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2016 지상파 예능 결산 / 사진제공=MBC, KBS, SBS
2016 지상파 예능 결산 / 사진제공=MBC, KBS, SBS
2016년 지상파 3사의 ‘예능밭’에는 신작 가뭄이 들었다. 지난해 ‘복면가왕’ ‘마이 리틀 텔레비전’ ‘청춘FC’ 등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신선함으로 무장한 예능들을 선보였던 것과 비교된다. 속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방송 3사 모두 결국 장수 예능에 기댄 1년이었다.

MBC ‘무한도전’은 지난 10월 500회를 맞이했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예능 최초로 가가린 우주센터를 방문해 무중력 체험을 하는 기념비를 세웠다. 또 ‘라디오스타’ 역시 500회를 맞이했다. 5분만 방송되는 굴욕을 맛본 적도 있었던 ‘라디오스타’는 MBC 대표 토크쇼로 성장했고, 무수한 예능 원석을 발굴하는 장이 됐다.

그러나 ‘무한도전’과 ‘라디오스타’ 외의 다른 예능들은 MBC의 기를 살려주지 못했다. 이경규·김성주를 수혈하며 반등을 노렸던 ‘능력자들’은 신선했지만 낮은 화제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타임슬립 예능을 표방했던 ‘미래일기’은 시청률 2%의 벽을 넘지 못했고, 식상함과 잦은 논란을 이유로 지속적인 폐지설에 휩싸였던 ‘진짜 사나이2’는 ‘상남자 특집’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산들·한동근 등을 재조명한 ‘듀엣가요제’로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MBC에 ‘무한도전’과 ‘라디오스타’가 있다면 KBS에는 ‘1박 2일’이 있었다. 일요일 예능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고, 유지태·박보검·김유정 등 톱스타들이 게스트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새로운 시도를 안했던 것은 아니다. 다양한 파일럿·신규 예능을 선보였지만 ‘언니쓰’의 걸그룹 도전을 그렸던 ‘언니들의 슬램덩크’보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프로그램은 없었다. 여기에 대표 장수 프로그램이었던 ‘출발 드림팀2’가 7년 만에 폐지됐고, 생활 체육을 소재로 3년 6개월 동안 사랑을 받았던 ‘우리동네 예체능’ 역시 문을 닫았다.

SBS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 올 한 해 16개의 파일럿 방송을 시도했고, 그중 ‘판타스틱 듀오’, ‘신의 목소리’, ‘투자자들’, ‘꽃놀이패’, ‘미운우리새끼’, ‘씬스틸러-드라마전쟁’이 정규편성에 성공했다. 특히 금요일 오후 11시대에 편성된 ‘미운우리새끼’는 같은 시간대에 오랫동안 시청률 1위를 지키던 ‘나 혼자 산다’를 꺾는 기염을 토했다. 월요일 심야 시간대 새로 편성된 ‘씬스틸러-드라마 전쟁’도 호평을 받으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해 SBS 연예대상을 받은 유재석이 “반드시 동시간대 1위 해내겠다”는 각오를 전했던 것과 달리 ‘런닝맨’은 ‘일밤’과 ‘1박 2일’에 밀려 시청률 꼴찌를 면치 못했다. 초반의 참신한 스토리텔링은 사라졌고, 게스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 계속된 부진으로 ‘스타킹’, ‘한밤의 TV연예’, ‘동상이몽’, ‘오 마이 베이비’ 등이 폐지됐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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