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범, 마르판 증후군 투병
"두 번의 수술 후 좋아져"
"현재 자선사업 운영 중"
'파란만장' 한기범/ 사진=EBS 캡처
'파란만장' 한기범/ 사진=EBS 캡처
전 농구선수 한기범이 유전병으로 가족을 떠나보낸 사연과 함께 자신의 투병 사실을 알렸다.

지난 15일 방송된 EBS '인생 이야기 파란만장'에는 한기범이 출연해 자신과 같은 심장병을 가진 환우들을 위해 희망을 전했다.

이날 한기범은 마르판증후군 투병사실을 고백했다. 마르판증후군은 선천성 발육 이상의 일종으로 심혈관계, 골격계 이상을 유발하는 유전 질환이다.

한기범은 "가족력이 있다. 아버지가 40대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셨다. 남동생도 30대에 심장마비로 갑자기 떠났다"며 "남동생 장례를 치르자마자 바로 병원에 갔다. 나도 100% 죽는다더라. 이미 대동맥 혈관이 풍선처럼 올라와서 터지면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아파서 심장 수술을 한 게 아니라 예방적 차원에서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2번의 심장 수술을 받았지만 한기범은 아직 완치 판정은 받지 못했다. 그는 "수술을 총 3번 받아야 한다. 두 번 수술 받고 남은 한 부분은 정상 판정을 받아 크게 무리 없이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러 번 수술을 받으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한기범은 "2000년도에 은퇴한지 얼마 안 돼서 보험도 안 되고 수술비도 비쌌다. 2008년 두 번째 수술은 상황이 안 좋았을 때 수술을 받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당시 한국심장재단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고.
'파란만장' 한기범/ 사진=EBS 캡처
'파란만장' 한기범/ 사진=EBS 캡처
그는 "동생이 하늘나라에 가서 내 병을 알게 됐다. 재단 덕에 수술도 받았다"며 "갚아야겠다는 생각에 친구, 후배들과 자선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집사람 몰래 했다. 내가 안 좋은 상황이라 돈도 없는데 누굴 돕냐고 혼났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두 아들에게 좋은 가르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아내를 모시고 산다"고 했다.

현재까지 심장병 환우를 돕는 사업을 운영 중인 한기범은 2011년 처음으로 심장병 환아, 다문화 가정을 후원했다. 농구계 선후배들은 흔쾌히 자선경기에 참여해줬다.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는 한기범은 마르판증후군이 두 아들에게 유전될까 걱정했다. 그는 "첫째는 110kg 정도 나간다. 뜽뚱하면 유전이 되지 않는다. 이 병의 외형적 특징은 말랐다는 거다"면서도 "둘째가 말랐다. 유전 가능성이 50%다. 아내가 둘째를 임신했을 때 아이를 지우자고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내가 자기를 닮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더라. 심장 초음파 검사 결과 유전이 안 됐다고 했다. 둘째한테 미안해서 아직까지 얼굴을 똑바로 못 본다"고 덧붙였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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