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tvN ‘식샤를 합시다3:비긴즈’ 방송화면 캡처
사진=tvN ‘식샤를 합시다3:비긴즈’ 방송화면 캡처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고소한 전어를 먹으며 “맛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야무지게 전어회 무침에 밥을 비비고, 매운탕까지 맛보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 28일 막을 내린 tvN 월화드라마 ‘식샤를 합시다3:비긴즈'(극본 임수미, 연출 최규식)의 마지막 장면이다. 구대영(윤두준)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다시 밝아졌고, 그의 곁을 지키던 이지우(백진희)는 용기를 내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대영은 옛 연인의 죽음을 언급하며 “나한테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열린 결말로 매듭지었다.

사진=tvN ‘식샤를 합시다3:비긴즈’ 방송화면 캡처
사진=tvN ‘식샤를 합시다3:비긴즈’ 방송화면 캡처
◆ “나, 너 좋아해”

대영은 지우에게 옛 연인이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지우 역시 동생 이서연(이주우)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굳이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감정의 기류가 흘렀지만, 두 사람 모두 조심스러워해 친구 사이 이상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대영과 서연은 김치 수제비를 상품화하기 위해 동해 묵호항으로 향했다. 마침 쉬는 날이었던 지우 역시 두 사람을 따라나섰다. 지우는 가는 내내 피곤해하는 대영을 걱정하고 살뜰히 살피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묵호항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길, 대영은 자신의 손가락에 반지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김치 수제비 가게에 두고 왔다고 생각한 대영은 그 자리에서 차를 돌렸다. 지우에게는 뒤따라오는 서연과 선우선(안우연)의 자동차를 타라고 했다. 지우는 홀로 길 위에 서서 눈물을 흘렸다. 여전히 옛 연인을 마음에 품고 있는 대영을 눈앞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계속 마음을 숨기고 살아갈 뻔 했으나, 지우는 우선의 말을 듣고 마음을 움직였다. 서연을 좋아하며 뭐든 다 해주고 싶어하는 우선을 지켜보면서 지우는 “힘들지 않냐”고 물었다. 우선은 “전혀 힘들지 않다”며 “오히려 좋아하는 마음을 부정하고 밀어내려고 할 때 더 힘들었다”고 했다. 우선은 “누군가 불러야 노래가 되는 것처럼 사랑도 좋아한다고 표현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한마디가 지우의 마음을 바꿨다. 지우는 대영에게 “네가 내 첫사랑이다. 스무살 때부터 쭉 그랬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뭔가를 바라거나 기대하는 건 아니다. 내 마음이 그렇다”고 덧붙였다.

대영은 자신이 집 화장실에서 빼놓은 반지를 발견했다. 언제부터 반지를 빼고 다녔는지도 기억 못할 정도로 옛 연인을 서서히 잊어간다는 걸 자책했다. 홀로 술잔을 기울이던 대영 앞에 나타난 건 우선이었다. 우선은 누군가를 잊는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대영에게 “사람의 기억은 점점 잊혀져 가는 것”이라며 “자연스러운 것이니 미안해하지 말고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고 위로했다.

이후 대영은 지우를 공원으로 불렀다.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고, 침묵을 깬 건 대영이었다. 그는 지우에게 “난 그 사고 이후로 멈춰 살았는데, 너를 만나고 용기가 생겼다. 나에게 시간을 좀 달라”고 했다.

사진=tvN ‘식샤를 합시다3:비긴즈’ 방송화면 캡처
사진=tvN ‘식샤를 합시다3:비긴즈’ 방송화면 캡처
◆ 야심차게 시작해 아쉽게 끝났다

지난 7월 16일 처음 방송을 시작한 ‘식샤를 합시다3:비긴즈’는 2013년 시즌1과 2015년 시즌2에 이어 3년 만에 돌아와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껏 높였다. 제작진 역시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예고했다. 무엇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방식으로 꾸며 신선함을 더했다. 스무살 때 만난 대영과 지우의 풋풋한 설렘부터 일상에 지친 직장인이 돼 만난 두 사람의 현재를 대비해 보여주면서 공감을 이끌어냈다.

음식과 이야기를 엮은 ‘먹방(먹는 방송)’인 ‘식샤를 합시다’ 시즌3의 시작은 민어 요리와 돼지 막창이었다. 돌아온 ‘식샤님’ 대영의 변함없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좋은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2회부터 반응이 갈렸다. 시즌2에서 대영과 연인으로 발전한 백수지(서현진)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흐름은 시청자들의 반감을 샀다. 2회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꼭 죽여야 하는 이유가 있었느냐”고 아쉬움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제작진은 작품의 중심을 잘 잡았다. 과거에서는 청춘의 풋풋함을, 현재에서는 청춘의 고단함을 녹이며 다양한 음식을 소개했다. 배우들은 갈치 통구이와 평양냉면, 비트 파스타, 전복, 짚불 꼼장어, 청어 소바, 대패삼겹살, 양장피, 즉석 떡볶이, 붕장어회, 초계탕, 과일빙수, 복어, 양고기, 오리 백숙, 세발 낙지, 소고기 구이 등을 맛깔나게 먹었다.

수지의 사망 충격을 거두고 잘 나아가는가 싶었는데, 예상 못한 암초에 걸렸다. 대영 역의 윤두준이 갑작스럽게 군에 입대하게 된 것이다. 당초 16회로 끝날 예정이었으나 2회 앞당겨 14회로 조기 종영한 이유다. 제작진은 처음 생각한 기획 방향을 바꾸지 않겠다고 했으나, 마지막이 더 풍성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을 텐데 급하게 마침표를 찍는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대영이 지우에게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한 이후 바로 서연, 우선과 더불어 전어 요리를 먹었다. ‘먹방’의 재미, 열린 결말의 여운을 모두 살리지 못한 끝맺음이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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