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내일 그대와’ / 사진제공=tvN
‘내일 그대와’ / 사진제공=tvN
신민아가 거침없이 망가졌다. 그럼에도 사랑스러웠다. 괜히 ‘로코퀸’이 아니었다.

3일 첫 방송된 tvN ‘내일 그대와’(극본 허성혜, 연출 유제원)에서는 송마린(신민아)의 짠내 가득한 사연이 그려졌다. 송마린은 과거 밥순이라는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던 아역 배우 출신. 그러나 연기에 재능이 없어 은퇴했고 현재 무명사진 작가로 활동 중이다.

전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큼 송마린의 과거는 현재를 붙잡고 있었다. 자신을 알아보고 수군거리는 사람들과 자신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는 사람들 때문에 괴로웠다. 그런 송마린의 삶에 갑자기 유소준(이제훈)이 끼어들었다. 외모, 재력, 인간미까지 갖춘 완벽한 스펙의 시간 여행자 유소준은 3년 뒤 자신이 송마린과 함께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운명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죽음을 당할 뻔한 그를 구해주고, 주위를 맴돌았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신민아의 취중 연기였다. 송마린은 자신의 뒤를 쫓아오는 유소준에게 튕기며 도도한 척 했지만 함께 술을 마시면서 “내 어디가 그렇게 예쁘디? 알고보면 다리가 진짜 예쁘다?”며 혀 꼬인 소리를 내뱉었다. “나 쉬운 여자 아니다. 연애? 시시, 사랑? 지겨워”라면서 진상을 부렸다. 술에 취해 발그레해진 볼과 헝클어진 머리로 주정을 부렸다. 술을 마시며 슬픈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망가진 아역 배우 출신인 자신을 조롱하는 시선이 무서웠던 것. 그러나 유소준은 “과거에 매여 살기엔 인생, 생각보다 짧다”고 말했다.

‘내일 그대와’ 스틸컷 / 사진=tvN 제공
‘내일 그대와’ 스틸컷 / 사진=tvN 제공
신민아의 실감나는 만취연기와 다음날 아침 이불을 차며 후회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신민아가 이렇게까지 연기를 잘했나 싶을 정도로 물오른 연기력을 뽐냈다. 화끈하게 망가졌지만 이마저도 사랑스러운 건 신민아의 힘이었다.

데뷔 후 첫 로맨틱코미디를 선보인 이제훈은 훈훈하고 능력 있는 CEO로 여심잡기에 나섰다. 자주 입는 흰색 와이셔츠와 중저음의 목소리는 그의 매력을 높였고, 송마린을 향한 어쩔 수 없는 끌림을 섬세한 연기력으로 그려냈다. 시간여행자라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그의 사연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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