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경 "정년퇴직 아냐"
"17년간 대본 안 봤다"
"그게 예의라고 생각해"
'라디오스타' 황수경/ 사진=MBC 캡처
'라디오스타' 황수경/ 사진=MBC 캡처
황수경 전 KBS 아나운서가 MBC '라디오스타'에 처음 출연해 남다른 입담을 뽐냈다.

지난 25일 방송된 '라디오스타'에서는 황수경 전 아나운서와 god의 박준형, 1타 강사 정승제, 배우 권혁수가 출연했다.

이날 황수경은 "프리 선언한지 6년이 됐는데 사람들이 잘 모른다"며 "그간 저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안 불러주셔서 예능 프로그램에 안 나갔다. 나이가 들어 나가니 정년 퇴직이나 명예 퇴직으로 아시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17년간 진행한 자신의 대표 프로그램 '열린음악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한동안 '여자 송해'로 불렸다. '열린음악회'를 하면서 출산을 2번 했다"며 "프로그램 자체가 고상하고 품위 있고 우아했는데 난 안 그렇다. 평소엔 푼수끼 있는 평범한 아줌마"라고 털어놨다.

황수경은 "17년 동안 단 한번도 대본을 보지 않았다"며 "'열린음악회'는 공개 방송이다. 큐 카드를 들고 있어도 보는 게 결례라고 생각했다. 정말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대본을 모두 외워 프롬프터도 보지 않고 진행했다는 것. 그는 "아무 생각 안 날 때는 그 자리에서 지어냈다"며 "그러다보면 서서히 생각이 난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열린음악회'에서 모든 여성들의 로망을 이뤘다"며 "17년 동안 매주 700~800벌의 드레스를 입었다"고 밝혔다. 황수경은 "한 번도 같은 드레스를 입은 적이 없다. 고가이기 때문에 입을 때 흠이 안 나게 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슬림한 드레스가 많다보니 배가 안 나오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사실 먹으면 바로 살 찌는 체질이라 안간힘 쓰며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도 '열린 음악회'를 보면 채널을 후다닥 돌린다"며 "가슴 한 쪽이 아리다"고 했다.
'라디오스타' 황수경/ 사진=MBC 캡처
'라디오스타' 황수경/ 사진=MBC 캡처
또한 황수경은 2015년 프리선언 후 김구라의 한 마디에 힘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앞서 김구라는 황수경의 퇴사에 대해 "KBS의 핵심이 나갔다"고 한 바 있다. 황수경은 동생을 통해 김구라의 극찬을 전해들었다며 "울컥했다. 개인적으로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이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나한테 고민 상담을 하러 왔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인재라고 생각하면 붙잡는 게 맞지만 본인이 충분한 고민 후 찾아왔기 때문에 설득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전현무 씨 같은 경우에는 이미 나갈 걸 다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안 말렸다. 어느 누구도"라고 강조했다. 이에 MC 안영미는 "전현무 씨 퇴사는 전 국민이 알고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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