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한국사기’ / 사진제공=KBS1
‘한국사기’ / 사진제공=KBS1
방송 사상 최초로 고조선, 최후의 전투가 드라마로 재현된다.

29일 방송되는 KBS1 ‘한국사기’의 ‘국가의 탄생, 고조선’편에서는 요동과 한반도 북부에서 청동기 문화를 지닌 예맥족이 고조선을 세우고 중국의 왕조들과 세력을 다투며 한민족 최초 국가로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고조선은 한민족이 세운 최초의 국가다. 수천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이 남긴 비파형동검(琵琶形銅劍)과 탁자식 고인돌은 중국과 한반도 곳곳에서 발견되며 당시 고조선의 방대한 영향력을 짐작케 한다.

설화와 기록을 통해 단군왕검이 세운 고조선의 시작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 끝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국가의 탄생, 고조선’편에서는 중국 한나라의 침략에 맞서 싸운 고조선의 최후의 항전이 역동적으로 펼쳐지며 ‘임진왜란1592’ 못지 않은 뜨거운 감동을 안길 예정이다.

# 왕이 없는 전쟁, 백성이 지킨 찬란한 나라

선조는 도망쳤고, 우거왕은 살해됐다. 조선시대 임진왜란과 고조선 마지막 전쟁은 왕 없이 치러져야만 했다. 당시 고조선을 침공한 한나라는 로마제국과 비견되는 동북아시아의 초강대국. 끝까지 한나라에 맞서 싸우려 했던 고조선의 마지막 왕인 우거왕은 전면 항복을 주장하는 주화파의 암살계획에 의해 허망하게 쓰러졌다. 그리고 그 빈 자리를 재상이었던 성기(成己)가 대신했다.

비록 왕은 살해됐지만 왕검성은 함락되지 않은 채 최후의 반격전을 시작한다. 재상 ‘성기’를 중심으로 백성들이 똘똘 뭉쳐 최후까지 저항했던 것. 이처럼 왕이 없어도 나라를 지키는 결사항전은 동서양을 막론한 여러 국가의 역사 속에서도 매우 특수한 것이었다.

# 한나라 대군의 공포, 끝없는 내분, 외롭고 쓸쓸했던 싸움

5만의 육군과 바다를 건너온 5만 수군까지 한나라의 압도적인 대군에 오히려 고조선군은 연승을 거듭하며 잘 싸웠다.

하지만 적은 내부에도 있었다. 협상이 결렬된 뒤 시작된 2차 교전에서 한나라 군대가 왕검성을 에워싼 공포스러운 상황이 지속되자 고조선 조정 내부는 분열과 불안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결국 왕을 살해한 주화파 재상들은 한나라에 투항했다. 이들은 배신의 댓가로 모두 나중에 열후(列侯:귀족등급)로 봉해졌다.

재상들이 먼저 왕을 죽이고 나라를 버린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마지막까지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켰던 이들은 바로 이름없는 고조선의 백성들이었다. 백성들에게 신망이 두터웠던 성기의 안타까운 죽음과 혼신의 힘을 다해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고조선인들의 최후의 항전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과 조선수군의 외롭고 쓸쓸한 전투를 연상시키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또 한번 뜨겁게 만들 것이다.

# 핏줄을 타고 이어져 내려온 한민족의 힘

기원전 108년, 고조선의 역사는 막을 내렸다. 많은 수의 고조선 유민들은 남으로 이동해 삼한사회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비록 패배하고 멸망했을지라도 고조선인들의 저항정신과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의식은 이후의 국가건설과정에서도 뿌리깊게 이어져 내려갔다.

찬란했던 고조선이 쓸쓸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그 최후의 날, 마지막까지 강대국에 대적할 수 있었던 힘의 근원은 어디에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볼 ‘국가의 탄생, 고조선’편은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감동과 묵직한 여운을 안길 전망이다.

‘한국사기’의 제작을 지휘하는 김종석 책임프로듀서는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당당히 성장한 대한민국의 끝 모를 저력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의식은 바로 고조선, 마지막 전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사기’는 다큐의 명가 KBS1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팩추얼 다큐드라마로 선사시대부터 통일신라에 이르기까지 한민족의 유구한 역사를 쉽고 재밌는 영상으로 엮어내며 ‘외우지 않아도 되는 역사교과서’로 큰 반향을 얻고 있다.

한반도 최초의 국가, 고조선의 흥망성쇠를 다룰 팩추얼 다큐드라마 ‘한국사기’ 제 4부 ‘국가의 탄생’은 29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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