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에서 최도경 역으로 사랑받는 배우 박시후
KBS2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에서 최도경 역으로 사랑받는 배우 박시후
아무리 험난한 장애물이 있더라도 그녀를 위해 손을 내미는 것이 ‘백마 탄 왕자님’의 정석 아니었던가. KBS2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 최도경(박시후)은 “넌 날 보고 웃을 수가 없으니 널 잡을 수가 없다”며 사랑하는 서지안(신혜선)을 놓아준다.

극에서 최도경은 해성그룹의 외아들이다. 호감 가는 외모에 세련된 품격까지 갖췄다. 많은 드라마가 재벌3세를 ‘갑질 캐릭터’로 그린다면, 최도경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몸소 실천하는 인물이다. 가진 것은 많지만 이를 내세우지 않고 약자에게 먼저 손을 내민다. 상상 속에만 있을 법한 왕자님이다.

잃어버렸던 친동생인줄 알았던 서지안이 사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라는 걸 알게 된 후 그에게 마음이 끌렸다. 하지만 서지안에 한 발 다가오자 은근슬쩍 발을 뺀 그였다. 가진 것을 모두 포기할 순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랑하는 데 있어서 재고 따지는 백마 탄 왕자님의 등장은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도 그럴 것이 최도경은 정해진 방식대로 살아야 하는 집안에서 자랐다.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본 적도 없고 사랑하는 방법을 모른다.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큰지도 깨닫지 못할 수밖에. 그런 그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됐고 서지안에게 직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시 장애물을 만났다. 해성그룹에서 겪었던 일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서지안이 목숨을 끊으려 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최도경은 그동안 자신을 밀어냈던 서지안에게 “난 네가 자존심을 부린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네가 왜 그런지 알았다. 우리가 왜 안 되는지 알았다”며 울었다.

최도경은 “신데렐라는 없다”고 했다. 멋없어 보이는 다소 냉철한 시선이지만 그에게 공감할 수밖에 없다. 말과 표정에 담긴 그만의 진심 때문이다. 비서의 어머니가 큰 수술을 한다는 얘길 듣고 선뜻 수술비를 내주고도 “진심 아니다. 같잖은 생색낸 거다”라고 말한다. 자신이 살아온 세상에서 배운 최선의 진심을 내비치는 그이기에 미워할 수가 없다.

재벌의 틀에 갇혀 살던 최도경은 서지안을 만나며 ‘진짜 자신’과 ‘진짜 세상’을 마주했다. 집 나온 재벌이 재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많은 드라마가 그려왔던 장면임에도 사랑을 넘어 자신의 인생을 위해 분투하는 최도경이라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최도경은 사랑하는 여자를 불행한 신데렐라로 만드는 대신 각자의 위치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선택했다. 허황된 환상보다는 현실적인 감정에 집중하고 있는 것. 재벌3세의 로맨스에도 남녀노소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럼에도 ‘황금빛 내 인생’은 주말 가족드라마이기에 최도경과 서지안의 로맨스가 성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건 최도경 역의 박시후 몫이라고 할 수 있겠다. 회를 거듭할수록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그이기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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