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널 어쩌면 좋니, 어머님이 누구니, 도대체 어떻게 너를 이렇게 키우셨니.

도대체 어디서 이런 똘똘한 배우가 나왔을까. 아역배우 허정은이 캐릭터에 동화된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지난 11일 16회로 종영한 KBS2 ‘오 마이 금비’(극본 전호성, 연추 김영조)에서 타이틀롤 금비를 연기했다.

앞서 허정은은 ‘동네변호사 조들호’·‘구르미 그린 달빛’ 등에 출연, 똘망똘망한 이목구비를 무기로 눈도장을 찍었던 바. 그럼에도 극을 이끄는 타이틀롤의 역할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초반 우려가 있던 것도 사실이다. 허정은은 매회 안정적인, 혹은 폭발적인 연기로 안방극장을 웃기고 울렸다.

극 초반 금비는 당찬 10살 어린이로 등장했다. 키워주던 이모에게 버림받은 뒤 얼굴도 모르는 아빠 휘철(오지호)을 찾아왔고, 사기꾼 인생을 사는 휘철에게 똑 부러지게 자신의 생각을 밝혀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자신이 니만피크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씩씩하게 혼자 이겨내는 당찬 소녀였고 좋아하는 짝꿍의 볼에 먼저 뽀뽀를 할 수 있는 용기도 있었다.

극이 후반부로 갈수록 금비의 병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이와 함께 허정은의 연기력은 더욱 빛을 발했다. 점차 악화되는 병세 탓에 예민해지거나 말이 느려지고, 또 갑자기 기억을 잃는 캐릭터의 위기를 적절하게 그려낸 것. 말을 잇다가도 큰 눈에 눈물을 가득 채우며 또르르 흘리는 모습은 안방극장을 ‘허정은 홀릭’으로 만들기 충분했다. 허정은은 ‘아빠’라는 단 한 단어로도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극중 금비는 사기꾼 아빠 휘철이 부성애를 갖게 만들었고, 과거 아픔 속에 살며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던 강희(박진희)에게 웃음을 찾아줬다. 복수심에 불타던 치수(이지훈) 역시 마음을 열게 만들었고, 사기인생을 살던 길호(서현철)·재경(이인혜)도 새 인생을 살게 했다.

현실에서도 ‘금비매직’이 통했다. 고작 10살 꼬마가 몇 개 가지고 있지 않은 소중한 기억을 잃어버리면서도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은 소중한 하루하루를 인식하지 못하고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 허정은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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