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 동하 / 사진=텐아시아DB
배우 동하 / 사진=텐아시아DB
‘포스트 조정석’이라는 수식어, 누가 가져가나 했더니 적임자가 나타났다. ‘김과장’에서 활약 중인 동하의 얘기다. 동하의 뻔뻔하고도 능청스러운 생활밀착형 연기가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동하는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극본 박재범, 연출 이재훈 최윤석)에서 TQ그룹의 회장 박현도(박영규)의 외아들 박명석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첫 등장부터 매력적인 외모와 능청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그는 어느새 자타공인 명품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했다. 찌질한 연기도, 남궁민과의 ‘갑을 브로맨스’도 척척 해낸다. 감정연기 역시 일품이다.

박명석은 극 초반 여느 작품 속 ‘재벌2세’가 그렇듯 안하무인의 이기적인 모습으로 등장했다. 개인의 유흥비를 공적 비용으로 처리해달라며 경리부에 생떼를 썼다. 그 과정에서 해고를 당하고 싶은 김성룡(남궁민)은 박명석에게 막말은 물론 손가락까지 꺾었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두 사람은 미묘한 브로맨스를 형성했다. 마주칠 때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은근히 서로를 걱정하는 모습이 미소를 자아냈다. 특히 지난 16일 방송된 16회분에서는 두 사람이 내부감시시스템 조사를 위해 힘을 합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박명석을 연기하는 동하의 연기력은 놀랍다. 비주얼은 물론이고 내면까지 캐릭터와 동화된 모습이 극의 몰입을 높인다. 실제 대사인지 애드리브인지 헷갈리는 능청스러운 연기 스킬을 보고 있자니 생활밀착형 연기의 대명사 조정석이 떠오른다.

앞서 뮤지컬배우로 활약하던 조정석은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을 만나며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순수한 친구 승민(이제훈)에게 키스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능청스러움이 관객들을 웃겼다. 그는 이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코미디는 물론이고 감정 연기까지 소화해냈다. 특히 최근 작품인 SBS ‘질투의 화신’과 영화 ‘형’에서 조정석은 각각 질투에 눈이 멀어가는 기자와 동생에게 부끄러운 철부지 형을 연기했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내는 가운데, 혼자서 중얼거리는 듯한 자연스러운 연기 스타일이 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포스트 조정석’을 노리는 동하는 대중들에게 그리 익숙한 인물은 아닐 수 있다. 그는 2008년 KBS ‘그저 바라보다가’를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무려 9년 차 배우다. 이후 ‘쓰리 데이즈’ ‘기분 좋은 날’ ‘라스트’ ‘화려한 유혹’에 걸쳐 최근엔 ‘뷰티풀 마인드’에 출연하며 짧지만 진한 존재감을 안긴 바 있다. 그는 킬러·애교 넘치는 치과 레지던트·보디가드 등 접점 없는 캐릭터들을 자유자재로 소화하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입증해왔다.

지난해 인터뷰를 위해 만났던 동하는 ‘능청’과 거리가 멀었다. 시종일관 겸손하고 진중했다. 연기를 8년 이상 해왔음에도 성장을 묻는 질문에 손사래를 쳤고, 그저 카메라 앵글 안에서 다른 배우의 얼굴을 가리지 않게 서는 법 정도를 알겠다고 답했다. 그랬던 그가 카메라를 넘어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잡아먹고 있다.

동하의 소속사 AND 측은 “동하 본인이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며 힘을 내 더욱 충실하게 몰입하고 있다. 특히 선배 배우들과의 앙상블에 포커스를 두고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끝까지 맡은 바를 해낼 것”이라고 전했다. 또 능청스럽고 자연스러운 연기에 대해선 “동하에게 실제로 그런 면이 있다. 물 만난 고기 같다. 정해진 대사와 애드리브를 적절히 섞어 캐릭터를 입체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KBS2 ‘김과장’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김과장’ / 사진=방송 화면 캡처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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