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SBS ‘푸른 바다의 전설’ 배우 전지현 / 사진제공=문화창고, 스튜디오 드래곤
SBS ‘푸른 바다의 전설’ 배우 전지현 / 사진제공=문화창고, 스튜디오 드래곤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 연출 진혁)이 종영까지 4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인어라는 환상적이면서도 파격적인 소재를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게 소화한 배우 전지현이 극을 힘있게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도 쏟아진다. 전지현이 이번 ‘푸른 바다의 전설’을 통해 남긴 것은 바로 후배들의 귀감이 될 만한 판타지 캐릭터의 새로운 틀이다.

설화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캐릭터를 브라운관에 옮겨놓기까지, 전지현은 제작진과 함께 캐릭터의 스케치부터 몸짓 하나 하나까지 구현에 심혈을 기울였다.

‘푸른 바다의 전설’ 제작사 측은 전지현이 제작진과 함께 인어 캐릭터 구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특히 인어라는 판타지적 캐릭터가 현실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어는 동·서양 설화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캐릭터다.

디즈니 만화 ‘인어공주’를 통해 널리 알려진 안데르센 동화 속의 아름다운 공주부터 호머의 오딧세이 속 사이렌처럼 매혹적인 마녀까지, 나라마다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직사 측은 어느 이미지를 참고해 캐릭터를 만들어갈 지부터가 고민의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모티브는 조선 시대 설화집 ‘어우야담’에서 얻었지만, 시청자들에게 어느 정도 납득이 가면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했기 때문에 인어의 손동작 하나 하나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인어의 비늘이 어떤 빛을 띌 것인지, 어떤 형태를 지닐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고쳤다. 그 결과 심청의 비늘은 두 가지 색으로 결정됐다. 전생에서는 금빛, 현생에서는 은빛이다. 미적인 측면도 있지만, 스토리적인 측면도 고려했다. 전생에서 담령(이민호)가 인어와 인연을 맺은 것처럼, 현생에서는 준재(이민호)가 인어와 또 다른 인연을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전지현의 강점인 ‘직진녀’ 캐릭터 연기에서도 발전이 있었다고 평했다. 그는 “전지현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부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푸른 바다의 전설’까지 그만의 ‘직진녀’ 코드가 있는데 작품에 따라 변주를 주거나 발전한 점이 보인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여전히 감정 표현에 당당하지만 인간 세계에 서서히 적응해가는 인어 캐릭터에 어울리는 순수함을 연기에 장착한 점이 돋보인다. 이것이 시청자들에게 대리 만족 효과를 주며 흡인력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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