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온스타일 ‘겟잇뷰티”립스틱프린스’, MBC드라마넷 ‘취향저격 뷰티플러스2’, 해요TV ‘전효성의 시크릿 뷰티’ / 사진제공=온스타일, MBC드라마넷, 해요TV
온스타일 ‘겟잇뷰티”립스틱프린스’, MBC드라마넷 ‘취향저격 뷰티플러스2’, 해요TV ‘전효성의 시크릿 뷰티’ / 사진제공=온스타일, MBC드라마넷, 해요TV
‘특급 뷰티 노하우’를 표방하며 온스타일에서 선보인 ‘겟잇뷰티’는 그야말로 획기적이었다. 국내 최초로 뷰티를 주제로 한 전문 프로그램이었을 뿐만 아니라, 가장 트렌디한 매거진을 브라운관에 옮겨 놓은 듯한 신선함으로 여성들과 뷰티 업계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시청자들은 ‘겟잇뷰티’의 블라인드 테스트 1위 제품과 명품 브랜드 뺨친다는 ‘저렴이’ 제품을 검색하기에 바빴고, 그 덕을 톡톡히 본 로드샵도 많았다.

하지만 ‘겟잇뷰티’가 성공을 거두자 그와 비슷한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졌다. MCN(Multi Channel Network) 시장도 함께 성장하면서 ‘겟잇뷰티’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뷰티 콘텐츠는 더욱 많아졌다. 여기에 수많은 브랜드의 광고 유입으로 인한 콘텐츠의 PPL化는 뷰티 프로그램들의 매력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

1990년대부터 뷰티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MBC드라마넷 조정현 국장은 “예전에는 뷰티하면 ‘럭셔리, 소수, 젊음’이라는 공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뷰티=퍼블릭=다수=전체연령’이라는 형태로 확연하게 변화했다. 이처럼 ‘뷰티’라는 장르에는 수많은 시청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유사한 프로그램이 너무나도 많아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방송가는 이러한 침체기에 맞서 구조적으로 색다름을 꾀한 뷰티 프로그램을 론칭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뷰티를 가장한 예능’임을 표방한 온스타일 ‘립스틱프린스’가 그 예다. 김희철이 MC를 맡은 ‘립스틱프린스’는 그간 뷰티 프로그램은 여자가 주가 되어야 한다는 무언의 전통을 깨고 남자, 그것도 화장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남자 아이돌들을 출연진으로 내세웠다. 관전 포인트 또한 신제품이나 ‘뷰티 꿀팁’이 아니라 ‘프린스들의 메이크업 성장기’와 ‘꽃미남들이 여자 게스트들과 펼치는 뷰티 로맨스’라는 점도 새롭다.

한리나 PD는 뷰티와 예능 중 어느 것이 먼저냐는 질문에 “예능”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뷰티는 소재일 뿐이다. 매회 새로운 뷰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라며 “온스타일이 ‘겟잇뷰티’를 제작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의 뷰티 정보 제공 위주 프로그램과는 달리 ‘뷰티를 가지고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며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이어 “지금은 시청자들이 방송 뿐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정보만 쏙쏙 골라 볼 수 있는 시대다. 단순히 정보를 구하기 위함이 아닌, 또 다른 재미 때문에 방송 전체를 볼 수 있게 하는 힘이 뷰티 프로그램에도 요구되는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26일 시즌2를 론칭한 MBC드라마넷 ‘취향저격 뷰티플러스’는 ‘집단 지성’에 집중했다. 조정현 국장은 “진행자와 시청자가 뷰티 트렌드와 노하우, 제품에 대해 끊임없이 장단점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집단 지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 개개인에게 가장 효율적인 노하우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얼리티가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이시영과 김지민, 딘딘이 직접 민낯 모델이 되는 이유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프로그램 내 가장 반응이 좋은 코너도 실제로 활용 가능한 메이크업 정보를 전달하는 ‘화장의 법칙’이다.

iMBC ‘해요TV’의 ‘전효성의 시크릿뷰티’‘이진이의 욕망 뷰티’는 모바일 앱이라는 틈새 시장으로 눈을 돌린 사례다. 모바일 앱의 가장 큰 장점은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iMBC 경영기획팀 이선경 차장은 ‘전효성의 시크릿뷰티’‘이진이의 욕망 뷰티’와 기존 뷰티 프로그램들과의 차이점과 성공 요인으로 “한류 스타의 뷰티 노하우와 궁금했던 패션 아이템들을 생방송으로 소개하고, 실시간으로 팬들과 소통하면서 궁금증을 풀어나갔던 것”이라고 소개했다.

배우 송지효 / 사진제공=JTBC, 드라마하우스
배우 송지효 / 사진제공=JTBC, 드라마하우스
내년 1월 19일 JTBC2에서 방송되는 ‘송지효의 뷰티뷰’는 ‘쌍방향 소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1:1 매칭 뷰티’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송지효의 뷰티뷰’ 제작진은 시청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시청자들이 각자의 피부 타입과 톤에 따라 맞춤형 뷰티팁을 제공하고, 시청장의 뷰티 고민을 미니 드라마로 제작하기도 한다. 스타들의 완벽하게 꾸며진 모습이 아니라 무대 뒷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뷰 스타 100분 전’‘트렌드 애프터 파티’같은 코너를 기획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각 매체와 제작사는 단순한 비즈니스의 수단이 아닌 시청자 혹은 유저와 공감할 수 있는 질 좋은 뷰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을 하는 것이 관건”라고 지적했다. 색다른 포맷과 시청자와의 쌍방향 소통 방식을 도입하며 2막을 열어젖힌 뷰티 프로그램들이 제 2의 전성기까지 맞이할 수 있을지 지켜볼 때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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