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으로 맺은 부자의 인연
이순재X허재→장민호X김갑수
사진=KBS 2TV '갓파더' 방송 화면 캡처
사진=KBS 2TV '갓파더' 방송 화면 캡처
2일 방송된 KBS 2TV '갓파더'에서는 배우 이순재와 전 농구선수 허재, 배우 김갑수와 가수 장민호가 가상 부자로 인연을 맺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허재는 종로구에 위치한 한옥 마을에서 ’갓파더’ 이순재를 만났다. 그는 "농구를 핑계로 아버지를 잘 뵈지 못했다”며 "돌아가시고 나서야 못 해드렸던 것들이 크게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버지에게 못한 것들을 해드릴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같다"며 "원하시는 건 다 해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 이순재가 좋아하는 콩국수를를 만들기 위해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는 등 정성을 들였다. 또한 눈에 좋은 결명자 차도 준비했다.

하지만 연극 ‘리어왕’ 연습을 마친 이순재는 예상시간보다 2시간이나 빨리 도착했다. 허재는 “음식이 준비된 상태에서 오셨으면 밑반찬 이라도 올렸을 텐데”라며 아쉬워 했다.

허재는 멧돌로 직접 콩을 갈아 콩국수를 만들었는데, 요리 시간은 4시간이나 걸렸다. 기다리다 지친 이순재는 “그걸 지금 갈아서 만드는거냐”며 “요즘 오토매틱이 많은데 왜 힘들게 옛날 방식으로 하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멧돌에 갈아 먹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현실 아버지 같은 잔소리를 해 웃음을 안겼다.

이순재는 인터뷰에서 “요즘 배달 시대인데 시키면 금방 올 텐데 왜 저걸…”이라며 답답해 했다.

허재의 콩국수를 맛본 이순재는 "아들이란 사람이 밥해준 거 생전 처음”이라며 "노력한 정성이 들어가서 그런지 맛있었다"고말했다. 특히 한 봉지를 다 우린 결명자 차에 대해서도 이순재는 "씁쓸했지만 눈에 좋은거라고 해서 고맙다"고 해 감동을 안겼다.

또 허재는 이순재를 위해 가족관계증명서까지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제가 선생님에게 아버지의 그것을 느끼고 싶어 떼어왔다"고 말했다. 이에 이순재는 "든든한 아들 하나 두게 생겼다"며 기뻐했다.

허재는 "아버지가 여든에 돌아가셨는데 저에게 뭐든 다 해주셨다. 아버지는 인생을 바꿀 정도로 뒷바라지 해주셨는데 나는 해드린 게 없다”며 "아버님께 못한 부분을 해드리고 싶다"고 말해다.

이순재는 “사실 나는 우리 애들한테 아버지 노릇을 못했다”며 “한 달에 집에서 잔 시간이 일주일에 다섯 번 안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가 아들들(허웅, 허훈) 운동하는 것도 보러 가야겠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김갑수는 서울에 마련한 집에서 김갑수를 기다렸다. 장민호는 "이왕 마련하는데 욕심이 생겼다"며 "좋은 집에서 모시고 싶은 마음에 과한 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친구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김갑수는 바이크를 타고 장민호의 집에 도착했다. 그는 문앞에서 퀵서비스 기사 옷으로 갈아입고 장민호가 있는 집의 문을 두드렸다.

장민호는 김갑수를 알아보지 못했고, 그가 내민 서류만 받은 뒤 재빨리 문을 닫아버렸다. 문전박대를 당한 김갑수는 "저 자식이 저거"라고 혼잣말 하며 "착불인데 까먹었다, 만 오천원"이라며 다시 문을 두드렸다. 다시 문을 연 장민호는 그제서야 그를 알아보고 반가워했다.

부자의 인연을 맺게 된 김갑수와 장민호는 커플 티셔츠를 나눠 입고 케미를 뽐냈다. 장민호는 친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아버지를 생각하며 만든 곡 '내 이름 아시죠'를 불렀다. 그는 "2011년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그 해 트로트 데뷔가 나온 해인데 앨범 나오기 두 달 전 돌아가셨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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