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손지원 PD/사진제공=KBS
손지원 PD/사진제공=KBS
여행 예능 홍수 속에서 KBS2 ‘배틀트립’이 두 돌을 맞았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손지원 PD는 “가격 정보를 전달해 시청자가 무리 없이 따라할 수 있는 여행을 소개한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배틀트립’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다.

‘배틀트립’은 연예인들이 2인 1조로 팀을 이뤄 여행을 떠나고 방청객의 투표에 따라 우승팀을 정한다. 2016년 방송을 시작해 오는 14일과 21일 2주년 특집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번 특집방송에는 방송인 이휘재, 김숙, 가수 성시경 등 MC들의 여행을 담는다. 지난 3월 괌에서 촬영을 마쳤다.

특집 방송에 앞서 손 PD는 ‘배틀트립’의 진행 방식에 변주를 주며 다양한 실험을 했다. 먼저 아나운서 최동석·박지윤 부부가 출연한 발리 여행 편(3월 17일 방송)에서 손 PD는 ‘관계’를 집중적으로 보여줬다. 남녀 출연자의 토크 공간을 나눠 여행에 대한 각기 다른 감상을 전하기도 했다. 손 PD는 “발리 편 시청률이 다행히 잘 나왔다”며 “보다 입체적인 방송을 위해 관계를 보여주는 게 좋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여행을 즐기는 염경환, 최은경, 안선영/사진=KBS2 ‘배틀트립’ 방송화면
베트남 여행을 즐기는 염경환, 최은경, 안선영/사진=KBS2 ‘배틀트립’ 방송화면
베트남에서 살고 있는 염경환이 현지 여행 설계자로 나섰던 지난 3월 25일 방송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손 PD는 “여행을 많이 다니는 사람들에겐 관광객들만 가는 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 그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현지 인맥이라고 생각해 염경환을 섭외했다”며 “ 정보의 깊이나 디테일 면에서 다양한 걸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격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여행’을 돕는다는 본령은 잊지 않는다. 실제로 ‘배틀트립’ 제작진은 현지 관계자들이 제안하는 할인 등 금전적인 혜택을 거절하고 있다고 한다. 방송에서 소개된 여행지에 시청자들이 갔을 때, 방송과 동일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토요일 오후 10시 50분 편성으로 첫 삽을 뜬 뒤 방송 시간이 여러 차례 바뀌는 수난을 겪기도 했지만, 2년 간 버텨왔다는 점은 분명 높이 평가할 만하다. 3~4%대였던 시청률도 5-6%대로 오르는 추세다. 손 PD는 “시청자의 적극적인 액션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다른 예능과 달리 시청자가 직접 방송에 나온 여행지를 가보고 그것을 SNS에 인증한다”며 “단지 시청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직접 여행을 다녀오고 반응을 남기는 등 적극적인 액션 형태로 이어졌다. 덕분에 뒷심을 발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틀트립’은 매주 토요일 오후 9시 15분 방송된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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