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tvN ‘신서유기’·’강식당’ 등에서 예능인으로서 활약 중인 가수 은지원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tvN ‘신서유기’·’강식당’ 등에서 예능인으로서 활약 중인 가수 은지원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예능 베테랑은 달랐다. 그룹 젝스키스의 멤버 은지원 얘기다. 그는 최근 출연한 tvN ‘신서유기 외전-강식당(이하 강식당)’과 MBC ‘라디오스타’에서 예능인이 갖춰야 할 덕목들을 모두 보여주면서 잔뼈 굵은 ‘예능 베테랑’의 면모를 과시했다.

은지원은 지난 5일 처음 방송된 ‘강식당’에서 ‘신서유기’ 멤버들과 함께 제주도에 식당을 열고 손님들을 맞이했다. 은지원은 송민호와 함께 주문과 서빙 등을 맡아 주방 바깥에서 분투했다.

‘은초딩’은 예능인 은지원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별명이다. KBS ‘1박 2일’ 출연 당시 초등학생 같은 유치한 행동과 말을 자주 해서 붙었다. 그러나 이는 예능 안에서의 한 ‘캐릭터’일 뿐임을 ‘강식당’에서 보여줬다. 은지원은 ‘강식당’을 버티는 든든한 허리 역할을 했다.

은지원은 ‘강식당’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강호동이 긴장하지 않도록 다독였다. 처음 요리에 도전하는 강호동이 본격적인 영업을 앞두고 긴장하자 은지원은 “호동이 형, 급하게 하지 마요”라며 “최대한 천천히 해. 내가 시간 많이 끌어줄 테니까”라고 안심시켰다. 또 소스가 가득 담긴 무거운 냄비를 들고 옮기는 강호동을 보며 “호동이 형이 힘이 세니까 도움이 되는 것도 있다”며 강호동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은지원은 그러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은지원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무엇인지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소스를 분리해 달라고 손님이 특별히 요청한 오므라이스가 엉뚱한 테이블에 나갔다는 것을 가장 먼저 인지한 것도 은지원이었다.

영업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유머를 잃지 않았다. 영업 전날 스태프들을 상대로 모의 영업을 할 때 허둥지둥하는 사이 사업자 등록증이 떨어지자 “저희 폐업했습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팀워크를 다지는 것과 집중력, 즉흥적인 유머 감각까지 ‘강식당’에서 은지원은 예능인의 미덕을 모두 보여줬다.

사진=tvN ‘강식당’, 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사진=tvN ‘강식당’, 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지난달 29일 방송된 ‘라디오스타’에서도 그랬다. 이날 ‘라디오스타’ 스페셜 MC로 나선 은지원은 오프닝에서부터 “구라 형은 제가 맡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라디오스타’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김구라를 말로써 이겨보겠다는 각오였다. 은지원이 ‘라디오스타’ 스페셜 MC에게 시청자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순간적인 기지도 빛을 발했다. 천명훈이 안검하수 시술을 받게 됐다고 하자 김구라가 자기도 시술을 고려했다고 말했을 때였다. 은지원은 김구라에게 “하면 안 된다”고 극구 말리면서 “원래 불도그들은 주름이 많다”는 황당한 이유를 대 웃음을 자아냈다. ‘라디오스타’와 같이 서로를 놀리는 것이 일상적인 토크쇼에서 상대를 걱정하는 따뜻함을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발하는 전략이었다.

이날 은지원은 게스트로 출연한 홍수아·김용만·김경민·천명훈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개그맨 김경민의 B급 유머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마치 원래부터 ‘라디오스타’의 MC였던 것처럼 스페셜 MC의 역할을 수행했다. 리얼 예능뿐만 아니라 토크쇼 MC로서도 충분히 재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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