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SBS ‘빅이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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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마약 스캔들과 성접대, 이들과 관련된 권력자들의 부정까지···. 연예계의 어두운 이면을 포착하는 파파라치를 다룬 SBS 수목드라마 ‘빅이슈’는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적어도 소재는 그랬다. 하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역량은 부족했다. 개연성이 부족했고 공감을 얻기에는 전개가 세밀하지 못했다.

지난 2일 ‘빅이슈’의 마지막회가 방송됐다. 한석주(주진모 분)는 나석훈 나라일보 대표(전국환 분)로부터 별장으로 초대 받았다. 그곳은 성접대 별장으로 은밀하게 사용되는 장소였고 오채린(심은진 분), 검사장, 경찰국장이 함께 있었다. 나 대표는 “이 집 주인은 오채린이고, 김 원장은 이 집 손님이었다”고 말했다. 나 대표는 “저런 더러운 것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었다”며 “언론사 사주는 임기가 종신인 주인이다. 오직 펜과 지성으로 이 나라를 지켜온 우리가 이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이상한 논리를 내세웠다. 그리고는 한석주에게 김상철 시장이 부도덕한 짓을 저지르는 사진을 찍어오라고 지시했다.

사진=SBS ‘빅이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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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현은 한석주의 달라진 분위기를 눈치 챘다. 지수현은 “이 일이 끝나면 나라일보로 돌아가라”고 말했지만, 한석주는 ‘내가 알던 나라일보는 없다’고 생각했다. 선데이통신에서는 김 시장 사진을 찍기 위한 작전을 시행했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던 때 한석주가 나타나 카메라를 뺏고 데이터를 삭제했다.

한석주는 김 시장을 데리고 나 대표에게 향했다. 한석주는 메모리를 나 대표에게 건넸다. 그러면서 카메라를 몰래 켜서 영상이 선데이통신과 검사장, 경찰국장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도록 했다. 한석주는 선데이통신을 배신한 게 아니라 나 대표를 속여 그의 실체를 까발리기 위한 작전을 펼치고 있던 것이었다. 선데이통신 사람들도 특공대인 척하고 별장을 덮쳤다. 나 대표는 갖고 있는 사진을 인터넷에 뿌리겠다고 경찰국장을 협박했지만 이 또한 한석주에게 저지당했다. 사건이 마무리된 후 지수현과 한석주는 국회의원 해외 시찰 비리를 캐기 위한 증거를 포착하러 LA로 향했다.

사진=SBS ‘빅이슈’ 캡처
사진=SBS ‘빅이슈’ 캡처
‘빅이슈’는 도박하는 아이돌, 군 면제를 받기 위해 병명을 조작한 톱스타, 신인 배우에게 성접대를 강요하는 권력자 등 정치·연예계의 추악한 이면을 보여주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하지만 너무 앞서나갔던 걸까. 파파라치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가 이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데 장벽이 있었다. 또 묵직한 이야기가 계속되면서 피로감이 커졌다.

한예슬은 도회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 연예매체 편집장 캐릭터의 냉철하고 명석한 면모를 부각했다. 주진모는 파파라치 사진을 찍으면서도 사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지 모르는 대상을 배려하는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를 선보였다. 죽어가는 딸을 살리려는 부성애도 절절했다.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인데도 거리감이 느껴져 캐릭터의 감정에 이입하기 어려웠다. 지수현-한석주의 감정도 사랑인지 동료애인지 불분명하게 표현됐다.

‘빅이슈’는 지난달 21일 황당한 방송사고도 냈다.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장면이 송출됐고 ‘창 좀 어둡게’ ‘다 지워주세요’ 등 스크립트도 고스란히 노출됐다. 갑자기 TV 조정 화면이 나오기도 했다. 그 후에는 ‘완성도와 재정비’를 핑계로 결방하고 몰아보기를 편성하기도 했다.

한 차례의 ‘빅’ 사고만 치른 ‘빅이슈’는 최고 시청률 4.6%(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3월 20일 10회분), 최저 시청률 2.1%(5월 1일 29회분)로, 방영 내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쓸쓸히 퇴장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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