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MBC ‘슬플 때 사랑한다’ 방송 화면
MBC ‘슬플 때 사랑한다’ 방송 화면
광기 어린 집착의 끝은 비극이었다. MBC 주말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에서 윤마리(박한별 분)는 마침내 가정폭력에서 벗어났고, 강인욱(류수영)은 자살로 자신의 범죄에서 도망쳤다.

지난 27일 방송된 ‘슬플 때 사랑한다’ 37~40회(마지막 회)는 윤마리와 서정원(지현우)이 강인욱의 폭력 영상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윤마리는 강인욱에게 “당신이 폭행하는 것을 찍었다. 그 지옥같은 곳에서 벗어나려면 무슨 짓이든 해야했으니까”라고 말했다. 강인욱은 분노하며 윤마리를 다시 예전의 얼굴로 성형수술시키는 것을 포기했다.

이후 집으로 함께 돌아온 강인욱이 윤마리에게 “나에게 머물건지, 서정원에게 갈 건지 선택하라”고 하자 윤마리는 “나가고 싶다. 이 집에서”라고 간절하게 말했다. 그런데도 강인욱은 “내가 그동안 아프게 한 건 죽을 때까지 참회할 것”이라며 만류했다. 윤마리는 “이제 내 얼굴에는 당신 어머니가 없다”며 “당신 어머니도 나도 놓아 달라. 죽고 싶지않다. 살고 싶다”고 흐느꼈다.

MBC ‘슬플 때 사랑한다’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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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마리는 강인욱이 약해진 사이 자신의 엄마를 데리고 그의 저택을 빠져나왔다. 기다리고 있던 정원과 함께 그의 집으로 갔다. 마리가 떠난 저택에서 강인욱은 또 다시 혼자 술을 마시며 권총을 만지작거렸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마리는 자신의 엄마를 정원의 엄마가 사는 곳에 모시기로 했다. 그 때 강인욱에게 연락이 왔다. 그는 “합의 이혼을 해주겠다”며 “(윤마리 혼자서) 한 시간 내로 오지 않으면 마음이 바뀔 것”이라고 위협했다.

마리는 강인욱의 차를 타고 함께 법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강인욱은 차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인적이 드문 갈대밭에서 강인욱은 또 다시 총을 꺼내들었다. 눈가에 총을 갖다댄 그는 “내 눈을 버려서라도 너를 사랑하겠다. 당신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면서 이렇게”라며 방아쇠를 당겼다.

두 사람은 응급실에 실려갔다. 응급실에서 먼저 정신을 차린 윤마리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극적으로 서정원과 재회한 마리는 그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강인욱은 눈 수술을 거부한 채 또 다시 마리를 찾아 정원의 병원을 향했고, 서정원이 그를 상대했다. 몸 싸움을 하던 중 강인욱은 경찰에 체포됐다. 윤마리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MBC ‘슬플 때 사랑한다’ 방송 화면
MBC ‘슬플 때 사랑한다’ 방송 화면
마리는 경찰에서 강인욱의 가정 폭력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서정원은 언론에 강인욱의 폭력 영상을 제보했고 그의 실체가 방송에 보도됐다. 강인욱은 “아내에게 저지른 모든 일들을 인정한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알아야 할 건 그것만이 아니다. 건하그룹 강일권 회장의 정경유착 비리와 비자금 관련 자료 또한 제출하겠다”고 했다. 경찰을 피해 집으로 돌아온 강인욱은 아버지를 향해 총을 겨눴다.

하지만 강인욱의 집착은 끝이 아니었다. 그는 서정원이 경찰 조사를 받는 가운데 마리를 납치해 저택의 수영장으로 끌고갔다. 강인욱은 마리를 안고 심장을 겨눈 채 “이 총이 우리를 하나로 이어줄 거다”라고 했다. 그러나 눈의 통증으로 인해 강인욱이 수영장으로 빠졌다.

그 시각, 마리의 납치 소식을 주해라(왕빛나)에게 전해 들은 서정원이 저택에 도착했다. 총성에 놀란 서정원이 마리에게 다가가 그를 안았다. 이때 물에 빠진 강인욱이 수면 위로 나와 서정원을 향해 총을 겨눴다. 뒤에서 이를 지켜 보고 있던 마리가 대신 총을 맞았다. 이때 경찰이 몰려오자 강인욱은 총을 자신의 머리에 겨눈 뒤 죽었다.

병원으로 실려간 마리는 수술을 받았다. 이 수술에는 서정원이 직접 참여하게 됐다. 이후 서정원의 집에서 행복한 두 사람의 모습으로 방송은 마무리됐다.

MBC ‘슬플 때 사랑한다’ 방송 화면
MBC ‘슬플 때 사랑한다’ 방송 화면
‘슬플 때 사랑한다’는 1999년 일본 TBS에서 방영된 노지마 신지 작가의 ‘아름다운 사람’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형수술을 감행한 미술가 윤마리와 그를 쫓는 재벌가 사장 강인욱, 마리를 돕는 성형외과 의사 서정원의 이야기를 담는다. 하지만 20년 전 원작을 2010년대의 한국으로 가져오면서 현대적인 해석을 덧붙이지는 못한 듯하다. 폭력을 일삼는 남편의 집착을 통해 중심 갈등을 만들며 몰입도를 높이는 방식을 취했다. 자극적인 장면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는 않았지만, 가정폭력에서 벗어나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마지막까지 가해자의 사연에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도 아쉽다.

그럼에도 폭력에서 벗어나려는 화가 윤마리와 , 그를 돕는 선한 의사의 애틋한 사랑이 절절했다. 특히 ‘슬플 때 사랑한다’는 첫 방송을 하루 앞두고 박한별의 남편(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이 빅뱅 전 멤버 승리와 동업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박한별이 남편, 윤총경과 함께 골프를 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거세졌다. 그럼에도 지현우를 비롯한 제작진과 배우들은 뚝심있게 극을 이끌었다. 무거운 감정 선과 고전적인 문어체 대화를 소화한 지현우, 류수영, 왕빛나의 연기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슬플 때 사랑한다’ 후속으로는 3.1 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 ‘이몽’이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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