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2021년 골프 올림픽 감독
"큰 부담 됐다"
라운딩 거절 이유 "은퇴했지만 재미삼아 못 쳐"
사진=KBS '대화의 희열3' 방송 화면.
사진=KBS '대화의 희열3' 방송 화면.


박세리가 골프 인생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8일 방송된 KBS2 예능 '대화의 희열3'에서는 ‘골프 여제’ 박세리가 출연해 처음 골프채를 잡던 순간부터 좌충우돌 미국 LPGA 진출기, 한국인 최초 명예의 전당 입성, 눈물의 은퇴식까지 자신의 골프 인생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세리는 "딸 부잣집의 둘째로 태어났다. 저만 유독 운동을 좋아했고, 어린시절부터 육상이 너무 하고 싶었다. 육상으로 중학교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다 갑자기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 아버지가 원래 골프를 좋아하셔서 제게 권했고, 승부욕이 발동되면서 골프를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의 사업이 힘들어졌고, 돈을 아는 지인에게 빌리셨는데 이자가 밀리자 그 지인이 부모님께 매몰차게 행동하더라. 그 모습을 보고 '내가 꼭 성공해서 배로 갚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모님께 '돈 방석에 앉아서 쉼 없이 돈 세게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중학생이었지만 열심히 연습하기 시작했다"고 독하게 골프를 시작한 계기를 말했다.

이후 아마추어 시절에만 총 30번의 우승을 한 박세리는 이후 세계 최고들이 모이는 미국 LPGA로 진출했다.
사진=KBS '대화의 희열3' 방송 화면.
사진=KBS '대화의 희열3' 방송 화면.
박세리는 미국 진출 초창기에 자발적 '아싸'로 지냈다며 "무작정 혼자 미국으로 향했고, 영어도 전혀 못했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을 피해다녔다. 우승을 하고 나서부터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 미국갈때 스스로 3년 정도를 적응 기간으로 잡고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박세리는 미국 LPGA 진출 5개월 만에 초고속 우승을 했다. 특히 박세리는 첫 우승 소감을 묻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출전한 대회가 메이저 대회였음을 알았다고 해 폭소를 안겼다. 무슨 대회인지도 모르고 우승해버린 것. 박세리는 서툰 영어 실력임에도 '메이저' 단어를 알아듣고 "이거 메이저 대회야?"라고 되물어, 현지 기자들을 빵 터지게 했던 일화를 전했다.

전설의 US여자오픈 맨발 투혼 비하인드도 밝혔다. US오픈 경기중 연못에 공이 빠진 순간에 대해 박세리는 "어짜피 제가 1점을 잃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공이 물속이 아닌 땅 위에 있는게 보였다. 솔직히 가능하지는 않았지만, 안전한 길 보다는 도전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발을 내딛는 순간 실패할 것 같은 느낌이 왔지만 그럼에도 도전했다. 공을 다시 올려놨을때 선수생활 중에서 역대 최고의 샷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박세리는 자신의 주제곡 같은 '상록수'에 대해서도 "원곡을 잘 몰랐다. 나를 위해 만든 노래인 줄 알았다"며 '상록수'를 '내 노래'로 칭해 웃음을 유발했다.
사진=KBS '대화의 희열3' 방송 화면.
사진=KBS '대화의 희열3' 방송 화면.
박세리는 선수시절 미국에서만 상금으로 140억 원을 벌었다. 또한 미국 진출 7년 만에 'LPGA 명예의 전당'에 오를 자격을 다 갖췄다. 그러나 꿈에 그리던 목표를 이루었을 때 슬럼프가 찾아왔다.

박세리는 "훈련을 게을리하지도, 부상을 당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찾아온 슬럼프였다"며 "'모든 걸 그만하고 싶다', '그냥 없어져 버릴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런 과정에 손가락 부상을 당해 채를 못 잡게 됐다. 한인 부부의 추천으로 낚시를 하게 됐고, 그러면서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박세리는 은퇴하기 얼마 전에 자신에게 햇빛 알레르기, 잔디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알았다고. 박세리는 "햇빛, 잔디와 늘 함께하는 사람인데. 정말 기가 막혔다"며 황당해했다.

박세리는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은퇴를 함과 동시에 올림픽 감독이 됐다. 116년 만에 올림핌이 됐던 거고 저한테도 의미가 컸고, 물론 부담감도 컸었다. 선수들이 부담감이 가장 컸는데, 제가 감독을 맡음과 동시에 '메달을 딴 거다'고 말씀하시더라. 왠지 제가 감독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부담이 되는 감독이 아닐까' 걱정을 했다"고 밝혔다.

은퇴 후 쏟아지는 골프 라운딩 제안을 거절하는 이유를 묻자 박세리는 "아직 즐길 준비가 덜 됐다"며 "은퇴하면 골프를 재미로 즐겨야 하는데, 아직도 그 재미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박세리는 2016 리우 올림픽에 이어, 2021 도쿄 올림픽에서도 여자 골프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이와 관련, 박세리는 "(감독직이) 저에게 의미도 컸지만, 큰 부담도 됐다. 선수들이 부담감이 가장 컸는데, 제가 감독을 맡음과 동시에 '메달을 딴 거다'고 말씀하시더라. 왠지 제가 감독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부담이 되는 감독이 아닐까' 걱정을 했다"고 털어놨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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