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퀴즈' 코로나19로 포맷 변경
참신한 주제X적재적소 게스트 활용
새로운 토크쇼 형식으로 자리매김
'유 퀴즈 온 더 블럭' 속 일반인 게스트/ 사진=tvN 제공
'유 퀴즈 온 더 블럭' 속 일반인 게스트/ 사진=tvN 제공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 퀴즈')이 수개월째 코로나19 여파로 길거리에 나가지 못하는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

'유 퀴즈'는 MC 유재석과 조세호가 거리로 나가 불특정한 다수의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퀴즈를 통해 소정의 선물을 주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두 사람이 길거리에서 예상치 못한 사람과 상황을 맞으며 웃음을 자아냈고, 모든 시민들을 '자기'라고 칭할 정도로 친근한 매력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면서 '유 퀴즈'는 갈 곳을 잃었고, 2주간 휴방할 정도로 위기가 드리웠다.

고심 끝에 제작진은 매주 다른 주제를 선정해 이와 어울리는 인물들을 초청해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대신했다. 그 결과 다른 프로그램에서 쉽게 보기 힘든 인물들과 색다른 이야기로 시민들의 빈자리를 말끔히 채우고 있다.

물론 초반에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당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사회적인 분위기가 침체된 탓인지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에 지나치게 힘을 쏟았다. 그러다 보니 재미를 주는 예능 프로그램 본연의 성질을 잃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몇 주간 '유 퀴즈' 제작진은 돌파구를 찾은 모양새다. 일반인들을 자연스럽게 소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특성을 활용해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를 불렀고, 어디서도 듣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주식 전문가'로 불리는 존리 대표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었던 의사들이 대표적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특집은 올해 처음으로 3%의 시청률을 안겼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스틸컷/ 사진=tvN 제공
'유 퀴즈 온 더 블럭' 스틸컷/ 사진=tvN 제공
여기에 화제의 인물이라는 코너로 연예인 게스트도 조화롭게 배치했다. 배우 정문성, 안은진부터 전진서, 김동희까지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얼굴이 등장했다. 특히 지난 17일 방송에서는 배우 김동희가 자신의 가정사를 고백해 큰 화제를 모았다. 최근 욕설 논란이 일었던 아역배우 전진서는 해당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그간의 심경을 털어놨다.

내기 골프 논란 이후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배우 차태현은 가장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오랜만의 예능 출연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발군의 예능감을 발휘했다. 유재석과 티격태격 케미를 선보이면서도 조세호 자리를 위협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차태현의 출연분은 올해 '유 퀴즈'의 최고 시청률인 3.1%를 기록했다. 이후 차태현은 tvN 새 예능프로그램 '서울촌놈' 합류 소식을 알리며 자연스럽게 예능 복귀 수순을 밟았다.

이처럼 일반인은 물론 출연을 꺼려할 만한 연예인 게스트들이 나와 저마다 속 깊은 얘기를 꺼내놓는 데에는 유재석 특유의 부드러운 진행이 한몫한다. 유재석은 토크가 어색한 게스트들을 위해 때론 조세호와 아웅다웅하며 금세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인터뷰를 이어간다.

그럼에도 '유 퀴즈'는 2%대 시청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좋은 흐름이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점은 아쉽지만 출연자들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화제성은 갖추고 있다. 특히 볼만한 토크쇼를 찾아보기 힘든 요즘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스타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유 퀴즈'는 강점을 지닌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어 '유 퀴즈'가 빠른 시일 내에 거리로 나가기는 어려워보인다. 이에 임시방편으로 꺼내든 현재의 포맷도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몇 주간 '유 퀴즈'가 들려줬던 이야기처럼 재미와 신선함을 줄 수 있다면 충분히 그 자체만으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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