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SBS ‘미스 마, 복수의 여신’ 방송 화면
SBS ‘미스 마, 복수의 여신’ 방송 화면
지난 6일, 배우 김윤진의 19년 만의 국내 드라마 복귀작 SBS ‘미스 마, 복수의 여신’(이하, ‘미스 마’)이 베일을 벗었다. 첫 장면부터 딸을 잃고 절규하는 미스 마(김윤진)의 모습이 몰입도를 높였다. 건장한 남자 형사를 힘으로 제압하고, 썬캡을 쓴 추리소설가로 변신한 모습까지. 매주 김윤진을 안방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안도감과 기쁨을 선사했다.

‘미스 마’는 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쓴 여성이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날 방송된 ‘미스 마’ 1~4회에서는 누명을 쓴 미스 마가 치밀한 준비와 거획으로 치료감호소를 탈출하는 과정과, 추리소설가로 변신한 이후의 삶이 펼쳐졌다.

안락하게 살던 미스 마는 누명을 쓰고 치료감호소에 복역하게 됐다. 사람들은 그를 이름 대신 ‘미친 여자’로 불렀다. 하지만 복역 도중 영화 ‘무녀’를 보게 됐다. 사건 당시 자신과 대화했던 목격자가 귀신이 아니라 영화를 위해 무녀로 분장한 배우라는 것을 직감하게 됐다. 진범이 따로 있음을 확신한 미스 마. 그는 일부러 독방행을 자처해 몰래 팔 근육을 기르고, 인간 본성 및 범죄에 관한 수많은 책을 읽으며 치밀하게 탈옥을 계획했다.

SBS ‘미스 마, 복수의 여신’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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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에서는 미스 마가 간호조무사로 변장해 탈옥하는 과정이 구체적으로 펼쳐졌다. 실상 교도관 역할을 하는 간호조무사들이 2교대 근무를 하고, 월차로 인해 사람들이 섞이는 시기를 노렸다. 감호소에 큰 축제가 벌어져 외부인이 유입되고, 총괄 계장이 바뀌는 시기이기도 했다.

간호 조무사로 변신한 미스 마는 ‘사람 한 명이 빠졌다’고 선동하며 감호소 안에 혼란을 일으켰다. 없어진 사람을 찾느라 정신 없는 사이, 미스 마는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한 관리자들의 심리를 파악하며 가짜 해결책을 제시했다. 한태규 형사는 감호소에 초청된 명사가 “내가 탈옥한 미친년이냐. 나는 보내달라”고 성을 내자 할 수 없이 외부인들을 밖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이 틈을 탄 미스 마는 사복으로 갈아입고 감호소를 빠져나왔다. 밖으로 나온 미스 마는 태양과, 감호소 앞에 걸린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는 팻말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이후 민가에서 탈취한 차를 타고 딸이 죽었던 숲을 향한 미스 마. 그곳에서 자신이 숨겨 놓았던 돈다발이 든 가방을 꺼냈다.

이어 미스마는 딸이 안치된 납골당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한 형사와 조우했지만 그가 수갑을 채우려는 찰나 그를 제압한 뒤 도망쳤다. 이후 미스 마는 한 마을에서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쓴 추리소설가로 변신했다. 사건 당시 숲 속에서 마주쳤던 목격자이자 과거 ‘무녀’의 배우로 발탁됐던 이정희가 숨어 들어간 ‘무지개 마을’에서였다.

SBS ‘미스 마, 복수의 여신’ 방송 화면
SBS ‘미스 마, 복수의 여신’ 방송 화면
‘미스 마’는 추리소설의 거장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 중 여성탐정 ‘미스 마플’의 이야기만 모아 재구성한 작품이다. 원작과는 달리 드라마에서는 미스 마의 파란만장한 개인사가 더해졌지만, ‘딸을 잃은 엄마의 모성 연기’ ‘한국 주말극 특유의 막장 요소’가 짙어질 거라는 우려는 미스 마의 치밀한 탈옥 계획이 담긴 대본으로 일단은 걱정을 덜었다. 섬세한 대본도 인상적이었다. 방송 후반부 딸이 나오는 꿈을 꾸는 미스 마. “뭐하냐”는 딸의 물음에 “기도”라고 답했다. “깨지 않게 해달라고 빌고 있다”고 하자 딸은 “(꿈인 줄) 알아?”라고 되물으며 걱정했다.

내연과 비밀, 권태가 들끓는 ‘무지개 마을’의 군상들은 부유한 동네를 묘사하는 한국 드라마들에 대한 기시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책들이 가득한 ‘우림 문고’와 미스 마의 서재 등 색다른 장소, 또 현명한 여성 미스 마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주민들의 모습 등이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이날 방송된 ‘미스 마’ 1~4회는 각각 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5.8%·7.3%·8.3%·9.1%를 기록했다. 경쟁작인 MBC ‘숨바꼭질’은 4회 분이 5.7%·11.3%·11.3%·13.1%를 기록했다.

‘미스 마’는 매주 토요일 오후 9시 5분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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