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학창시절은 있다. 영화 <써니>처럼 여성들의 우정을 그린 뮤지컬 <롤리폴리>가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순간순간 울컥하게 만드는 건,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작품은 아릿했던 첫사랑, 뭘 해도 즐거웠던 친구들과의 시간 등 어른이 된 후 잊고 살았던 기억들을 보니 엠의 ‘Happy Song’이나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의 ‘Midnight blue’ 등 귀에 익은 팝송에 담아 실어 나른다. 그리고, 18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푸른색 플레어 스커트 교복을 입고 무대 위에 등장한 다섯 명의 여고생들은 그 나이에만 꿀 수 있는 꿈을 꼭 닮아 있었다. 폭력 써클 무지개파의 리더였던 주영과 이태원 뉴스타 나이트클럽 사장의 딸인 현주, 거울공주 영미, 오락부장 자현, 문학소녀 미자. 일명 ‘롤리폴리 시스터즈’는 30년 후를 상상하며 교정 앞 나무 아래 타임캡슐을 묻는다. 그 사이 현주 역을 맡은 티아라의 소연은 총총 뛰어다니며 자현 역의 장주연을 향해 “너 저 안에 초콜릿 같은 거 넣으면 안 된다! 아끼면 똥 되거든~”이라 천연덕스럽게 말하고, 주영 역의 효민은 비교적 안정적인 톤으로 디온 워윅의 ‘That`s what frends are for’ 한글 번안곡을 부르기 시작한다.



허나 배우들 역시 이미 소녀시절을 지난 이들인지라, 맡은 역할들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각자의 경험을 부지런히 소환해야 했다. 하이라이트 공연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캐릭터를 분석하거나 공부할 시간은 솔직히 부족했다. 대신 내가 학창시절 친구들과 어떻게 놀았는지, 좋아하는 오빠 앞에서는 어땠는지를 생각했다”고 밝힌 소연이나, “나서기를 좋아해서 장기자랑 시간에는 나가서 춤을 추고, 초등학교 6년 내내 반장을 했을 정돈데 그 점이 (내가 맡은) 주영과 닮은 것 같다”는 효민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그 사람을 더욱 잘 보여주는 법. 포토타임이 되자 함께 하트를 만들고, 손바닥을 맞대던 효민과 소연은 민망한 듯 깔깔 웃다가 손을 꼭 잡고 무대 뒤로 뛰어 들어간다. 그 순간, 이들에게서 아이돌 ‘티아라’가 아닌 주영과 현주처럼 평범한 소녀들의 얼굴을 발견했음은 두말 할 필요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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