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역대 최장 시간 중계 확정
반면 소극적인 MBC와 SBS
올림픽 폐막 후 극명한 온도차
사진=2020 도쿄 올림픽(왼쪽)과 패럴림픽
사진=2020 도쿄 올림픽(왼쪽)과 패럴림픽
2020 도쿄패럴림픽이 개막을 앞둔 가운데, 지상파 3사가 엇갈린 편성안을 내놓고 있다. 앞선 올림픽 기간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중계에 뛰어들며 경쟁에 불이 붙었지만 패럴림픽을 향한 온도차가 극심하다.

2020 도쿄패럴림픽은 오는 24일 개막해 다음 달 5일까지 13일간 펼쳐진다. 22개 종목, 539개 세부종목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은 총 14개 종목, 150명의 선수단이 출전해 금메달 4개 이상, 종합 순위 20위권 안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상파 3사는 24일 오후 8시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후 경기 중계에 대해선 상반된 태도로 임하고 있다.

패럴림픽 중계에 가장 적극적인 방송사는 단연 KBS다. 이번 도쿄패럴림픽 중계를 위해 총 1560분을 할애했다. 이는 국내 방송사의 하계 패럴림픽 중계 역사상 최장 시간이다. KBS는 국내 방송사 중 유일하게 중계제작팀을 도쿄 현지로 파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대회기간 동안 매일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장애인스포츠에 특화된 해설자를 섭외해 시청자들의 편안한 시청을 돕는다. 모바일 플랫폼 '마이케이'(myk)에선 패럴림픽 전용으로 4개 채널을 통해 주요 경기를 생중계해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높인다.

KBS '뉴스9'도 매일 패럴림릭 관련 아이템 1~2개를 일반뉴스에 포함해 보도한다. '뉴스12'의 장애인 앵커 최국화씨가 진행자로 나설 계획이다.

이에 반해 MBC와 SBS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MBC는 평일 오후 시간대에 매일 65분, 주말엔 자정부터 60분간 패럴림픽 경기 등을 방송할 예정이다. SBS는 개회식 생중계 외엔 구체적 사항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대회 기간 평일 낮, 밤 시간대의 하이라이트를 편성할 것이라는 이야기만 나오고 있다.

물론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중계를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달리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는 패럴림픽 경기를 방송용으로 많이 제작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하지만 제작이 되지 않아 방송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패럴림픽을 대한 방송사들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건 확실하다. 그나마 KBS가 중계방송 확대를 결정했기에 시청자들이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는데 수월해졌다.

KBS는 패럴림픽에 대해서만큼은 공영방송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2002 솔트레이크 동계 패럴림픽 개막식을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하게 생중계했고, 2018 평창 패럴림픽 당시엔 44시간 TV 편성으로 가장 최다 기록을 세웠다. 같은 기간 MBC 35시간, SBS 31시간에 그쳤다.

앞선 도쿄올림픽 폐막식에서도 KBS의 클로징 멘트가 화제를 모았다. 중계를 맡았던 이재후 아나운서는 "제32회 도쿄 비장애인 올림픽, 한국방송 KBS의 모든 중계 방송을 여기서 마칩니다"라고 말했다. 올림픽을 비장애인 행사로 표현하며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킨 것. 이처럼 지상파 3사 모두가 공영방송으로서 조금 더 책임감을 갖고 전 세계 패럴림픽 선수들을 응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