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KBS2 ‘1%의 우정’ 방송화면 캡처
사진=KBS2 ‘1%의 우정’ 방송화면 캡처
‘우리,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친구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KBS2 예능프로그램 ‘1%의 우정’이 지난 3일 오후 처음 방송됐다. 지난해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내보낸 뒤 6개월 만에 정규 편성됐다. 당시 호흡을 맞춘 배철수, 안정환, 배정남 등이 다시 뭉쳤고, 김희철이 새로운 얼굴로 합류했다.

파일럿 방송 때 친구가 된 축구선수 출신 안정환과 모델 배정남은 한층 가까워져서 돌아왔다. 앞서 지나치게 다른 두 사람이 친구가 되는 과정은 보는 이들을 웃게 했다. 오랜 선수 생활로 옷이라면 운동복이 가장 편한 안정환과, 자신을 꾸미는 걸 좋아하는 배정남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다. 하지만 자라온 환경에서 비슷한 구석을 발견한 둘은 급속도로 친해졌다. 배정남은 만나자마자 안정환을 ‘형’이라고 친근하게 부르며 그를 위해 옷과 모자 등을 골라줬다. 안정환은 배정남이 자주 가는 이태원을 둘러보며 새로운 경험을 했다.

이후에도 따로 연락하며 친분을 쌓았다는 안정환, 배정남. ‘1%의 우정’은 지난해 12월 두 번째 만남부터 공개했다. 안정환은 괜히 존댓말을 쓰며 어색해했고 배정남도 그런 그를 보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어 안정환은 배정남에게 신발을 선물했다. 지난 방송 때는 배정남이 안정환을 위해 직접 모자를 만들었다. 그에 대한 보답이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공약’으로 이어졌다. “‘1%의 우정’이 정규 편성 된다면 패션쇼 무대에 서겠다”고 공약을 내건 안정환은 “안 하는 방법을 생각해봐야겠다”면서도 “패션쇼 보조로 공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몇 차례 더 만난 두 사람은 축구도 했다. 배정남은 “축구장에 처음 온다”고 했고, 안정환은 그런 그에게 축구를 가르쳐줬다. 같은 팀으로 축구 대결을 펼친 안정환, 배정남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더 가까워졌다.

사진=KBS2 ‘1%의 우정’ 방송화면 캡처
사진=KBS2 ‘1%의 우정’ 방송화면 캡처
안정환, 배정남보다 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의 첫 만남도 공개됐다. 그룹 슈퍼주니어 김희철과 주진우 기자다. 김희철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술관을 방문했고, 그곳에서 주 기자와 만났다.

만나기 전 주진우는 “나이를 먹으면서 주변 사람들을 정리하는 것 같다. 새 친구를 만나는 게 낯설다”고 말했다. 김희철 역시 “연예인이 아닌 사람을 만나는 게 어색하다”고 했다.

자유분방한 김희철과 정제된 느낌의 주진우는 겉모습부터 달랐다. 김희철은 주진우와의 대화에서 나오는 정치인에 대한 이야기에 당황했다. 주진우의 하루에 들어간 그는 더 놀랐다. 휴대전화는 쉴 새 없이 울렸고, 급기야 변호사와 만나는 자리까지 따라갔다. 낯선 법률 용어에 주진우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김희철의 눈빛은 계속 흔들렸다. 그는 이후 인터뷰에서 “갑자기 끌려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불안한 심경을 털어놨다. 배철수, 안정환, 배정남도 두 사람의 만남을 웃으며 지켜봤다.

하루 평균 15개의 약속이 잡혀 있는 주진우의 삶은 진지하고 어두운 색깔을 냈다. 반면 김희철은 KBS2 음악프로그램 ‘뮤직뱅크’의 대기실에 방문해 후배 가수들과 웃고 떠드는 등 밝은 기운을 뿜어냈다. 하루만 들여다봐도 180도 다른 김희철, 주진우가 어떻게 친구가 될지 기대를 높였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친구가 돼가는 과정을 출연자들이 모니터로 지켜보며 추임새를 넣는 것도 재미 요소다. 안정환, 배정남, 김희철은 상대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몰랐던 부분을 알고, 배철수는 중간에서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또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김희철은 새롭게 합류해 윤활유 역할을 제대로 했다.

정규 편성 후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김희철, 주진우를 붙인 ‘1%의 우정’의 손자연 PD는 “반드시 친해지는 걸 강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사회에서도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 방송을 보면서 ‘나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한 번쯤 돌아보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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