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내 귀에 캔디’, ‘청춘시대’, ‘언니들의 슬램덩크’, ‘동네변호사 조들호’ 스틸컷과 포스터
‘내 귀에 캔디’, ‘청춘시대’, ‘언니들의 슬램덩크’, ‘동네변호사 조들호’ 스틸컷과 포스터
방송가에 시즌제 바람이 불고 있다. 예능도 드라마도 대세는 시즌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신선했던 포맷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식상해진다. 이에 제작진이 꺼낸 카드는 시즌제 도입이다. 종영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내고, 미흡했던 부분을 보충하거나 대중들이 사랑했던 포맷은 집중 또는 진화시켜 프로그램을 새롭게 환기시키고 있다.

예능과 달리 드라마의 시즌제는 익숙지 않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시즌제 드라마도 없다. 제목 앞에 2가 붙어도 설정만 따왔지 앞선 작품과 주인공도 내용도 달랐다. ‘궁’, ‘아이리스’, ‘드림하이’, ‘미세스캅’ 등이 그렇다. 그러나 최근 ‘동네변호사 조들호’에 출연했던 박신양이 시즌2에 출연하고, ‘청춘시대’ 주역들이 다시 한 번 시즌2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드, 영드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시즌제 드라마가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예능, 집중하거나 진화하거나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2’는 KBS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시즌제 예능 프로그램이다. 16회 방송 동안 김숙·홍진경·강예원·한채영·홍진영·공민지·전소미 등 일곱 멤버의 걸그룹 프로젝트를 담는다. 걸그룹 도전은 지난해 12월 종영한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1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였다. 당시 멤버들은 ‘꿈계’를 결성해서 순서대로 꿈에 도전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서는 ‘걸그룹 도전’이라는 것에 방점을 뒀다. 앞선 시즌에서 큰 인기를 모은 아이템에 집중하기로 한 것. 박인석 PD는 “시즌1 때 보여드리지 못했던 걸그룹 세계의 다양한 이야기들과 궁금해할만한 포인트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SBS ‘판타스틱 듀오’는 오는 4월 시즌2로 돌아온다. 일반인 참가자들이 가수들과 듀오를 이룰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앞서 유럽시장에 포맷을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시즌2로 돌아오는 ‘판타스틱 듀오’는 첫 회 게스트로 이문세와 이소라를 섭외했고, 이소라와 전현무를 2MC로 내세웠다. 태양·임창정·이선희·김범수·신승훈·양희은·김건모·거미·윤미래·윤복희·전인권 등 타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이들을 게스트로 내세운 프로그램은 더욱 업그레이드된 섭외력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고했다.

시즌2로 돌아온 tvN ‘내 귀에 캔디’는 쌍방 비밀통화 콘셉트를 도입해 더욱 달콤하고 달달한 분위기를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벌써 네 번째로 시즌으로 방송되는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실력자와 음치를 가리는 추리쇼 프로그램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단서를 통해 추리의 혼란스러움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월 2일 방송이다. 올 상반기 시즌3를 선보이는 JTBC ‘크라임씬’은 시청자들의 아이디어를 받는 스토리 공모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좋은 아이디어는 실제 프로그램 제작에 반영할 뜻을 내비쳤다.

KBS2 ‘살림하는 남자들2’는 지난 시즌과는 전혀 다른 포맷으로 진화해서 방송 중이다. 앞서 김승우·김정태·봉태규 등 남자 스타들이 집안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프로그램은 ‘졸혼’ 백일섭과 ‘만혼’ 정원관, ‘조혼’ 일라이의 일상을 서로 대비해 보여줌으로서 재미를 안겼다. ‘결혼을 졸업한’ 백일섭의 모습은 바뀌고 있는 현 결혼 문화의 한 단면으로 화제를 샀다.

‘언니들의 슬램덩크2’ 박인석 PD는 시즌제에 대해 “프로그램의 퀄리티를 유지하고 더 많은 기획 기간과 아이디어를 모으는 과정을 통해서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시즌제는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출연진을 소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부는 시즌제의 이유를 설명했다.

◆ 작품성 인정받은 드라마, 시즌2로 명맥 잇나

예능 프로그램이 시즌제로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는 가운데, 시즌제 드라마 역시 꿈틀거리고 있다. 먼저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시즌2로 돌아온다. 앞서 주인공으로 활약했던 박신양이 출연을 확정했다. 영화투자배급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는 지난해 9월 콘텐츠 제작법인 스튜디오앤뉴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동네변호사 조들호2’는 스튜디오앤뉴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박신양은 출연과 함께 제작에도 손을 뻗는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잘나가는 검사 조들호가 검찰의 비리를 고발해 나락으로 떨어진 후 인생 2막을 여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17.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조들호(박신양 분)가 갑의 횡포에 맞서 정의를 구현하는 모습으로 통쾌함과 희망의 메시지를 안겼다.

JTBC는 ‘청춘시대2’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7월 방송된 ‘청춘시대’는 외모부터 성격, 전공, 남자 취향, 연애스타일까지 모두 다른 5명의 매력적인 여대생이 셰어하우스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유쾌하고 발랄한 청춘 동거드라마로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작품성은 물론 박혜수·한예리·한승연·류화영·박은빈 등 신선한 얼굴까지 발굴해냈다.

실제 시즌2에 대한 요청이 빗발쳤고 제작진은 시즌2 착수에 들어갔다. 시즌1에 출연했던 박혜수·한예리·한승연·류화영·박은빈의 출연을 타진 중으로 배우들 측 역시 긍정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지난 2014년 종영한 OCN ‘나쁜 녀석들’과 지난해 막을 내린 tvN ‘혼술남녀’ 역시 시즌2로 돌아온다. 두 작품은 아직 캐스팅 윤곽을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나쁜 녀석들’은 시즌1에 출연했던 마동석이 출연을 검토 중이고, ‘혼술남녀’는 시즌1의 명수현 작가가 집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대비, 전체적인 포맷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예정이다. 호평 받은 작품성을 그대로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예능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진정한 의미의 시즌제 드라마는 캐스팅 등의 이유로 정착하기 어려운 지점들이 있다”면서 “‘동네변호사 조들호’나 ‘청춘시대’ 등이 대중들로부터 어떤 성적을 받느냐에 따라 앞으로 시즌제 드라마가 활성화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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