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배우 안재홍(왼쪽부터), 천우희, 이병헌 감독, 전여빈, 한지은, 공명. /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안재홍(왼쪽부터), 천우희, 이병헌 감독, 전여빈, 한지은, 공명. / 이승현 기자 lsh87@
“상다리가 부러지게 준비했는데 안 드시면 아쉬울 것 같습니다. 하하”

‘스물’ ‘바람 바람 바람’ ‘극한직업’ 등 코믹 영화로 사랑받은 이병헌 감독이 드라마에 처음 도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JTBC 새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극본 이병헌 김영영, 연출 이병헌 김혜영)의 제작발표회에서 이 감독은 내내 수줍은 듯 웃었지만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오는 9일 베일을 벗는 ‘멜로가 체질’은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일상과 고민, 연애 등을 다룬다. 지난 1월 개봉된 ‘극한직업’으로 1600만 명을 끌어모은 이병헌 감독의 드라마 첫 도전작이어서 시작 전부터 주목받고 있다. 한국 코미디 영화의 중심에 선 그가 드라마에서는 어떤 웃음을 선사할지 기대를 모은다.

이 감독은 “영화 ‘스물'(2015)의 개봉 이후 김영영 작가와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2시간 안에 풀기에는 방대한 양이어서 드라마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면서 “촬영 방식의 차이는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보다 일을 조금 더 한다는 것 정도이다. 즐겁게 작업 중”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번에는 상황이나 액션보다 입을 많이 움직이는 코미디”라며 “‘극한직업’과는 다른 결의 이야기, 다른 방식의 코미디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종회 대본을 탈고한 ‘멜로가 체질’은 현재 12회를 찍고 있다. 여유롭게 촬영해서인지 감독은 물론 배우들도 여유가 넘쳤다. 이 드라마에는 천우희·전여빈·한지은·안재홍·공명·윤지온·이유진·이주빈 등 출중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뭉쳤다.

배우 안재홍(왼쪽), 천우희. /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안재홍(왼쪽), 천우희. / 이승현 기자 lsh87@
극중 드라마 작가 임진주 역을 맡은 천우희는 “그동안 출연 한 작품이 무겁고,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놨다면 ‘멜로가 체질’은 스스로 즐겁기 위해서 선택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세 명의 여자가 극을 이끄는 중심이라는 점이다. 더불어 이병헌 감독과의 호흡이 궁금해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에는 여러 인물의 고민과 성장통, 상처가 살아있다. 시청자들 역시 ‘내 이야기 같다’는 공감 포인트가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신파 없이 무척 유쾌하다”고 강조했다.

천우희와 사랑 이야기를 만드는 드라마 PD 손범수 역은 안재홍이 맡았다. 그는 역할을 위해 체중을 10kg 감량했다. 다이어트에 대해 묻자 “육류보다는 해산물, 라면보다 냉면 등 하나씩 고쳐가고 줄이면서 살을 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서서히 살을 뺐기 때문에) 극 초반에는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지만 점점 개선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해 주위를 웃게 만들었다.

천우희와 안재홍은 웹드라마 ‘출중한 여자’ 이후 5년 만에 한 작품에서 다시 만났다. 두 사람 모두 “당시 짧지만 연기 호흡이 잘 맞아서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나고 싶었는데 이번에 같이 하게 돼 좋다”며 서로를 칭찬했다.

안재홍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새삼 천우희의 대단함을 다시 느낀다. 덩달아 나도 연기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까지 느끼게 한다. 서로 주고받는 호흡일 잘 맞아서 안방에도 재미가 전해질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천우희 역시 “안재홍은 어떤 연기를 해도 재미있게 풀어낸다. 같이 연기하면서도 무척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멜로가 체질’은 30대 여성 친구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만큼 임진주 역의 천우희는 물론 다큐멘터리 감독 이은정 역의 전여빈과 드라마 제작사 마케팅 팀장 황한주 역의 한지은을 향한 기대도 크다.

배우 전여빈(왼쪽부터), 천우희, 한지은. /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전여빈(왼쪽부터), 천우희, 한지은. / 이승현 기자 lsh87@
전여빈은 “처음에 대본을 4회까지 읽었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했다. 그들 속에 존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이후 이병헌 감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존중받는 느낌이어서 좋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촬영장은 더 좋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말할 것도 없고 제작진과도 돈독하다. 기쁜 마음으로 촬영 중이다”고 덧붙였다.

데뷔 후 9년 만에 처음 주연을 맡은 한지은 역시 “나를 선택해준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영광이다. 기쁨과 동시에 책임감도 느낀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더 깊이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여서 감사하고 떨렸다”고 했다. 그가 맡은 황한주는 아이를 키우면서 일하는 ‘워킹맘’이다. 이에 “결혼과 출산, 육아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실제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들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아이에 대한 엄마의 감정을 배우기 위한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배우 공명. /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공명. / 이승현 기자 lsh87@
‘극한직업’에 이어 ‘멜로가 체질’까지 이병헌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공명은 “이 드라마를 선택한 건 오로지 이병헌 감독 때문이다. 올해 같이 두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멜로가 체질’에도 ‘극한직업’ 때 같이 한 스태프들이 있어서 당시의 행복하고 즐거운 기분을 또 한 번 느끼고 있다”고 벅찬 표정을 지었다.

“주변에 흔히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이병헌 감독은 이번에 30대의 청춘남녀를 택했다.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독특한 등장인물과 맛깔나는 대사, 유쾌한 웃음 등 그의 주특기가 ‘멜로가 체질’에서도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헌 감독은 “시청률이 얼마나 나와야 하는지도 잘 모르는 (드라마계에서는) 신인 감독이다. ‘극한직업’은 잊으려고 하면서 촬영했다”며 “‘멜로가 체질’의 시청 포인트는 단연 배우들이다. 배우를 보는 재미가 전부라고 할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다”며 궁금증을 한껏 끌어올렸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