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2002년 최고의 해"
"루니 등 맨유 단톡방 아직 있다"
"박지성 있을 때 믿음 갔단 말 듣고파"
'유 퀴즈' 박지성/ 사진=tvN 캡처
'유 퀴즈' 박지성/ 사진=tvN 캡처


전 축구선수 박지성이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 자신의 축구 인생을 돌아봤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박지성과 백미경 작가, 장항준 감독, 유품 정리인 김석중 자기님이 출연했다. 그 중에서도 전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박지성은 화려했던 축구 인생사를 들려줬다.

한국인 최초 프리미어리거이자 국내 팬들에게 '해버지(해외 축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박지성은 현재 K리그 전북 현대의 클럽 어드바이저로 활약 중이다. 영국에서 거주 중인 그는 아이들의 방학을 맞아 잠깐 한국으로 들어왔다.

박지성은 대한민국을 월드컵 열기로 들끓게 한 2002년을 인생 중 최고의 한 해로 꼽으며 "축구 선수가 됐다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었다. 축구로 인해 사람들, 한 나라가 변할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2002 월드컵 포르투갈 전에서 '쉿' 세리머니를 한 것에 대해 "머리가 하얘졌다"고 말했다. 이어 히딩크 감독에게 안긴 '취업 세리머니'도 언급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직전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했던 '산책 세리머니'에 대해선 "건방진 느낌이었다. 바로 앞에 일본 팬들이 있었고 내 이름이 호명됐을 때 야유가 나왔다. 그것에 대한 대답으로 '봤지?'하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2002년 이후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으로 이적했다. 부상을 안고 진출한 첫 유럽 무대에서 그는 전혀 다른 환경, 의사소통, 문화에 적응하느라 실력 발휘를 하지 못 했다. 당시 홈 관중들에게 야유를 받으면서 처음으로 축구가 무섭다고 느꼈다고. 박지성은 당시 J리그 구단에서 거액의 이적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그는 "스스로도 가진 걸 다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다 보여주고 나서도 얘네가 이런 반응을 보이면 그때 가자는 생각으로 남았다"며 "돌아갈 곳을 차단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 살아남지 않으면 살아날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점차 경기력을 회복한 박지성은 야유를 응원으로 바꿨다. 그는 자신을 위한 응원가를 듣고 "얼마 전까지 야유하다가 응원가를 불러 준다고? 뭐 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이후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의 눈에 띄어 한국인 최초 영국 구단에 입단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퍼거슨 감독이 자신의 전화를 기다린다는 소식을 믿지 못했다고. 이어 박지성은 맨유에 소속된 세계적인 선수들을 처음보고 "TV에서 보던 몸값이 어마어마한 선수들, 전설들이라 불리는 선수들이 있어 신기했다"고 회상했다.

박지성은 '맨유 베네핏'이 있냐는 질문에 "스폰서 기업 제품들을 싸게 살 수 있다"며 시계, 커피머신, 자동차를 나열했다. 이어 당시 스폰서 기업이었던 아우디를 언급하며 "줘서 타고 다녔다. 나중에 반납은 했지만"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전히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루니, 에브라 등의 근황을 전한 박지성은 아직도 맨유 단톡방이 있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유 퀴즈' 박지성/ 사진=tvN 캡처
'유 퀴즈' 박지성/ 사진=tvN 캡처
퍼거슨 감독이 인터뷰 중 자신이 지도한 선수 중 가장 저평가된 선수로 박지성을 꼽은 것에 대해선 "그래도 선수 생활을 잘했고, 감독님이 원하는 선수였고 7년의 세월이 헛되지 않았구나"라고 밝혔다. 이어 은퇴 후 축구 행정가를 꿈꾸는 자신에게 퍼거슨 감독이 지금도 아낌없는 조언을 해준다고 밝혔다.

그는 맨유에서의 7년 선수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 아인트호벤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박지성은 은퇴 경기 영상을 못 봤다며 "안 보게 되는 것 같다. 그 상황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는 건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는데라는 마음이 있기도 하고 여러 마음이 교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팬들의 기대보다 일찍 은퇴해 아쉬움을 남겼던 박지성은 "홀가분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무릎 상태가 좋았다면 선수 생활을 더 했을 것 같은데 너무 안 좋았다. 한 번 경기하면 4일간 아무런 훈련도 하지 못하고 누워있어야 했다. 이 패턴을 4~5개월 마지막 시즌에 하니까 더는 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아프면서까지 내가 좋아하는 축구를 하는 게 맞는 건가 생각했다"

박지성은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를 묻자 "박지성이 있을 때 믿음이 갔다"는 말이라고 꼽으며 자신을 응원한 국민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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