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 '뭉쏜' 출연 예고
"다 된 밥에 강동희라니"
제작진 무리수에 비판↑
'뭉쳐야 쏜다' 예고편/ 사진=JTBC 캡처
'뭉쳐야 쏜다' 예고편/ 사진=JTBC 캡처
JTBC '뭉쳐야 쏜다'가 강동희 전 농구감독 출연 소식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뭉쳐야 쏜다' 제작진은 지난 27일 방송 말미 다음주 예고편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내달 4일 전파를 탈 방송분은 '농구대잔치' 특집으로 꾸며진다. 기아자동차,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상암불낙스 등 4개 팀으로 나눠져 왕년의 농구 스타들을 불러모아 화려했던 농구 전성기의 영광을 되짚어볼 예정이다.

하지만 해당 영상 공개 직후 방송에 대한 기대보다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영상 속 기아자동차 팀에는 강동희가 가장 선두로 나서는 모습이 담겼기 때문이다.

강동희는 2011년 프로농구 전 원주 동부 감독 시절 브로커들에게 4천 700만 원을 받고 정규리그 일부 경기에서 승부조작을 한 혐의를 받았다. 결국 그는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4천 700만원을 선고받고 그해 9월 한국프로농구협회(KBL)에서 영구 제명됐다.

형기를 마친 그는 2016년부터 프로스포츠협회 부정방지 교육 강사, 각종 봉사활동 및 장학금 수여 등 활동을 해왔고, 지난 3월 KBL에 영구제명 징계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초 KBL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10개 구단 감독들이 강 전 감독 구제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재정위원회가 열렸다. 하지만 논의 끝에 재정위원회는 '공정하고 투명한 스포츠 환경 조성'을 이유로 기각했다. KBL도 앞으로 이 사안에 대해 다시는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강동희는 최근 자신이 단장으로 있는 농구 교실 운영자금 중 억대의 금액을 배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그는 피소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강동희의 '뭉쳐야 쏜다' 출연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많은 누리꾼은 "주작으로 영구제명된 사람을 부르다니 농구 다시 살리고 싶은 마음이 없구나", "강동희는 좀 아니지 않나", "제작진도 정신 차려라", "세상 어느 스포츠에서 승부조작자를 그것도 실형받은 인간을 방송에 내보내냐", "이제 끝난다고 막 나가냐"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인터뷰게임' 강동희/ 사진=SBS 캡처
'인터뷰게임' 강동희/ 사진=SBS 캡처
승부조작 사건 이후 강동희의 방송 출연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방송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인터뷰게임'에서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며 주변인들에게 사죄했다. 당시 그는 "뒤늦게나마 용서를 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어머니와 아내, 선배 허재를 찾아 사과했다. 그때도 강동희를 양지로 끌어낸 것은 기아자동차에서 한솥밥을 먹던 선배 허재였다.

당시 강동희를 향한 연민의 목소리도 나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그가 징계 해제를 신청하고, 이를 주변 감독들이 도우면서 또다시 농구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게다가 배임 횡령 혐의 또한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는 상황이라 강동희의 출연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당초 '뭉쳐야 쏜다'는 시들해진 농구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살려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허재 감독과 현주엽 코치도 이에 공감하며 출연을 결정했다. 하지만 농구 팬들은 물론 일반 시청자들도 이해할 수 없는 제작진의 무리수가 불필요한 잡음을 만들어내고 있다. '뭉쳐야 쏜다'가 농구판을 되살리기는커녕 대중들로 하여금 점점 더 외면하게 만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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