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배우 박호산(왼쪽부터), 김건우, 이설, 신하균, 차선우가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드라마 ‘나쁜형사’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이승현 기자 Ish87@
배우 박호산(왼쪽부터), 김건우, 이설, 신하균, 차선우가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드라마 ‘나쁜형사’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이승현 기자 Ish87@
영국 BBC 드라마 ‘루터’를 리메이크한 MBC ‘나쁜형사’가 원작과는 다른 매력을 자신했다. ‘연기신’ 신하균, 박호산과 주목 받는 신인 이설과 김건우, 그룹 B1A4 출신 배우 차선우가 뭉쳐 색다른 범죄드라마를 예고했다.

29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나쁜형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김대진 PD와 배우 신하균, 이설, 박호산, 김건우, 차선우가 참석했다.

‘나쁜형사’는 연쇄 살인마보다 더 나쁜 형사 우태석(신하균)과 천재 여성 사이코패스 은선재(이설)의 위험한 공조 수사를 그린 범죄 드라마다.

김대진 PD는 “과거의 잘못된 판단으로 나쁜형사가 된 한 남자와, 이와 관련된 기억을 잃은 채 천재 사이코패스로 자라난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는다. 두 사람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아나가는 ‘감성 액션 범죄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김 PD는 원작 ‘루터’와 ‘나쁜형사’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사실 영국 드라마에 익숙하지 않아서 시즌 전체를 놓고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며 “왠지 어두운 풍경과 수트를 입은 흑인 남자배우가 ‘배트맨’을 연상하게 만들었다. BBC 관계자도 ‘배트맨’을 영국식으로 해석한 게 맞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MBC 새 월화드라마 ‘나쁜형사’에서 나쁜 형사 우태석을 연기하는 신하균./이승현 기자 Ish87@
MBC 새 월화드라마 ‘나쁜형사’에서 나쁜 형사 우태석을 연기하는 신하균./이승현 기자 Ish87@
그는 “‘배트맨’을 염두에 두면서 준비를 하니까 뭔가가 풀리기 시작했다”며 “수트를 입은 배트맨은 신하균이 연기하는 우태석, 이설의 은선재 캐릭터는 캣우먼, 차선우의 채동윤은 로빈을 닮았다. 김건우가 연기하는 장형민은 은선재와 함께 조커 캐릭터를 양분한다”고 했다. “박호산 씨의 전춘만 캐릭터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 시즌2의 스타크 캐릭터를 고정 캐릭터로 삼았다. 원작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긴 이야기를 16부작에 녹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악역 전춘만 캐릭터에 대해 “학창시절 친구의 이름에서 따왔다”며 “이름을 설정한 이후로 캐릭터가 물 흐르듯이 풀려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오는 신하균이 나쁜 형사 우태석을 연기한다. 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수사를 하는 캐릭터다. 신하균은 “우태석은 거칠고 저돌적이지만 섬세하고 여린 구석이 있다. 과정보다는 목적을 향해 달려간다”며 “과거의 도덕적인 딜레마에 갇혀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신하균은 우태석이 “원작 캐릭터와는 다르다”며 “원작 주인공이 육중한 곰같은 느낌이라면, 우태석은 상처받고 울부짖는 늑대같은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MBC 새 월화드라마 ‘나쁜형사’에서 천재 사이코패스를 연기하는 이설./이승현 기자 Ish87@
MBC 새 월화드라마 ‘나쁜형사’에서 천재 사이코패스를 연기하는 이설./이승현 기자 Ish87@
이설은 사회부 기자이자 천재 사이코패스인 은선재를 연기한다. 자신이 천재인 것을 굳이 숨기지 않는 성격에 잔인한 면모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300대 1의 경쟁을 뚫고 주연에 발탁된 이설은 “신하균 선배님의 사진들을 A4용지로 뽑아놓고 벽에 붙여놨다. 자고 일어나서 한 번씩 쳐다 보고 생활을 하면서도 계속 봤다”며 “쫄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 PD는 “이설을 영화 ‘허스토리’ 때 처음 봤는데, 계속 눈길이 갔다. ‘언젠가는 작업해봐야지’라고 생각했다”며 “신인이기때문에 데스크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신인은 원래 기다려줘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신하균씨와 연기하는 걸보면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한다”고 칭찬했다.

MBC ‘나쁜형사’의 박호산(위), 김건우./이승현 기자 Ish87@
MBC ‘나쁜형사’의 박호산(위), 김건우./이승현 기자 Ish87@
박호산은 청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전춘만을 연기한다. 자신의 비리를 알게된 우태석과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이다. 그는 “우태석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인물”이라며 “‘나쁜형사’라는 제목만 따져보면 내가 주인공인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전춘만은 나쁜 형사를 떠나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귀띔했다.

김건우는 우태석이 나쁜 형사가 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연쇄살인마 장형민 검사를 연기한다. 그는 “이중생활을 하는 인물”이라며 “넷플릭스를 참고하면서 많은 연쇄살인마가 나오는 드라마를 보고 연구했다”면서도 “기존과는 다른 캐릭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BC 새 월화드라마 ‘나쁜형사’에서 꽃미남 경위를 연기하는 차선우./이승현 기자 Ish87@
MBC 새 월화드라마 ‘나쁜형사’에서 꽃미남 경위를 연기하는 차선우./이승현 기자 Ish87@
차선우는 꽃미남 경위 채동윤 역이다. 그는 “경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엘리트 형사이지만, 우태석 형사를 만나 그와 닮아가게 되는 인물”이라고 했다. 김 PD는 그가 “신하균과 만나 급성장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 PD는 최근 리메이크작들의 연이은 실패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실패의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계약에도 있다고 봤다. 미국과 일본이 특히 계약이 까다롭다. ‘어떤 에피소드는 꼭 들어가야 한다’ 등의 조건이 있다”며 “창작자들이 실제로 많이 고통스러워했다”고 설명했다.

영국드라마 ‘루터’의 계약 조건은 굉장히 좋았다고 했다. 김 PD는 “원작의 주인공 루터 캐릭터가 사람을 죽이지만 않으면 되고, 여자가 아니기만 하면 된다고 하더라. 원작과 너무 다르다는 얘기는 나올 수 있지만 좀 달라도 국내에 맞는 재미를 찾는 게 맞다고 봤다”며 “요소를 가지고 오되 국내에 맞지 않는 에피소드는 우리 식으로 바꿨다”고 강조했다.

1, 2회가 19세 시청금지 판정을 받은 데 대해서는 “선정성과 폭력성 때문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PD는 “캐릭터 설정을 위한 선택이었다. 극 중 은선재가 부모님을 죽인 살해 용의자로 나오는데 이 설명을 포기해서는 드라마 전체가 성립되지 않을 것 같았다”며 “캐릭터 설정이라 애매하게 설명하기보다 제대로 설명해야 하겠다고 배우들과도 상의했다. (연출 스타일이) 대본에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이 있어도 말하지 않으면서 무서움을 더 강조하는 편이다. 1, 2회 이후에는 19금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시청률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시청자의 몫이다. 현장에서 즐겁게 상의하면서 만들고 있다”고 했다. 박호산은 “정말 최고의 팀인 것 같다”며 “신하균을 ‘연기 신’이라고 하지 않나. 그냥 그가 연기하는 걸 받기만 해도 좋은 연기가 나온다”며 기대감을 모았다.

‘나쁜형사’는 내달 3일부터 매주 월·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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