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연말 시상식 돌입
코로나 확산세 속 강행 '우려'
"폐쇄된 공간, 공기 전파 가능성 있어"
코로나 확진 판정 받은 가수 이찬원, 청하, 업텐션 비토./사진=텐아시아DB
코로나 확진 판정 받은 가수 이찬원, 청하, 업텐션 비토./사진=텐아시아DB
'2020 KBS 가요대축제'를 시작으로 지상파 방송 3사가 연말 축제에 돌입했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연예인이 늘어나면서 연예계가 비상에 걸렸음에도 취소나 연기는 없었다. 방송가는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상황 속 ‘방역 지침 준수’라는 말 한마디로 시상식을 강행하는 중이다.

18일 방송된 '가요대축제'는 유노윤호, 차은우, 신예은이 MC 맡아 'Connect'를 주제로 진행됐다. 방탄소년단부터 박진영X선미, 트와이스, 태민, 폴킴, 세븐틴, 김연자, 설운도, 제시 등이 출연해 무대를 꾸몄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출연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무대에 올랐고, 레드카펫 행사도 진행됐다. 동선 등을 겹치지 않도록 상당 부분 사전 녹화하며 진행했다고 하지만,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마스크 착용, 거리 두고 앉기, 방역, 환기 등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상당히 위험할 것"이라며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환기가 제대로 안 되면 공기 전파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문제는 ‘가요대축제’가 시작이라는 점이다. 19일엔 SBS 연예대상이 진행됐고, 이어 24, 29일 각각 KBS와 MBC 연예대상이 진행된다. 또 MBC 연기대상은 30일, KBS와 SBS 연기대상은 31일 전파를 탄다. SBS 가요대전은 25일, MBC 가요대제전은 31일 방송된다.
'2020 연기대상' 로고./사진=각 방송사 제공.
'2020 연기대상' 로고./사진=각 방송사 제공.
특히 SBS는 '가요대전‘을 대구에서 3시간 동안 꾸밀 예정이다. 방탄소년단 출연이 예고된 만큼 수많은 팬들이 모일 수 있어 장소를 공지하진 않았지만, 올 초 대구 지역에 대규모 코로나 확산 사태가 있었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콘서트를 취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출연 가수나 소속사 관계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이미 업텐션 비토, 청하, 이찬원, 골든차일드 봉재현, 배우 김원해 등이 코로나 확진을 받았기에 다수가 서는 무대에 오르는 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복수의 가요관계자들은 “방송사의 연말 특집 무대라 출연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아무리 방역에 신경을 쓴다 해도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강행되는 이유는 시상식 광고로 인한 '연말 특수'를 놓칠 수 없는 방송사의 입장 때문.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거나 정부 지침이 바뀌면 행사 방식에 변화를 주겠다"고 하지만, 결국 취소는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닌 비난의 목소리와 ‘거리두기’하는 방송가가 무사히 시상식을 마칠 수 있을지 우려되는 게 사실이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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