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2년만 복귀작 '킬힐'
김희선, 파격 '핑크머리' 변신 '내일'
저조한 성적표, 다르게 읽히는 이유
배우 김희선, 김하늘./사진제공=MBC, tvN
배우 김희선, 김하늘./사진제공=MBC, tvN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현황을 살핍니다. 프리즘을 통해 다양하게 펴져 나가는 빛처럼 이슈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김하늘의 성적표가 아쉽다. 그의 복귀작 tvN '킬힐'이 시청률 4%대로 막을 내린 것. 비슷한 시기에 복귀한 김희선의 사정도 비슷하긴 마찬가지.

'드라마 여왕'들의 반전 성적표가 공개된 가운데, 두 사람을 향한 대중의 반응은 엇갈린다. 현실에 안주한 듯한 김하늘의 태도엔 싸늘한 외면이 안겨졌고, 파격적인 캐릭터 변신으로 변화를 꾀한 김희선에겐 뜨거운 응원이 이어지고 있는 것.

김하늘은 데뷔 이후 손대는 작품마다 주연을 맡았다. 1998년 '바이준'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그는 '동감', '동갑내기 과외하기', '6년째 연애 중', '7급 공무원', '블라인드'를 흥행시키며 로코부터 멜로까지 폭넓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드라마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SBS '해피투게더', MBC '햇빛속으로', '비밀', '로망스', SBS '온에어', '신사의 품격' 등이 줄줄이 히트 쳤다. 그가 기록한 최고 시청률은 40.2%.
배우 김하늘./사진=텐아시아DB
배우 김하늘./사진=텐아시아DB
안방극장 여왕의 타이틀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2016년, 김하늘이 결혼하던 해다. KBS2 '공항 가는 길'이 9.3%의 시청률을 올렸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두 자리대 기록이 무너졌다. 이후 JTBC '바람이 분다'는 5.7%, '18 어게인'이 3.2%를 기록하는 등 저조한 성적이 이어졌다.

김하늘에게 찾아온 위기는 어느정도 스스로 자초한 점이 있다. 데뷔 초부터 김하늘의 장점은 어떤 역할도 소화해 내는 하얀 도화지 같은 연기력이 꼽혔다. 그는 비련의 여주인공, 학생과 선생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주제, 시각 장애인 연기 등 다양한 모습으로 '한계 없는 여배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믿고 보는' 김하늘의 연기력은 여전히 뛰어나다. 하지만 이전처럼 다양한 연기적 변화와 도전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은 전성기 때와 다르다. 비슷한 캐릭터와 연기, 변화 없는 스타일링만 고집하며 안정적인 방향만 추구하는 모양새다.



493만 관객을 동원한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김하늘의 대표작이다. 청순한 외모에 통통 튀고 귀여운 그의 모습은 19년이 지난 현재까지 회자하는 캐릭터. '선생님' 캐릭터로 흥한 그는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비슷한 역할을 선택했다. 2002년 드라마 로망스에선 지금도 회자되는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라는 명대사를 남기기도. 하지만 삼세번은 통하지 않았다. 2017년 영화 '여교사'로 또 한 번의 흥행을 노렸지만, 11만 관객으로 역대 최저 성적을 거뒀다.
배우 김희선./사진=텐아시아DB
배우 김희선./사진=텐아시아DB
반면 아시아 최고 미녀로 꼽히는 김희선은 변신을 여전히 거듭하고 있다. 그는 배우로서 외모로만 집중되는 시선을 다양한 변화를 통해 신선하게 전환했다.

KBS2 '목욕탕집 남자들', SBS '미스터Q', '토마토'를 연달아 흥행시킨 그는 영화 '비천무'를 통해 무협 장르에 도전했다. 이후 SBS '스마일 어게인'에선 털털하고 씩씩한 오단희역을 맡아 호평받았다.

김희선의 도전은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이후 본격화됐다. 2012년 '신의'를 통해 '여신'을 벗고 '푼수' 연기에 도전해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2015년 MBC '앵그리맘'에선 억척스러운 엄마로 변신, 찰진 욕부터 따뜻한 모성애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2018년엔 tvN '나인룸'을 통해 첫 변호사 연기에 도전했다.
사진제공=SBS '힐링캠프'
사진제공=SBS '힐링캠프'
국내 최고의 미녀 배우에게 '아줌마' 등의 파격 변신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터. 하지만 그는 연기뿐 아니라 외적인 변화도 불사했다. 긴 생머리에서 짧은 쇼트헤어로 변신하는가 하면, 드라마 '웨딩드레서'에선 폭탄 머리로 등장해 충격을 안기기도. 더불어 시상식장엔 레게머리를 하고 나타나 모두를 놀라게 했다.

데뷔 29년 차, 김희선의 변신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올해 46세인 그는 지난 4일 첫 방송된 MBC '내일'을 통해 핑크색 단발머리 스타일, 빨간 눈화장을 하고 나타났다. 그가 소화하는 역할은 저승사자. 외형적인 모습뿐 아니라 거친 말투와 사이다 액션까지 선보이며 안방극장을 제대로 휘어잡고 있다.

작품마다 '김희선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김희선 역시 '내일' 제작발표회서 "22번째 재발견되고 있다"라고 웃을 정도. 그의 도전이 성공적이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관객 수나 시청률 따위의 성적표가 김희선에게 무의미한 이유다.

주목해야 할 점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배우라는 직업의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옷을 입고 그들의 삶에 푹 빠져 살아볼 수 있다는 것. 이미 톱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자신의 직업을 100% 즐기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에너지는 자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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