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건물주 연예인 '집중 조명'
공효진·이병헌·송승헌·하정우 등,
"고액 대출과 법인 설립 악용"
지난 21일 방송된 'PD수첩'/ 사진=MBC 제공
지난 21일 방송된 'PD수첩'/ 사진=MBC 제공


MBC 'PD수첩'이 배우 김태희, 권상우, 공효진 등 유명 연예인들의 건물 매입 과정을 파헤쳤다.

지난 21일 방송된 'PD수첩'은 '연예인과 갓물주' 편으로 꾸며져 스타들의 부동산 재태크 성공 사례를 조명했다. '갓물주'는 '신'을 뜻하는 'GOD'과 건물주의 합성어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이 한국 탐사저널리즘 센터 데이터 팀과 함께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토대로 유명인 소유의 건물을 조사한 결과, 지난 5년간 건물을 매입한 연예인은 총 55명이었다. 이들은 건물 63채를 매입했고, 매매가 기준 액수가 무려 4700억 원에 달했다.

그들이 수십, 수백억 대의 건물주가 될 수 있었던 방법은 바로 '대출'에 있었다. 강남의 한 빌딩 전문 중개 법인에서는 10억으로 50억짜리 건물주가 될 수 있는 방법으로, 은행의 레버리지(대출 효과)를 소개했다. 은행에서 최대한으로 대출을 끌어와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 실제로 'PD수첩'이 분석한 몇몇 연예인도 매매가 대비 대출액이 눈에 띄게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효진은 은행 대출을 이용해 건물을 매입한 후 5년 안에 되팔아 시세 차익을 얻었다. 그는 37억 원에 인수한 용산구 한남동 빌딩의 매매가 중 26억 원을 은행 대출로 충당했다. 자기 자본은 약 8억원만 들인 것. 공효진은 약 4년 뒤 해당 건물을 60억 원에 팔아 23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지난 21일 방송된 'PD수첩'/ 사진=MBC 제공
지난 21일 방송된 'PD수첩'/ 사진=MBC 제공
권상우와 하정우도 은행 대출을 이용했다. 권상우는 최근 매매가 280억 원의 등촌동 빌딩을 매입했는데, 이 중 대출은 240억 원이었다. 하정우는 2018년 종로에 81억원짜리 건물을 매입했는데 57억 원이 대출금이었다. 이어 곧바로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127억 원 상당의 건물을 하나 더 매입한 하정우는 이때도 99억 원을 은행에서 빌렸다.

또 다른 방법은 바로 '법인 설립'으로 세금 혜택을 받는 것이다. 이병헌, 송승헌, 김태희, 권상우 등은 법인을 통해 건물을 매입했다.

임대 소득세와 양도소득세가 발생하는 개인과 달리 법인은 '법인세'로 계산된다. 개인 사업자는 6~42%의 세율을 적용받지만 법인은 대부분 10~22% 사이의 세율이 부과되기 때문에, 약 2배 정도의 절세를 할 수 있는 셈이다.

'PD수첩'이 확보한 연예인 빌딩의 등기부등본에서는 빌딩의 소유자가 본인이 아닌 법인으로 기재된 경우가 있었다. 해당 법인은 본인 또는 가족이 임원으로 등재돼 있는 이른바 ‘가족 법인’이었다.

이병헌은 어머니 명의로 된 법인을 통해 건물을 매입했으며 법인 사업자의 주소지는 서울이 아닌 경기도 안성의 한 오피스텔 건물이었다. 주소지에 적힌 법인 사무실엔 아무도 없었다. 이병헌 측은 "해당 법인은 안성 오피스텔을 관리하기 위해 그 지역에 설립한 것이고, 양평동 빌딩을 이 법인 명의로 매입한 건 세무사 조언"이라고 설명했다.

강남에 132억원 짜리 빌딩을 소유한 김태희도 서울 강남역에 위치한 빌딩을 언니가 이사인 법인명으로 매입했다. 경기도 용인으로 적힌 주소지를 찾아가 본 결과 다른 법인이 입주해 있었다. 김태희 측은 "효율성 차원에서 비상주 사무실을 선택했고, 부동산 투자에 대비해 용인에 법인을 뒀다. 모든 사업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서울에 법인을 설립하지 않은 이유는 취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서다. 법인이 서울에 있으면 약 2배 가량의 취득세가 부과된다"며 "구입한 건물이 서울에 있더라도 법인 사무실이 경기도에 있을 경우 취득세 중과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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