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이슬'에 얽힌 사연
"목소리? 어머니 닮았다"
김민기와 수 많은 명곡 탄생
사진=KBS 2TV '대화의 희열 3' 방송화면 캡처
사진=KBS 2TV '대화의 희열 3' 방송화면 캡처


가수 양희은이 '아침 이슬'에 얽힌 뒷이야기를 전했다.

24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 3'에서는 양희은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유희열은 양희은에게 "어릴 때 목소리도 이러셨냐"고 물었다. 양희은은 "엄마 음성이 이러시다"며 "성대는 딸들이 잘 닮는 것 같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노래를 기가막히게 잘 하셨다"고 말했다.

양희은의 첫 무대 경험은 7살 때였다. 당시 육촌 언니가 "얘 노래 잘 해. 내 동생이야"라면서 그를 교단에 세운 것. 양희은은 교단에 올라가서 팝송을 불렀다고. 그는 "언니, 오빠들이 막 박수를 치면서 연필도 주고 구슬도 주더라"면서 "현물 게런티를 받았는데 치마를 잡고 물건을 가득 담아왔다"고 회상했다.

양희은은 20살에 김민기의 작은 음악회를 방문했다가 그날 '아침 이슬'을 처음 듣고는 노래를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는 우연히 찢어진 악보를 주웠고, 집에서 혼자 연습했다고. 양희은은 "끝부분이 너무 좋았다.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에서 엄마가 애 쓰시는 모습이 보였다. 떠나는 모습이 그려지니까 좋더라"라고 말했다.

양희은 급격하게 가세가 기울면서 가정교사보다는 수입이 좋은 노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그는 "71년 여름, 첫 앨범을 냈다. 노래 10곡은 돼야 음반이 나온다. 김민기에게 '아침 이슬'을 부르겠다고 했다. 김민기가 그러라고 해줬다"며 "당시에는 맞으면 내 노래였다. 노래가 화폐가 된다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버스에서 자신의 '아침 이슬'이 나오자 양희은은 심장이 터질듯한 설렘을 느꼈다고 했다.

양희은의 앨범 발표 후 김민기도 자신의 앨범에도 '아침 이슬'을 넣었다. 양희은은 유학하는 지인의 말을 빌려 "김민기의 '아침 이슬'을 들으면 죽고 싶을만큼 힘든 마음이 들고, 제 노래를 들으면 '그래, 견뎌야지' 했다더라"라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양희은은 이후 김민기와 콤비처럼 수 많은 명곡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큰 사랑을 받았던 양희은의 '아침 이슬'은 발표 후 4년이 지난 1975년에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양희은은 "설명 같은 게 없었다. 그냥 방송국 자료실에 빨간색으로 'X' 표시가 돼 있었다. '아침 이슬' 금지된 이유는 지금도 모른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금지 이유가 사랑이 왜 이루어질 수 없냐, 이건 가사가 퇴폐다 했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특히 양희은은 "내가 그 사람을 만난 적이 있어. 금지시킨 사람을"이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방송 촬영차 방문한 곳에서 설거지를 한참 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다가와 '양희은씨, '아침 이슬' 금지 시킨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제가 금지 시켰어요' 하더라"라고 회상했다. 양희은은 "'그런 얘기 해봤자 기분 더럽고 나쁘니까 당장가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양희은은 "만약 나한테 그런 힘이 있었다면 난 금지를 안 시켰을지 모른다. 그런데 그걸 금지 시킴으로써 많은 젊은이가 그 노래를 애써서 배우려고 한 거다"라며 "그 사람 얼굴을 봤는데, 왕재수였다"라고 말해 사이다를 선사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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