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성, 40분간 대신 진행
"축구보다가 깜빡했다"
"역사상 최악의 방송사고"
'배성재의 텐' 보이는 라디오/ 사진=유튜브 캡처
'배성재의 텐' 보이는 라디오/ 사진=유튜브 캡처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배성재가 라디오 생방송에 40분 지각하는 방송사고를 냈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파워FM '배성재의 텐'은 축구 해설위원 박문성의 오프닝 멘트로 문을 열었다.

박문성은 "깜짝 놀랐나? 원래 배성재가 와야하는데 지각을 하고 있다. 오늘 축구 중계가 있었는데 라디오센터로 복귀를 못 하고 있어서 부지런한 내가 왔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자 소개 코너 '프리선언'을 진행한 박문성은 청취자들의 칭찬 댓글을 읽었다. 그러면서 "배성재는 옛날 방식이다. 내가 요즘 방식이라 앞으로도 이렇게 가는 게 좋겠다. 사실 이런 거 되게 해보고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문성은 "드디어 배성재에게 연락이 왔다. 오늘 생방송이 있다는 걸 잊어버렸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냐. 우리와 8강에서 만날 A조 일본과 프랑스 경기가 있었는데, 그걸 보고 있었다고 한다. 자기 방송이 있는지도 모르고 다른 걸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8강전을 열심히 준비하려고 한 것 같은데 그래도 황당하다. 수요일에 녹화방송이 많아서 착각을 한 것 같다"며 "많이 혼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DJ 출연료를 받느냐는 질문에 "나는 결혼도 비지니스다. 그냥 안 한다. 배성재꺼를 주면 해보겠다고 했다. 다 사전조율됐다"며 웃었다. 이어 '자기 회사 아니라고 막 한다'는 누리꾼의 지적에는 "정확하다. 충성을 맹세하더니 프리 선언 후 이상하다"고 말했다.

또한 박문성은 "(배성재는) 사실상 탄핵됐다"며 "실제로 왕좌를 탈환했다. 게스트석에서 진행을 했는데 조금 전 DJ석으로 옮겼다. 자리가 좋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며 흡족해했다.

40분 가량 지난 시점에 배성재가 라디오 부스에 등장했다. 이를 본 박문성은 "지금 누군가 뛰어온다"며 음악을 틀었다. 잠시 광고가 나가는 사이 배성재는 보이는 라디오 카메라를 향해 90도 인사한 뒤 큰절을 하며 사과했다.

게스트 석에 앉은 배성재는 "늦어서 죄송하다"며 "축구를 선택한 게 아니고 자연스럽게 잊고 있었다. 축구 중계가 끝나고 중계진과 함께 펜싱 결승전을 봤다. 금메달 딴 것 본 다음에 8강 상대가 일본이 될 수 있으니 빨리 퇴근해서 봤다. 그래서 일본 대 프랑스 경기를 보고 있었는데 뭔가 쎄하더라. 휴대폰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다 제 잘못이다. 석고대죄하겠다"며 "올림픽 기간에는 제가 부재시 대신 진행하는 룰을 통과시켜놔서 공식적인 방송사고는 아닌데 내 마음 속에는 역사상 최악의 방송사고로 기억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와준 박문성에게는 "고기를 사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변명 하나만 더 하겠다. 아침에는 축구 끝나고 라디오를 해야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근데 새벽에 갑자기 연락 와서 배드민턴 중계를 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하루 리듬이 나도 모르게 흐트러졌다."며 "라디오를 5년 했는데 이런 날이 온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절대 늦지 않겠다"며 "사죄하는 의미로 올림픽스타를 섭외해오겠다"고 다짐했다.

배성재는 지난 2월 SBS에서 퇴사했다. 하지만 '배성재의 텐' DJ는 물론, SBS 올림픽 해설위원을 맡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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