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SF8' 프로젝트 실현한 주역
"치열한 내부 혁신으로 나온 결과"
시청률도 잡을 수 있을지 관건
'SF8' 메인 포스터/ 사진=MBC 제공
'SF8' 메인 포스터/ 사진=MBC 제공
장르물 명가로 발돋움 중인 MBC가 그동안의 노하우를 총망라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최근 몇 년간 MBC는 소위 말하는 대박 드라마는 없었지만 다양한 장르물과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보여 마니아층을 사로잡았다. 이 가운데 한국영화감독조합(DGK), 웨이브(Wavve)는 MBC와 손잡고 대형 프로젝트 'SF8'를 제작한다. 그간 MBC가 차곡차곡 쌓아온 장르물 노하우가 빛을 발하면서 시청률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SF8'은 한국영화감독조합에 소속된 8명의 감독이 각각 미래의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로봇, 게임, 판타지, 호러, 초능력, 재난 등의 소재를 다뤄 완성한 프로젝트다. 한국형 SF 장르의 지평을 열고,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를 허물어 다채로운 콘텐츠의 시대로 나아가는 도화선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에 소속된 8명의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이시영, 이연희, 문소리, 최시원, 유이, 이동휘 등 프로젝트에 참여한 16인의 배우진도 화려하다.

각각 약 50분 분량으로 제작된 시네마틱 드라마는 '간호중'(감독 민규동), '만신'(감독 노덕), '블링크'(감독 한가람), '우주인 조안'(감독 이윤정), '인간증명'(감독 김의석), '일주일만에 사랑할 순 없다'(감독 안국진), '증강콩각지'(감독 오기환), '하얀까마귀'(감독 장철수) 등 총 8편이다. 지난 1년 반 동안 수많은 스태프들이 매진해 나온 결과물이다.

총괄 기획을 맡은 민규동 감독은 지난 9일 제작발표회에서 "극장 영화처럼 큰 자본이 주는 압박 없이 새 플랫폼에서 원하는 이야기, 원하는 배우들과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드라마를 한다는 생각보다는 새로운 영화를 다양한 창구를 통해 선보인다는 마음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영화감독조합 회원인 최승호 MBC 사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지상파 TV 시청자들이 단편영화 형식의 콘텐츠를 어떻게 받아드릴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앞서 시청률 부진에도 꾸준히 장르물을 선보여 소기의 성과를 얻은 MBC였기에 가능한 행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최 사장이 나서지 않았다면 'SF8'은 성사되지 않았거나, TV를 통해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것에 대해 MBC 관계자도 "자사는 치열한 내부 혁신을 통해 젊고 실험적인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SF8'은 영화와 드라마의 콘텐츠 경계를 넘었다는 의미 외에도 방송과 OTT 플랫폼을 넘나드는 서비스 다각화라는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MBC가 이번에는 '시청률 대박 드라마'를 탄생시킬지 관심이 쏠린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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