 구하기 보단 자신의 취업과 사랑을 쟁취하려 했다. 영웅의 모습을 유쾌하게 풀어가던 ‘초인시대’는 점점 특유의 ‘병맛’ 코드를 잃고 러브라인에 치중했다. 결국 산으로 가는 스토리에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두 작품은 초능력을 가진 영웅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앞서 나열된 환상 속 인물들은 지친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욕구로부터 만들어진 공상이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주인공들을 바라보며 희망을 얻는다. 단순히 재미를 위한 캐릭터가 아닌, 현실을 벗어나고픈 마음에서 비롯된 캐릭터의 출연은 지루한 일상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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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드라마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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