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투표 조작' 논란 속 오디션 프로 강행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 여전
'캡틴' '포커스' 신뢰할 수 있나
'캡틴 로고, '포커스' 포스터./사진제공=Mnet
'캡틴 로고, '포커스' 포스터./사진제공=Mnet


오디션 명가의 체면을 스스로 구긴 Mnet(엠넷)이 새로운 경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아직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 조작 논란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 속 이러한 강행은 논란의 불씨만 키우는 모양새다.

지난 18일 오전 서울고등법원 제1형사부에서는 안준영 PD, 김용범 CP의 사기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재판부는 항소를 기각하고, 안 PD와 김 CP에게 각각 징역 2년에 추징금 3700여 만 원,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실질적인 피해 보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투표 조작으로 탈락한 연습생 명단을 공개했다. 김수현·서혜린(시즌1), 성현우·강동호(시즌2), 이가은·한초원(시즌3), 앙자르디 디모데·김국헌·이진우·구정모·이진혁·금동현(시즌4) 총 12명이다.
'프로듀스48', '프로듀스X101' 포스터 / 사진 = CJ ENM 제공
'프로듀스48', '프로듀스X101' 포스터 / 사진 = CJ ENM 제공
피해자 명단 공개로 거센 후폭풍을 맞은 엠넷은 "사건 발생 후부터 자체적으로 피해 연습생들을 파악하고 보상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일부는 피해 보상이 완료된 상태이며 일부는 아직 협의 진행 중"이라며 "금번 재판을 통해 공개된 모든 피해 연습생분 들에게는 끝까지 책임지고 피해 보상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재 활동하고 있는 아이즈원의 컴백 및 활동은 강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이즈원이 멤버를 뽑는 과정에서 투표 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엠넷에 있다"며 선을 그었다.
장예원, 셔누, 소유, 이승철, 제시./사진제공=Mnet
장예원, 셔누, 소유, 이승철, 제시./사진제공=Mnet
이러한 상황 속 엠넷은 연달아 새 오디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부모 소환 십대 오디션 '캡틴'과 포크 음악 경연 '나의 첫번째 포크스타: 포커스'(이하 '포커스')다

'캡틴'은 엠넷이 '프로듀스 101' 이후 약 1년 만에 자체적으로 새롭게 내보인 오디션이다. '아이랜드'는 빅히트와 합작한 콘텐츠였고, '굿 걸',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퀸덤' 등은 기존 가수들의 경쟁 구도였다.

차세대 글로벌 K팝 선두주자를 향한 부모와 십대의 도전을 내세운 '캡틴'은 부모들이 내 자녀의 가수로서의 가능성을 직접 심사 위원에게 물어보고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기존 오디션들과 차별화를 뒀다.

그러나 '프로듀스'가 전 시즌에 걸쳐 순위 조작이 있었던 만큼,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에 권영찬 CP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두 개의 플랫폼에서 음원 투표를 진행한다. 누적 집계를 통해 결과가 결승에 반영 된다"며 "작년부터 외부인 참관 제도를 하고 있다. 프로그램과 무관한 외부인들이 투표 과정을 엄수하면서 보다 투명하고 공정성 있게 제작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엠넷 '캡틴' 방송 화면.
사진= 엠넷 '캡틴' 방송 화면.
지난 19일 첫 방송된 ‘캡틴’에서는 참가자가 직접 준비해온 무대로 재능을 평가 받는 'K-POP 재능평가'가 진행됐다. 뉴저지에서 온 바이올린 소녀 이다현부터 '꼬마 BTS' 오준희, 조아영, 유다인 등의 참가자들이 등장해 재능을 뽐냈고, 부모들은 무대 옆 자리에 앉아 자녀를 응원했다. 심사위원으로 나선 제시, 이승철, 소유, 셔누는 '따끔한 지적'과 '극찬'을 오가며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했다.

그러나 자녀를 물심양면 지원하고 응원하는 부모님의 모습은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교육을 넘어 연예계까지 넘어온 부모들의 치맛바람처럼 보이기도 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특히 방송 말미 보호자 없이 혼자 등장한 송수우는 심사위원 전원 합격을 받았음에도 행복해보이지 않았다. 무대를 나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받지 않았고, 자신에게 스스로 '수고 많았어' 댓글을 남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부모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했다.

앞서 최정남 PD는 ‘캡틴’을 K팝계 '스카이캐슬'로 표현한 바 있다. 그러나 '스카이캐슬'은 최 PD가 말한 "부모와 자식이 함께하는 치열함"보단 과열된 경쟁의 폐해를 극대화한 작품이었다. 그렇다면 '캡틴'은 부모들까지 가세한 경쟁 속에서 무엇을 얻고 싶은 걸까.
'포커스' 심사위원 김필(왼쪽부터), 김윤아, 박학기, 성시경/ 사진=Mnet 제공
'포커스' 심사위원 김필(왼쪽부터), 김윤아, 박학기, 성시경/ 사진=Mnet 제공
20일 첫 방송되는 '포커스'는 70~80년대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주류 장르로 자리 잡으며 큰 사랑을 받아왔으나 최근 인기가 줄어든 포크송을 재조명하고 차세대 포크스타들을 발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장성규가 MC를 맡고, 성시경, 김윤아, 박학기, 김종완, 김필이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포커스'는 후반부에 참가자 평가에 온라인 투표를 반영할 계획이다. 연출을 맡은 오광석 PD는 "투표를 할 때 참관인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며 "공정성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예선과 본선에서는 심사위원들이 제작진과 상의하지 않고, 서로 논의하지 않고 합격과 탈락을 결정한다. 심사위원들이 공정하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온라인 투표는 제작진과 이해관계 없는 일반인들로 구성된 참관인 시스템을 도입해 최대한 공정성 있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투표 조작' 사과는 하면서도 아이즈원의 활동도, 새 오디션도 강행하는 엠넷이 공정성을 내세워 대중의 신뢰를 얻고 이미지를 회복을 할 수 있을까. 오디션으로 스타를 배출해 사업 수익으로만 이용한다는 지적 역시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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