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토요 드라마 ‘이몽’이 막을 내렸다. 유지태와 이요원은 심각한 총상을 입었지만 살아났고, 키스로 재회했다. 이후 허성태를 암살하려는 두 사람의 모습이 독립운동은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이몽’ 마지막 회에서 김원봉(유지태 분)은 친일 조선 귀족들을 처단하기 위해 움직였다.
김원봉은 이영진(이요원 분)에게 김남옥(조복래 분)의 죽음을 알리며 괴로워했다. 김남옥과 같은 날 죽기로 했다는 김원봉은 의열단이 해야 할 일을 위해 자결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동료들의 죽음을 고통스럽게 품고 마지막까지 가겠다. 끝까지 싸우다 적들 총에 맞고 눈 감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원봉은 미키(남규리 분)의 도움으로 친일 조선 귀족들을 구락부에 모았다. 그는 작전을 앞두고 이영진에게 경성을 떠나라고 이야기했다. 이영진이 왜 자신을 밀어내는 거냐고 묻자 김원봉은 “밀어내는 거 아니다.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뿐이다. 영진 씨의 역할은 이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락부에서 미래청년 모임회 행사가 시작되자 미키는 자리를 피했다. 김원봉 일행은 중추원 고문인 민영준의 건배사가 끝나자마자 총을 들고 나타나 친일 귀족들을 비롯해 총독부 사람들을 처단하기 시작했다.
이영진은 김원봉과 후쿠다(임주환 분)의 만류에도 구락부에 나타났다. 이영진은 마쓰우라(허성태 부)의 총에 맞은 김원봉을 도와주다 같이 총상을 입었다. 마쓰우라도 이영진과 김원봉의 총에 맞아 쓰러졌다. 마루(설정환 분)는 김원봉을 데리고 현장을 빠져나갔고, 정신을 잃은 이영진은 후쿠다에게 안겨 어디론가 옮겨졌다.
MBC 드라마 ‘이몽’ 방송 화면 캡처.
구락부 사건으로 김원봉과 이영진은 수배됐다. 현상금도 걸렸다. 김원봉은 위기를 넘기고 생존했다. 마루는 김원봉에게 계속 이 일을 할 것인지 물어봤다. 김원봉은 “변절자들, 일본의 군국주의가 사라지지 않는 한 난 죽을 수도 멈추지도 않을 거다”라고 말했다.
이영진도 긴 잠에서 깨어났고, 침대 옆에서 후쿠다의 편지를 발견했다. 후쿠다의 편지에는 ‘당신이 꿈꾸는 세상을 알기 위해 잠시 떠난다. 당신에게 우산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당신은 우산이 필요 없는 사람이었다. 먼 곳에서라도 응원하겠다. 다시 만난다면 웃으며 악수해요’라고 적혀있었다.
후쿠다는 김구(유하복 분)를 찾아갔다. 그는 자신이 이영진처럼 총독부 상층부에 접근할 수 있음을 전하며 조선의 독립을 위해 도울 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구는 후쿠다가 진심을 얘기하고 있다고 느꼈다.
김원봉은 이영진을 찾아헤매다 북만주에서 재회했다. 김원봉은 이영진에게 “많이 돌아서 왔다. 같은 꿈을 꾼다면 수많은 갈림길을 걸어도 반드시 만나게 된다. 이도일몽(異道一夢). 우리의 꿈은 하나이지 않나. 영진 씨가 어디로 걷든 나라를 되찾는 일이라면 난 바로 뒤에 있을 거다”라고 말한 뒤 키스했다.
다시 경성으로 돌아온 김원봉과 이영진은 경무국장으로 승진한 마쓰우라를 노렸다. 김원봉은 구락부 행사장 안에 있었고 이영진은 건물 밖에서 저격을 준비 중이었다.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김원봉은 와인 잔을 들고 조용히 “대한독립만세”라고 말했다. 이영진도 “대한독립만세”라고 하며 마쓰우라를 향해 총구를 겨누며 이야기는 끝을 맺었다.
MBC 드라마 ‘이몽’의 유지태(위쪽부터), 이요원, 허성태.
‘이몽’은 일제 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인 손에 자란 조선인 의사 이영진(이요원 분)과 무장 비밀결사인 의열단 단장 김원봉(유지태 분)이 펼치는 첩보 액션물이다. 드라마 ‘태왕사신기’ ‘사임당 빛의 일기’를 연출한 윤상호 감독과 ‘아이리스’를 집필한 조규원 작가가 의기투합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로 2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투입된 대작이다. 하지만 시청률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평균 시청률은 4%대를 기록했고, 지난 6일 방송된 31회 시청률은 2.2%까지 떨어졌다.
드라마를 통해 독립운동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매우 반길 일이다. 일제의 간교함과 잔혹함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죽음도 불사한 독립운동가의 활약상은 후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연 캐릭터의 매력이 부족했다.실존 인물인 김원봉은 너무 감정적인 인물로만 묘사됐고, 이영진은 여성 무장 독립운동가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인데도 가녀리게만 느껴졌다. 구조도 단순했다. 명확한 선과 악, 극적인 요소가 없는 뻔한 줄거리로 흥미 유발에 실패했다.
미키 역의 남규리와 후쿠다 역의 임주환의 연기는 훌륭했다. 입체적인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 몰입도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