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기│My name is...
김슬기│My name is...
My name is 김슬기. 어릴 땐 한자를 쓰지 않아도 되니까 내 이름이 아주 좋았다. 그런데 너무 흔한 것 같아서 예명을 ‘김구슬’로 해볼까 했는데, 친구들이 “네 얼굴도 동그란데 이름까지 무슨 구슬이냐?”라고 하면서 반대했다. 별명은 ‘슬기로운 생활’, 그리고 바닥에서 몸을 풀면서 꿈틀꿈틀하는 모습이 애벌레 같다고 해서 ‘애벌레’였다.
1991년 10월 10일에 태어났다. 두 살 위 언니와 다섯 살 아래 남동생이 있다. 고등학생인 남동생은 항상 tvN < Saturday Night Live Korea >(이하 < SNL 코리아 >)에 호스트로 나오는 분들의 싸인을 받아달라고 한다. 조여정 선배님이나 티아라의 은정 씨 같은. 그럴 땐 그냥 내 싸인을 받아가라고 말한다.
부모님은 내가 TV에 나오는 걸 굉장히 좋아하신다. 하지만 < SNL 코리아 >가 늦은 시간에 방송되니까 그땐 주무시고, 나중에 꼭 챙겨보신다. 방송을 보고 해주시는 말씀은 딱 두 가지가 있다. “잘하네” 혹은 “재미있네.” 경상도 분이시라 말씀을 길게 안 하신다.
서울예술대학 연기과 10학번이다. 부산에서 살다가 학교 때문에 서울로 올라왔다. 주위 사람들이 전부 표준어를 쓰니까 사투리도 금세 고쳐지더라. 내가 말을 또박또박 하는 습관이 있어서 똘똘할 것 같다고 생각하시던데, 그렇지 않다. 아하하하.
< SNL 코리아 >에 같이 출연하는 사람들과는 주로 잡담을 많이 나눈다. 으하항. 연기 이야기는 잘 안 하는 것 같다. 크루들 중에서 (고)경표 오빠랑은 나이대가 비슷하니까 친하다. 오빠는 다른 사람을 때리고 도망가거나, 술래잡기처럼 유치원생들이 치는 장난을 좋아한다. 물론 나한테는 아직 멋있는 오빠처럼 무게를 잡고 “슬기야” 이러지만.
TV에 나오는 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거울로 본 모습보다 훨씬 더 잘 나온다. 화장발보다는 조명발의 힘이 정말 큰 것 같다. 지인들은 다 실물이 더 낫다고 해주시지만, 나는 화면발에 만족하고 있다.
김슬기│My name is...
김슬기│My name is...
요즘엔 길을 다니면 사람들이 나를 좀 알아보는 것 같다. 어제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개그맨 김기리 씨가 팬이라고 말씀해주셔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나보다 더 유명하신 분이 아는 척을 해주셔서 신선한 경험이었고, 뿌듯했다.
하루에 한 번 정도 내 이름을 검색해본다. 아직 내가 정말 유명한 사람이 아니니까 호평밖에 없어서 이럴 때 자주 봐야겠다고 생각한다. 나중에는 검색을 하지 말아야지. 하하하하. 팬카페에도 들어가 봤는데, 아직 가입은 못 했지만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좀 더 부흥되면 나라는 걸 알리고 가입할 생각도 있다. 회원 수가 한… 백 명 정도 되면? 그 정도도 나한테는 과분한 것 같다.
연기하고 있는 캐릭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금은 연극 을 하는 중이라 유화이라는 인물의 성격을 닮아가고 있다. 화이가 굉장히 밝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이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더 밝아지고 내 삶도 좀 더 사랑스러워지는 것 같다. 오늘도 좀 사랑 충만한 스타일이다. 헤헷.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리더 역할을 한다. 놀러 가는 일이 있으면 내가 먼저 계획을 짜서 공유한다거나 하는 편이다. 요즘에는 바쁘다 보니 친구들을 만나기도 좀 어려운데, 내가 없다고 모임이 안 돌아가는 건 아니니까 뭐….. 연락은 항상 하고 있다.
길을 잘 못 찾는 편이다. 잘 가다가도 딱 돌아서면 방향을 잃는다. 순간적으로 “엇?” 이렇게 되면서 멘탈붕괴가 오는 바람에 다 꼬이는 거다.
예전엔 동방신기를 좋아했다. 부산 사람이니까 공개방송을 간다거나 하진 않았고, 앨범을 사고 화면으로 보는 걸 좋아하는 정도? 다만 팬클럽인 카시오페아에는 가입했었다. 지금은 아이돌에 전혀 관심이 없다. 나보다 어린 분들도 많으셔서 좀….. 이제는 배우분들이 좋다. SBS 에 나오시는 김수로 선배님도 멋있으시고, 하정우 선배님도 엄청나게 매력적이시다. 아, 하정우 선배님은 < SNL 코리아 >에 호스트로 한 번 나와주시면 좋을 것 같다. 아하하하. 너무 사심인가?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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