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강호동(왼쪽), 유재석. /사진=텐아시아DB
강호동(왼쪽), 유재석. /사진=텐아시아DB
반짝이 옷을 입고 구성지게 트로트를 부르는 유재석, 새벽 방어 조업에 나선 강호동. 20여 년간 국민MC의 자리를 지켜온 두 사람의 최근 모습이다. 유재석은 트로트가수 유산슬로 지난해 MBC방송연예대상에서 신인상까지 거머쥐었고 강호동은 오는 28일부터 방송되는 ‘호동과 바다’로 다큐멘터리에 처음 도전한다. 이들이 국민MC로 불리는 건 정상의 자리에서도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방송 환경에서 부단히 적응하며 스스로 변화하고 도전하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MBC ‘놀면 뭐하니’에서 반(半)강제로 트로트가수 유산슬 데뷔에 도전했다. 등 떠밀리듯 하는 것 같으면서도 잘 따라오고, 투덜대면서도 은근히 즐기는 듯한 유산슬의 성장기는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끼는 대목이었다. 국민MC 유재석과 트로트 신인 유산슬이라는 정체성 사이에서 흔들리는 그의 모습도 웃음을 자아냈다. 유산슬의 ‘합정역 5번 출구’ ‘사랑의 재개발’은 단순하고 쉬운 리듬과 가사로 전 연령층에서 골고루 인기를 얻었다. 유산슬은 MBC를 넘어 KBS ‘아침마당’, SBS ‘영재발굴단’에도 출연해 ‘방송사 대통합’도 이뤄냈다. 뿐만 아니라 유재석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드럼 연주가, ‘유산슬라면집 사장’으로도 변신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은 김구라, 박명수에게 유산슬라면을 대접하며 따뜻하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유재석 특유의 부드러운 진행 실력이 진가를 발휘했다.

강호동은 오는 28일부터 Olive 푸드 다큐멘터리 ‘호동과 바다’를 선보인다. 강호동은 “에너지와 낭만, 추억을 주는 푸르른 바다와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음식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최애’ 단어들이다. 이 두 가지가 조합된다는 것만으로도 출연해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며 “해안가에서만 접할 수 있는 음식이나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 레시피 없이 손맛으로만 이어져 내려오는 다양한 음식들을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을 하면 더욱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층 부드러워진 강호동의 진행과 그림 같은 겨울 바다 풍경, 바닷마을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이 어우러질 전망이다.

tvN ‘라끼남’ ‘신서유기’와 JTBC ‘한끼줍쇼’의 강호동과 MBC ‘놀면뭐하니’와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의 유재석. /사진=방송 캡처
tvN ‘라끼남’ ‘신서유기’와 JTBC ‘한끼줍쇼’의 강호동과 MBC ‘놀면뭐하니’와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의 유재석. /사진=방송 캡처
강호동과 유재석은 각각 ‘영혼의 단짝’ 나영석 PD, 김태호 PD와 함께 유튜브에서도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강호동이 전국을 다니며 가장 맛있는 라면을 끓여먹는다는 콘셉트의 ‘라끼남’은 스낵 콘텐츠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을 겨냥해 TV에서 6분 편성이라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고, TV 미공개분 등이 포함된 풀버전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다. 지리산에서, 동해 바다에서 뜨끈한 라면 한 그릇을 끓여먹는 강호동의 모습이 푸근하고 정 넘친다. 짧은 방송 시간인데도 강호동은 그 안에 특유의 친근한 면모를 담아냈다. 유재석의 ‘놀면 뭐하니’도 유튜브를 통해 방송 뒷 얘기를 풀고 라이브 방송도 진행한다. ‘기계치’인 유재석은 유튜브 방송을 어색해 하고 생방송에 약하다고 투덜대면서도 능숙하게 방송을 이끌어나간다.

강호동과 유재석은 콘텐츠, 채널, 플랫폼을 넘나들고 있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두 사람이 오랫동안 국민 MC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다. 또한 앞으로도 전성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되는 이유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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