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배우 윤경호(왼쪽부터), 장혜진, 김미수, 안내상, 라하나 PD. / 서예진 기자 lsh87@
배우 윤경호(왼쪽부터), 장혜진, 김미수, 안내상, 라하나 PD. / 서예진 기자 lsh87@
“‘루왁인간’ 같은 드라마만 있으면 열정으로 목숨 바쳐 참여할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드라마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해주는 작품입니다.”

배우 안내상이 30일 오후 2시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JTBC 드라마 페스타 ‘루왁인간'(극본 이보람, 연출 라하나)의 제작발표회에 힘줘 말했다.

은퇴 위기에 처한 50대의 세일즈맨 정차식(안내상 분)의 이야기를 다루는 ‘루왁인간’은 제6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 수상한 동명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라하나 PD가 단막극을 준비하던 중 소설을 접했고, 흥미로운 이야기에 끌려 드라마로 만들기로 했다.

정차식을 통해 팍팍한 현실에서 홀로 애쓰는 가장의 애환부터 위태로운 만년부장의 생존기를 담아낸다. 여기에 발칙한 상상력을 더해 재미도 놓치지 않는다. 원두를 수입하려다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게 된 정차식 하루아침에 커피 생두를 낳는 ‘루왁인간’으로 변하면서 벼랑 끝에 서 있던 그의 인생에 믿을 수 없는 기적이 펼쳐진다. 정차식에게 찾아온 기적이 공감과 뭉클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안내상을 비롯해 장혜진, 윤경호, 김미수 등 실력파 연기자들이 총출동해 더더욱 주목받고 있다. 어떤 캐릭터든 자신만의 색깔을 녹여내는 안내상이 중심을 잡고, 영화 ‘기생충’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장혜진과 여러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약 중인 최덕문과 윤경호가 극에 힘을 더한다. 여기에 드라마 주인공은 처음인 김미수도 탄탄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을 전망이다.

라하나 PD는 “연말에 어울리는 따뜻한 드라마다. 자신의 삶에 자부심을 갖고 용기를 갖고 살자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원작의 매력을 살리면서 이야기를 조금 더 현실적으로 써줄 작가님을 찾으려고 고민했다. 덕분에 대본이 무척 재미있다. 내가 처음 대본을 보고 느낀 만큼 시청자들에게도 잘 전달해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연출했다”고 밝혔다.

배우 안내상. / 서예진 기자 lsh87@
배우 안내상. / 서예진 기자 lsh87@
안내상을 비롯해 장혜진과 윤경호 등도 대본을 보고 출연하기로 결심했다. 극중 정차식의 옷을 입는 안내상은 “언제 회사에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함 속에서 안절부절하는 인물이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따뜻하고 좋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가슴이 미어지고 삶의 애환과 고통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을 다닌 적이 없어서 정차식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실제 직장에서 부장인 친구를 보면서 해결점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내상은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을 보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혜진은 ‘루왁인간’에서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열연을 펼쳤다. 극중 정차식의 아내 박정숙 역을 맡은 그는 “살아 숨쉬는 엄마,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메이크업을 선택했다. 이번 작품음 많은 걸 빼려고 노력했다. 감정도 최대한 덜어내 덤덤하게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윤경호는 정차식의 직장동료 김영석 역을 연기했다. 그는 “실제 나이보다 10년 이상 많은 역할을 한다는 게 쉽지 않지만 내 외모에 의지하고, 과감하게 두피를 노출했다”고 설명해 주위 사람들을 웃게 했다. 또한 “안내상 선배님을 작품을 통해 보면서 동경하고 존경의 대상이었는데, 같이 연기를 하려니까 떨렸다. 술 한 잔을 마시면서 진짜 형처럼 느껴졌고, ‘이 형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마음을 갖고 믿음으로 다가가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드라마에서 처음 주인공을 맡은 김미수 역시 ‘루왁인간’을 위해 바리스타 수업까지 받을 정도로 열정을 쏟았다. 극중 정차식의 딸 정지현 역을 맡은 그는 커피숍을 운영하는 캐릭터를 더욱더 잘 표현하기 위해 커피 공부를 하고, 라하나 PD와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했다.

배우 김미수. / 서예진 기자 lsh87@
배우 김미수. / 서예진 기자 lsh87@
김미수는 “작품을 통해 안내상·장혜진·윤경호 선배님들을 봤을 때 인상이 강렬해서 무서울 것 같았다. 처음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큰 사랑을 받으면서 연기했다”면서 “아낌없이 도와주고 격려해주고 응원해주셔서 연기할 때 집중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안내상은 이날 제작발표회 내내 라하나 PD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아부를 하는 편이 아닌데, 진심으로 대단한 감독님을 만난 것 같다”면서 “보름 정도 작업했는데, 단막극이어서 아쉬울 정도였다. 늘 밝은 미소로 현장에 나타났고, 배우들이 연기만 하고 나올 수 있도록 모든 걸 완벽한 상태로 해놔서 애로사항이 전혀 없었다.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감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 전 제작진과 배우들이 모여 시사회도 마쳤다. 마치 송년회를 하는 느낌이다. 대하 사극을 하나 마친 팀 같은 분위기”라며 웃었다.

드라마 ‘순정에 반하다’ ‘뷰티 인사이드’ ‘으라차차 와이키키2’ 등에서 조연출로 활약하다 ‘루왁인간’으로 메인 연출자로 첫 발을 떼는 라하나 PD는 “이 작품이 잘 될 것 같다고 느낀 두 가지 포인트가 있었다. 하나는 대본 연습을 마치고 장혜진이 엄마를 연기하는데 희망이 보였다. 또 다른 하나는 주인공의 안내상의 분량이 95%였다. 6일 연속으로 촬영하던 날, 안내상이 ‘내가 안내상이 아니라 정차식인 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 사악하게도 속으로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경험을 하게 해준 배우들에게 모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안내상을 비롯해 장혜진, 윤경호, 김미수 등은 제작발표회에서 거듭 “따뜻하고 훌륭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안내상은 “연말을 마무리하는 소중한 작품”이라고 했고, 김미수는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루왁인간’은 이날 오후 9시 30분부터 2회 연속 방송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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