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효성 '꿈꾸는 라디오' DJ 하차
최근 페미니스트 논란 휩싸여 곤혹
넷플릭스 오리지널 '셀러브리티' 출연
"갑작스러운 이별 아쉬워"
전효성./ 사진=텐아시아DB
전효성./ 사진=텐아시아DB
그룹 시크릿 출신 전효성이 갑작스럽게 라디오 DJ 자리를 떠나게 돼 의아함을 안겼다. 최근 데이트 폭력 문제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가 '페미니스트 논란'에 휩싸여 곤혹을 치렀는데, 전효성 측은 이와는 상관없이 배우 활동에 전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27일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는 전효성이 MBC FM4U '꿈꾸는 라디오' DJ에서 하차한다고 밝혔다. 이날 전효성도 소속사 보도자료를 통해 "조금 갑작스럽지만, 이별을 하려니 너무 아쉽다"라며 "친구처럼 매일 밤을 함께했던 순간들 마음속에 잘 담아두고, 남은 시간 동안 못다 한 이야기 나누면서 아쉬움을 달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앞서 전효성은 지난해 5월 '꿈꾸는 라디오' 12년 역사상 첫 여성 DJ로 발탁 돼 화제가 됐다. '효디'라는 이름으로 1년 8개월 동안 '퀴즈! 음악중심' 'OO강림' '고막 데이트' 등 여러 코너를 통해 특유의 발랄하고 유쾌한 매력을 발산하며 사랑 받았다. 지난해 열린 MBC 연예대상에서 라디오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전효성의 라디오 DJ 하차는 말그대로 갑작스러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적인 진행 실력을 보였고, 청취자들과 진심어린 소통으로 사랑받고 있었기 때문.

일각에서는 지난 11월 불거진 페미니스트 논란 여파가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다. 이에 대해 아이오케이컴퍼니 관계자는 텐아시아에 "페미니스트 논란과 라디오 DJ 하차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이다"라며 "드라마 촬영 중인데, 스케줄 조율이 쉽지 않았다. 최근에도 '꿈꾸라'에 스페셜 DJ를 세웠다. 라디오 측에 피해를 주는 것 같아 하차를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여성가족부는 지난 10월 1일부터 젠더 폭력 근절과 관련해 '희망그림 캠페인'을 진행했고, 전효성은 2분 48초 캠페인 영상을 통해 "데이트 폭력을 관대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사라지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여성가족부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여성가족부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전효성은 데이트 폭력에 대해 "범죄인지 사랑인지에 대해 '경계선'에 있는 애매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느 순간 '이게 범죄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분들이 아직도 헷갈려하는 분야가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이런 관대한 분위기 때문에 자칫하면 범죄의 이유를 피해자한테서 찾을 수 있다. 엄연히 가해자의 잘못인데 '그 범죄가 일어난 이유는 너 때문이야'라고 (피해자가) 불필요한 시선을 받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관대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전효성은 "밤늦게 집에 들어갈 때마다 항상 '내가 오늘도 안전하게 살아서 잘 들어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들어간다"며 "모두가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잘 말하고 다니고 싶을 때 다닐 수 있고, 사랑하고 싶을 때 사랑하고 헤어지고 싶을 때 헤어질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사회가 안전한 사회가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을 접한 일부 남성 네티즌들은 격분했다. 특히 '오늘도 안전하게 살아서 잘 들어갈 수 있을까' 라고 말한 것에 대해 "치안 1위 국가에서 돌아다는 것이 무섭다는 것은 망상이자 일종의 남성 혐오"라고 주장했다.

이후 '남성인권 신장'을 주장하는 신남성연대가 여성가족부 폐지 시위를 벌이며 전효성을 향한 조롱성 발언이 담긴 대형 현수막을 띄워 논란이 됐다. 사진 속에는 가슴 쪽이 깊게 파인 의상을 입은 전효성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또한 '응 누나, 페미 코인 못 타'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페미 코인'은 페미니즘을 통해 경제적인 이득을 얻는다는 걸 비꼬는 의미로 쓰인다.
[TEN피플] "페미 논란 상관 없어"…전효성, 잘하던 '꿈꾸라' DJ 내려놓은 이유
논란 이후 전효성은 지난달 말 '2021 MBC FM4U 패밀리 데이'를 맞아 '김현철의 골든 디스크' 스페셜 DJ를 수행한 것은 물론, 여느때와 다름 없이 '꿈꾸라' DJ로도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다 12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DJ 자리를 비웠다. 갓세븐 영재가 스페셜 DJ로 전효성의 빈자리를 채웠다. 전효성은 "촬영 때문에 부득이하게 자리를 비우게 됐다.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린다"는 말을 남겼다.

당시 전효성은 드라마 촬영 스케줄로 DJ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효성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셀러브리티' 출연을 확정, 12월초부터 촬영에 돌입했다.

'셀러브리티'는 SNS로 스타가 돼 소위 셀럽이라 불리는 삶을 살게 되는 사람들과 그렇게 되기를 선망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욕망과 미스터리를 그린 작품으로 '악의 꽃' 김철규PD가 연출을 맡고, '화정' 김이영 작가가 집필했다. 앞서 이청아와 박규영, 강민혁 등이 출연을 확정했다.

전효성은 극 중 변호사 남편을 둔 SNS 인플루언서로 출연한다. 전효성이 연기 활동을 재개하는 건 지난해 4월 종영한 tvN '메모리스트' 이후 2년여 만이다. 이 외에도 전효성은 케이블채널 제이엔지 코리아 '배틀 코덕쇼 - 두번째 배틀'에도 출연중이다.

공교롭게도 페미 논란 이후 전효성이 라디오 DJ 자리를 비우고, 급기야 하차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관련해서 이런저런 추측이 난무했다. 매일 저녁 생방송을 진행 해야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특성상, 야간 촬영 등이 필요한 드라마 스케줄을 병행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팬들에게 전효성의 배우 복귀는 반가운 일이지만, 라디오 애청자들에겐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다. 애청자 입장에선 전효성 스스로 "갑작스럽다"고 말한 것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전효성의 꿈꾸는 라디오'는 2022년 1월 2일까지 방송되며, 오는 31일 마지막 보이는 라디오로 청취자들을 만난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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