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유튜브 콘텐츠 적극 활용
새로운 연출로 재가공해 화제성 극대화
쯔양부터 '깡' 열풍까지 파격적 시도
'놀면 뭐하니'/ 사진=MBC 제공
'놀면 뭐하니'/ 사진=MBC 제공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가 유튜브를 중심으로 뜨고 있는 온라인 콘텐츠를 TV 무대로 옮겨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제작진은 단순히 옮겨 오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로 재가공해 또 다른 재미와 더 큰 화제성을 낳았다.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것은 최근 '1일 1깡'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수 비의 등장이었다. 한동안 방송 출연이 뜸했던 비는 '놀면 뭐하니?'가 준비하는 혼성 댄스그룹에 자문 역할을 위해 등장했고, 자연스레 '깡' 열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가수의 입장에선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해 거침 없이 언급한 MC 유재석은 '1일 1깡' '시무 20조' 등 온라인에서 확산된 언어를 그대로 가져와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뿐만 아니라 '놀면 뭐하니?'는 어느 곳에서도 밝혀지지 않았던 비의 생각을 들어보고, 더 나아가 그가 걸어온 댄스 가수로서의 역사를 되짚으면서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깡'을 몰랐던 시청자들에게는 새로운 문화를 알렸고, 이미 '깡'을 접한 이들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안겼으며, 동시에 비를 향한 조롱을 찬사로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
'놀면 뭐하니'/ 사진=MBC 제공
'놀면 뭐하니'/ 사진=MBC 제공
확실한 킬러 콘텐츠와 TV 매체가 가진 영향력이 합쳐지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냈다. 다른 방송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도 앞다퉈 비와 관련된 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깡'은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이들에게 퍼졌다. '놀면 뭐하니?'도 비의 출연 이후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에 따르면 '놀면 뭐하니?'는 전주보다 무려 23계단 뛰어오른 6위에 안착했다.

제작진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비의 출연을 단발성으로 끝내지 않을 모양이다. 지난 21일에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유재석과 비, 가수 이효리가 함께한 사진을 올리며 많은 기대감을 불러모았다. 많은 누리꾼들의 예상에 따르면 어디서도 보지 못할 전설적인 조합의 댄스그룹이 찾아올 전망이다.
'놀면 뭐하니'/ 사진=MBC 제공
'놀면 뭐하니'/ 사진=MBC 제공
'놀면 뭐하니?'는 앞서 '닭터유' 특집에서도 색다른 시도에 나섰다. 제작진은 '먹방'으로 유명한 크리에이터 쯔양을 유재석 박명수가 만든 치킨 맛을 평가하기 위해 등장시켰다. 두 사람의 치킨 조리 실력이 발전하는 과정도 쯔양의 먹방을 통해 더욱 생생히 전달됐다.

이러한 과정은 쯔양의 개인 방송에서 공개됐고, 유재석과 박명수는 이를 지켜보면서 리액션을 하는 등 주객이 전도된 흥미로운 장면도 펼쳐졌다. 두 플랫폼 간의 경계를 구분 짓지 않는 파격적인 시도를 선보인 것이다.

'놀면 뭐하니?'의 슬기로운 유튜브 활용법은 운좋게 얻은 결과물이 아니다. 제작진은 매주 본방송 전후로 유튜브 자체 콘텐츠를 따로 공개할 만큼 채널 운영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 첫 방송에서 '놀면 뭐하니?'가 선보인 릴레이 카메라 콘텐츠도 유튜브를 통해 선공개됐다. 이는 유튜브를 대하는 제작진의 태도를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더 이상 TV 방송국이 콘텐츠 제작의 절대적인 주도권을 갖고 있지 않다. 유튜브의 강세를 인정하고, 적극 수용한 결과, '놀면 뭐하니?'는 새로운 문화 흐름에 앞장 서고 있다. 제작진이 또 어떤 유튜브 스타나 인기 콘텐츠로 마법을 부릴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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