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9일 방영된 tvN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방송화면.
지난 9일 방영된 tvN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방송화면.
tvN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이하 ‘싸패다’)’가 마지막회까지 이렇다 할 매력을 발산하지 못한 채 끝났다. 장르물 마니아도, 대중도 사로잡지 못해 16회 시청률의 절반은 1%대, 나머지 절반은 2%대였던 ‘싸패다’. 최종회까지

지지부진의 늪에서 탈출할 만한 한방을 기다렸으나 탈출구는 없었다.

지난 9일 ‘싸패다’ 최종회가 방영됐다. 육동식(윤시윤 분)은 마침내 사이코패스라는 누명을 벗고 사이코패스 스릴러 작가가 됐다. 서인우(박성훈 분)는 심보경(정인선 분)을 위협하다가 사고로 건물에서 추락해 식물인간이 됐다.

1년 후 육동식은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라는 책을 출간한 작가가 됐다. 그러나 행복하던 삶에 다시 서인우가 끼어들었다.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나 육동식을 미행한 것이다. 이를 알아차린 육동식과 심보경은 공조해서 되려 서인우를 방에 가두는 데 성공했다. 서인우는 탈출하다가 경찰에 붙잡혀 감옥으로 갔다. 육동식과 심보경은 이후에도 사건 현장에 함께 나가며 수사를 펼쳤다.

윤시윤의 연기는 ‘싸패다’의 몇 없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코믹함과 진지함을 넘나드는 윤시윤의 선한 얼굴과 연기는 새로웠다. 그러나 16회를 이끌 정도의 몰입력과 무게감을 갖췄는 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았다.

정인선은 ‘싸패다’를 통해 처음으로 직업이 있는 캐릭터를 맡았다. 정인선은 남다른 수사 촉을 지닌 심보경 역을 충실하게 표현했으나 캐릭터 자체가 평범해 크게 이목을 사로잡진 못했다. 다른 작품에서 전문직 여성을 연기할 경우 더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충분하게 예상할 수 있을 만한 연기였다. 사이코패스인 서인우 역을 맡은 박성훈도 마찬가지였다.

‘싸패다’는 전반적으로 이러한 ‘평범’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사이코패스라는 소재는 이미 수년 전부터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했다. 현재는 시사보도 프로그램에서 다룬 현실의 사이코패스가 주는 충격이 허구 속 사이코패스를 넘어설 정도다. 넷플릭스만 봐도 사이코패스를 소재로 하는 장르물은 넘쳐난다. ‘싸패다’는 어리버리한 사이코패스라는 점을 내세웠지만 눈에 띄는 차별화를 이루진 못했다. 그 실패는 저조한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나타났다.

‘싸패다’는 최종회 방영을 앞두고 스태프 부당 해고 논란에 휩싸이는 오점까지 남겼다. ‘싸패다’ A팀 기술스태프(촬영·조명·그립·동시녹음) 23명은 지난 5일 새벽 5시30분 촬영 현장에서 갑자기 촬영 종료 통보를 받고 철수했다. 현장의 장시간 노동 항의가 ‘방송신문고’ 익명 카카오톡 채팅방에 올라온 지 약 1시간 후였다. 방송신문고는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등이 관리하는 익명 채팅방이다. 여기에는 “자살하고 싶다” “찍어야 되고 그런 거 알겠는데 그런 거 조율 못하고 (중략) 현장 사람들 드라마 찍는 기계로 만들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나 제작사는 “휴식 제공을 위한 긴급 대체 인력 투입으로 부당해고가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데 그쳤다.

‘싸패다’ 후속으로는 ‘머니게임’이 방송된다. 오는 15일 밤 9시 30분 첫 방송.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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