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알쓸범잡' 방송 화면.
사진=tvN '알쓸범잡' 방송 화면.
정신겅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가스라이팅에 대해 언급하며 배우 서예지와 김정현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예시로 소개했다.

지난 6일 방송된 tvN '알쓸범잡'(알아두면 쓸데 있는 범죄 잡학사전) 10회에서는 가스라이팅 범죄에 대해 다뤄졌다. 가스라이팅은 어떤 사람의 심리상태에 조작을 가해 자신을 불신하고 가해자에 의존하게 하는 심리적 학대다.

이날 오은영 박사는 "가스라이팅의 시작은 언제나 친밀한 관계를 맺는 데서 시작한다. 예를 들어 '나니까 네 얘기를 들어주지, 얘기해 봐'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인, 부부, 부모 자녀, 상사 부하직원 등 가까운 관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지만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상대를 굉장히 폄하하고 문제가 많은 사람인 것처럼 몰아간다. 그렇게 되면 당하는 인물은 자신에게 불확실성이 생기고 그러면서 상대에게 끊임없이 물어보고 판단을 기다리게 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서예지와 김정현이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이 소개됐다. “오늘은 어떻게 했는지 말 안 해?”, “행동 잘하고 있어?”, “기분 나쁘거든. 사진 찍어 보내봐”, “나로 인해 자긴 행복하지. 날 그러니 더 행복하게 만들어”라는 내용이었다.

앞서 서예지는 전 연인 김정현 조종설에 휩싸였지만 "연인 사이인 배우들 간에 흔히 있는 애정 싸움"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오은영 박사는 이 문자 내용을 두고 "최근 보도된 사건에서 그 내용을 봤을 땐 끊임없이 보고를 한다. 보고를 받은 상대는 명령과 지시를 하고 판단을 내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 박사는 “시험을 못 봐 엄마가 속상할까 봐 걱정하는 아이 A와 혼날까 봐 걱정하는 B가 있다. 둘 중 누가 가스라이팅일까?”라고 반문하며 “B가 더 바람직하다. A는 내 마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엄마 마음을 걱정하는 거다. A는 주체가 내가 아닌 거다. 공감 능력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의도치 않게 가스라이팅이 존재할 수 있다”고 한 오은영 박사는 “‘널 어떻게 키웠는데’ ‘너를 얼마나 희생해서 키웠는데’ 등 (말의) 주체가 누가 되냐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감능력이 많이 발달한 사람일수록 나에 대한 객관성을 잃기 쉽다”며 “생각보다 아주 가까운 사람이 충고하는 건지 가스라이팅인지 헷갈리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모호한 가스라이팅 경계에 대해서는 “그 사람과의 관계가 괴롭다면 거리를 두고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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